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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마을의 새해] 식당 ‘산산산’ 이왕영-천옥랑 부부2020-01-09

[기동마을의 새해] 식당 ‘산산산’ 이왕영-천옥랑 부부

 - 기동마을 이왕영-천옥랑씨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음식점 앞에서 다정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산과 함께 30, ‘대둔산 잉꼬가 우리

 

산악구조대, 번영회, 부녀회 등

궂은 일 맡아한 소문난 일꾼

 

따뜻한 날씨 탓인지 올 겨울은 유독 눈이 오질 않는다. 얼지 못하고 그대로 비가 되어 내리는 늦은 아침, 기동마을을 찾았다. 높은 경사를 따라 올라가 대둔산 케이블카 타는 곳 옆 산산산식당에 다다랐다. 가게 바깥에는 분주히 준비를 하고 있는 이왕영(57)씨가 있었다. 아내 천옥랑(56)씨는 손님이 오셨으니 차 한 잔 내야겠다며 난로위에 얹어진 주전자를 기울였다. 말린 무로 끓인 차를 마시니 따뜻하고 구수한 맛이 입안에 퍼졌다.





- 모두 이왕영씨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왕영씨는 금산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해 겨울 바로 상경했다. 서울에서 환경미화원, 웨이터, 조리사 자격증 취득 등 그의 도전은 거침없었다. 그러던 중 지금의 아내를 소개로 만나 7년의 연애 끝에 결혼했다.

잉꼬부부라는 소문에 옥랑씨는 사실 어느 한쪽이 참으니까 잉꼬부부인건데라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웃었다. 꿀이 떨어진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부부는 26세까지 서울에서 생활하던 중, 휴게소를 운영하던 왕영씨 아버지가 발목을 크게 다쳐 내려오게 되었고 그러다 아버지가 하던 일을 자연스레 물려받게 됐다. 휴게소 장사를 마치고 15년 후, 지금의 산산산이 탄생했다. 가게 간판부터 인테리어까지 부부의 손을 안 거친 곳이 없다.

왕영씨는 대둔산 산악구조대장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가 처음 산악구조대 일을 하게 된 건 대둔산 휴게소 일을 할 때 부터였다. 오로지 대둔산을 향한 사랑으로 열심히 하다 보니 전라북도 산악구조대장, 대둔산 번영회장까지 맡았다. 구조대장은 작년을 끝으로 자리를 내려놓았다.

대둔산은 바위산이라 사고가 많이 나는 편이에요. 원래는 옆에서 도와주기만 하다가 산산산을 운영할 때쯤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15년 정도 한 거죠. 사고는 주로 하산하다가 골절하거나 조난, 심장마비 등이 자주 있죠.”


- '산산산'에서 맛볼 수 있는 구수한 된장찌개다.



- '산산산' 앞에서 인삼을 튀기고 있는 천옥랑(56)씨


부부는 마을에서 소문난 일꾼으로 꼽힌다. 왕영씨는 산내들희망캠프협동조합 상임이사, 옥랑씨는 기동마을의 부녀회장을 맡았다. 산내들희망캠프는 등산로 설치나 낙석제거와 같은 산과 관련된 일을 주로 하는 곳으로 청소년과 함께 해외 오지탐사나 봉사활동도 다닌다.

왕영씨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건 사람이라고 말했다. “시골은 사람들과 교류가 없으면 고립되고 결국엔 바보가 되는 법이죠. 그래서 뭐든 경험이 중요해요. 내가 직접 경험 해봐야 사람들과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고, 무엇보다 대화가 통하잖아요.”

옥랑씨는 대둔산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저희 아이들도 이곳에서 자랐는데, 커서도 좋았다며 기억하더라고요. 나중에 손주가 생기면 시골에서 키우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산산산에서 찾아오는 객을 반길 거라는 부부는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는 만큼 대둔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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