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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소식] 다리마을 박사 박창남을 소개합니다2020-04-10

[마을소식] 다리마을 박사 박창남을 소개합니다



소식통 파수꾼 이야기꾼

농사도 잘 짓고 기계도 잘 고치는

다리마을 박사 박창남을 소개합니다


완주군 소양면 다리목 해월리 다리마을. 이 마을에는 박창남(50)씨가 산다. 모르는 것도 없고, 아는 사람도 많아서 그를 거치지 않고서는 이 동네를 지나갈 수가 없다.

박창남이 어떤 사람인지를 소개하면 이렇다. 동네 파수꾼이자 이야기꾼. 농사도 잘 짓고 고물상도 하는 사람. 기계용접도 잘 하고, 고장 난 기계는 다 고치고, 여기저기 돌아다녀 모르는 동네 소식이 없는 사람. 힘든 일이 있으면 나서서 도와주고 혼자 반찬도 잘 해먹는 사람. 닥치는 대로 몸을 움직여 막노동을 하며 심심할 새가 없는 사람.



나는 어린 시절 동생과 창남이가 사는 이 마을에 살았다. 어린 나는 마을의 골치 덩어리였다. 동생과 함께 길목에 숨어 길가는 사람을 놀리기도 하고 발도 걸고 사람을 때리기도 했다. 그랬던 나도 어느덧 세월이 흘러 사회인으로 성장했다.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느라 정신없이 보내던 시절이 지나자 어느덧 고향이 그리워졌다. 어린 시절 뛰놀던 정다운 고향. 아무 조건 없이 반겨주는 고향 말이다.

그래서 이끌리듯 다시 난 고향으로 향했다. 마을에서 나처럼 나이가 든 창남이를 만났다.






창남이가 어제 본 사람인 것 마냥 누나라고 반겨준다. 그동안 내가 듣지 못했던 동네 소식을 전해주고, 달래, 머위, 미나리가 많은 곳도 알려준다. “누나, 땅이 없으면 내 밭에서 고추농사를 지어라며 땅도 빌려준다. 반갑고 편하고 정다웠다. 창남이가 내 마음의 고향이었다.

말썽쟁이 창남이는 어느덧 중년이 되어서 살림꾼이자 만물박사가 되어 있었다. 삶의 밑바닥부터 경험으로 다져서 모르는 분야가 없는,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박사.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도시로 떠나곤 한다. 성공하기 위해서. 물론 성공한 사람도 있겠지만 시골이라고 행복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나부터가 그렇다. 마음 편히 공동체를 일구며 평화롭게 살고있는 내 모습을 보면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창남이가 고맙다. 허물없고 계산 없이 한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품어주는 내 고향 같은 친구. 그래서 난 오늘도 행복하다.

 

/허진숙 마을기자(용진읍 원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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