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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책이다]시련을 이겨낸 작가 이형수 씨2019-08-13

[삶은 책이다]시련을 이겨낸 작가 이형수 씨

이형수씨가 마이크를 잡고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목적 있는 삶에 포기란 없다


 책장 한 편에 내가 쓴 책이 있을 수 있다는 실로 엄청난 희망을 품고 운명처럼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간암 판정 후 자전거와 인연

해안선 3500km 여행기 펴내


이형수씨가 쓴 책인 혼자 떠난 3500km 전국 해안선, 자전거 여행


작가 이형수씨는 혼자 떠난 3500km 전국 해안선, 자전거 여행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직접 찍은 사진이 파란색 표지에 담겨있는 두툼한 책. 책은 형수씨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직접 쓴 글과 사진으로 채워져 있다.

그는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진 않았다.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들로 채웠다고 말했다.

왜 자전거였을까? 형수씨는 자동차로 느낄 수 없는 바람의 느낌, 자동차 창문 사이로 본 풍경과 자전거를 타고 온전히 보게 되는 풍경은 다르다. 자전거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걸어 다니는 건 너무 느리고, 그렇다고 차를 타면 멋있는 풍경을 놓쳐버리고 만다. 그래서 가장 적절한 것이 자전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전거만의 특별한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매일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과 성취감이었다고 덧붙였다.

그가 자전거를 타기까지에는 남모를 사연이 숨어있었다. 형수씨는 인생을 살면서 한 차례 큰 시련을 겪었다. 10년 전 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급속도로 나빠지는 건강이 그의 발목을 잡아 괴로워 할 때 아내는 그에게 자전거를 생일선물로 건넸다. 그때부터였을까. 운명처럼 자전거를 타게 된 것이. 아픈 몸이지만 자전거에 오르기만 하면 형수씨는 아내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다.

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들어도, 자전거만 타면 날아갈 것 같아.”

이때부터 시작한 자전거와의 인연은 그가 책을 내게 된 원동력이 됐다.


이형수씨(오른쪽)가 책과 관련된 일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홀로 자전거 여행을 하며 즐거운 일보다는 힘들었을 때가 가장 기억이 남는다형수씨는 제가 목포 쪽에 갔을 때 자그마한 태풍을 만났다. 2박 3일 동안 두 번의 밤을 지내면서 태풍에 텐트가 떠내려갈 뻔했던 일이 있었다텐트에서 무너지는 소리가 나서 비바람을 무릅쓰고 밖에 나와 보강공사를 한 기억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여행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을까? 그는 포기하고 싶었지만 이런 일 때문에 포기해버리면 창피하지 않나. 저도 이 여행에 목적이 없었으면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여행은 군산에서부터 출발해서 해안선을 쭉 따라 다시 군산에 도착해야한다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과연 여행이라는 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책의 시작이었다. 무엇보다 그는 간암이라는 커다란 풍파를 겪고 또 다른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원초적인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실제로 그의 책을 들춰보면 자전거 외에도 여러 여행 이야기가 쓰여 있다. 그중 특히 친구들과 함께한 배낭여행과 수학여행을 결코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배낭여행은 50년 우정을 유지한 가까운 친구들과 갔던 외국 여행이라 의미가 깊고, 수학여행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개구쟁이 코흘리개 시절 갔던 여행이기 때문에 특별했다.

남편을 축하하기 위해 찾은 출판기념회에서 아내는 비록 치유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지만 이로 인해 글도 쓰게 된 것 같다. 저는 남편이 참 대견하고,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형수씨에게 있어 가족은 변함없이 늘 힘을 주고, 도움을 주는 존재이다.


언제 어디서나 한계를 이겨내는 이형수가 말하는 인생이란 바로 연극이다. 그저 연극이 아닌 여행하는 연극, 우리 삶 자체가 그러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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