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에 옥포마을] 김종권 이장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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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은 여전히 따뜻했어요”
14세 때 떠났다 26세에 돌아와
“젊은이들 들어와 같이 살았으면”
김종권 이장(62)은 지난해부터 이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옥포마을에 대해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설명한다. 조용하고 정이 많은 곳이라고.
옥포마을은 김 이장의 고향이다. 14세에 돈을 벌기 위해 친구가 있던 하남시 미사리로 갔다가 조카들이 있던 서울에서 생활을 하던 중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땐 다 어려운 시기였잖아요. 아버지는 일찍이 돌아가셨고, 저는 학교도 잘 못 다니고 돈 벌려고 경기도로 갔어요. 올라가서 막일 한 거죠. 배운 것도 없었으니까. 그땐 한창 때라 몸 상한지도 모르고 일했어요.”
고향을 떠난 지 12년 후. 26살의 김 이장은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다. 홀로 계신 어머니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고향에 어머니가 혼자 계셨으니까 그게 마음에 계속 걸렸어요. 술을 드시는 분이라 그것도 걱정됐거든요.”
십여 년 만에 돌아온 고향은 여전히 따뜻했다.
“우리 마을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어요. 길이 하나 크게 넓어진 거 빼고는 거의 똑같아요. 예전에는 고기잡이로 잘 살았던 부자동네래요. 지금은 물고기도 얼마 없고 그냥 조용한 곳이죠.”
옥포마을은 전반적으로 농토가 많지 않아 농사도 대규모로 짓는 경우가 별로 없다. 김 이장도 고추, 생강, 벼, 양파 등 7~8종의 농사를 조금씩 짓고 있다.
“구둣골재라고 저 산 너머에 농토가 조금 있어요. 저는 로컬푸드는 나가지 않고 농협 수매나 전주에 있는 공판장에 팔곤 해요. 아니면 주변 지인에게 팔기도 하구요. 우리 마을은 농토가 많지 않기 때문에 크게 특산물이라고 할 만한 게 없어요. 예전에는 고추 농사도 많이 지었는데 지금은 다 연세가 드셔서 짓는 분도 많이 없어요.”
옥포마을의 평균 연령은 70대 이상으로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빈집도 여러 집. 외지에서 들어온 주민을 빼고는 김 이장이 막내다. 이장으로써, 마을의 막내로써 마을을 더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은 늘 가지고 있다.
“우리 마을은 자연재해도 얼마 없고 사건사고도 없어요. 어느 마을이나 옛날에는 더 정이 많았잖아요. 우리도 김장 하나를 하더라도 다 나눠먹고 그래요. 이제 몇 년 후면 어르신들도 돌아가시겠죠. 마을에 좀 더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같이 살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