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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놀이터 운주 원금당마을] 강충구 노인회장 2022-07-21

[여름놀이터 운주 원금당마을] 강충구 노인회장

오랜 타향살이 끝 귀향


여름비가 내렸다 그치길 반복하던 오후. 마을 회관 앞에서 강충구(78) 어르신을 만났다. 의자에 앉아 더위를 식히던 그는 쉬어가라며 흔쾌히 곁을 내주었다. 그 덕에 가던 길을 멈추고 쏟아지는 빗줄기를 구경하며 오른 열기를 식혔다.

그러는 동안 어르신은 우리에게 마을에 관한 옛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가 이곳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라는 것부터 산악지형이라 논밭이 부족하여 대농이 없었다는 이야기. 그럼에도 주변 마을에 비해 부촌에 속했다는 것, 어르신이 3년째 노인회장을 맡고 있다는 이야기 등이었다.

충구 어르신은 젊은 시절 객지 생활을 했던 무렵의 일도 들려주었다. 곡물 농사만 지어서는 자녀를 가르치기 어려웠기에 감 농사를 지어 서울에다 팔았을 때였다.


당시 50에서 60주 정도 지었던 기억이 나네. 도시로 꾸준히 오가며 일을 했지.”

지금처럼 길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던 시절 어르신은 꼬박 20년 동안 같은 생활을 반복했다. 그 시간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짐작도 할 수 없었지만 정작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는 그의 얼굴은 무척이나 무덤덤해 보였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옛날과 비교하면 지금이 더 농사짓기 어려운 거 같아. 요즘엔 마을에 사람이 없어서 일손이 부족해 힘들어.“


그는 요즘 아내와 오붓하게 살며 여생을 보내고 있다. 자녀들은 가정을 꾸려 떠난 지 오래다. 하루는 마을 어귀를 산책하고, 또 다른 하루는 근처 게이트볼장에 가서 운동하며 보낸다. 그중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산악회 회원들과 모여 산에 가는 것은 어르신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다. 등산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마침 어제도 다녀왔어. 주변 산은 물론이고 저 멀리 강원도에도 다녀왔지. 산에 오르는 게 요즘 제일 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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