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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食이야기] ⑭ 뻥튀기2020-04-10

[로컬푸드 食이야기] ⑭ 뻥튀기



눅눅해질 걱정은 넣어둬

특허받은 뻥튀기


"뻥이요~"

뻥튀기를 취재하러 가는 날은 고산 장날이었다. 장날이면 지금도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 뻥튀기다. , 옥수수, 보리 등 딱딱한 곡물을 튀겨내 바삭한 과자로 만들어주는 이 마법같은 기계는 요란한 굉음과 함께 주인장의 뻥이요~’라는 외침으로 장날의 분위기를 한껏 더 들뜨게 했다.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하는 음식이어서 뻥튀기는 역사가 깊은 음식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의외로 역사가 짧다. 뻥튀기의 유래를 찾아보면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 전쟁 이후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역사는 짧지만 친근하고 소박한 간식이어서 오래된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모싯잎송편과 쑥개떡으로 유명한 고산면 일동떡방앗간에서 특허 기술이 있는 뻥튀기를 출시했다고 해서 찾아갔다. 작년에 뻥튀기를 사서 쌀강정을 만들어 지인들과 나눠 먹은 적이 있었다. 여러 시장에서 뻥튀기를 사서 해봤지만, 이곳에서 파는 뻥튀기가 가장 맛있었는데 바삭하고 오래 두어도 눅눅해지지 않아 다른 비법이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이날 드디어 궁금증이 풀렸다.

뻥튀기를 시작한지는 5년 됐어요. 잘 만들고 싶어서 전국의 유명한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연구했죠. 튀밥 기계만 2~3대 두고 종업원까지 둔 가게를 다니면서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별다른 노하우도 없었고 배우기도 쉽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우연히 뻥튀기를 식힐 때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는데, 5분도 안되서 뻥튀기가 눅눅해지는 걸 발견했어요. 곡물의 습기를 없애주는 게 비법이겠다는 생각이 들어 뻥튀기를 만들고 나서 한번 더 수분을 날려주는 덖는 과정을 거치게 됐어요




임동호대표는 10년 넘게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곡물을 이용해 가공을 해 온 경험을 살려 실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참깨와 들깨를 덖는 기계에서 각 곡물에 맞는 온도와 시간으로 수분을 적당하게 날려주면 오래 두어도 바삭하게 먹을 수 있는 뻥튀기가 만들어진다. 대부분의 식품 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유통기간 중에 바삭함을 유지하면서 곡물이 빠른 시간 내에 부풀 수 있도록 탄산수소나트륨이라는 팽창제를 써서 만들어지는데 이곳의 제품은 시간과 노력이 비법이다.

바삭하기로 유명한 뻥튀기라고 소문이 나자 오래된 단골손님들도 많이 생겼다. 취재를 하는 동안에도 말린 곡물을 들고 온 어머님이 뻥튀기를 주문하고 가셨다. 어머님은 먹다 남은 가래떡이나 묵은 쌀을 가져와 뻥튀기를 해가서 멀리 나가 있는 자녀들에게도 보내고, 동네 마실 가면서도 가져간다고 하신다. 아마 임동호씨의 비법이 담긴 바삭한 뻥튀기가 아니었다면 몇 달간 천천히 먹어도 되는 주전부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4월부터는 완주로컬푸드 매장에도 선보일 예정이에요. 비봉면에 깨끗한 시설을 갖춘 공장을 새로 만들고 본격적으로 가공사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온새미로 라는 브랜드를 달고 이제는 어엿한 가공식품으로 변신한 이곳 뻥튀기는 4월부터 완주 로컬푸드 매장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아침식사로 씨리얼 대신, 보리나 쌀 뻥튀기를 우유에 말아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칼로리도 낮은 식사가 된다.

지역에서 찾아오는 단골손님을 위해 떡방앗간에 자리잡은 이 곳의 기계도 당분간은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손님들과 소통하면서 계속 연구할 수 있는 창구도 될 것이다. 길은 앞으로 나가려는 사람에게만 의미가 있다. 가만히 서서 이 길이 맞을지 저 길이 맞을지 고민하는 동안 길은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길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임동호 대표는 10년 넘게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곡물을 이용해 가공을 해 온 경험을 살려 실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참깨와 들깨를 덖는 기계에서 각 곡물에 맞는 온도와 시간으로 수분을 적당하게 날려주면 오래 두어도 바삭하게 먹을 수 있는 뻥튀기가 만들어진다.


매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더 잘 만들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차이를 발견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 뻥튀기 하나에 자신의 노력에 대한 자부심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임동호씨를 보면서 그에게는 새로운 길이 계속 열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가 받은 특허는 맛과 비법 뿐만 아니라 평범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노력과 과정 자체에 대한 특허가 아니었을까.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상점, 율소리에를 열었다)


[정보] 일동떡방앗간

- 온새미로 튀밥

, 보리, 옥수수, 현미 1봉지(200g내외) 3,000

- 전화문의 010-3670-0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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