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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자가 간다]삶은 소풍이라고 하지 않던가2019-05-03

[마을기자가 간다]삶은 소풍이라고 하지 않던가


삶은 소풍이라고 하지 않던가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 . . .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나를 잊고 사물과 눈마주침도 하고 머리도 비운다. 삶을 소풍오듯 가볍게 살자.

푸른하늘, 맑은공기와 산이 나를 부른다. 야호!

나에게 소풍이란 새로운 공간이동, 살아있고 생기있는 사물과의 만남, 마음과 생각을 하나씩 버리고 흘러 보내는 시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이 죽음이기 때문에 죽음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새로운 풍경이 보일수록 곱고 이쁘고 이 공간이 존재하는 내 자신 또한 일부분이라는 것이 새삼 경이롭다. 되도록 땅과 흙과 풀의 감촉을 더 느끼고파 고무신과 비포장을 걷는다.

영원한 것은 없다. 잠시 잠깐이다.

순간순간에 충실해야한다. 지금 옆에 보는 친구가 또 다른 모습으로 오기로 하고 어제의 산과 들 그리고 삼라만상이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

내 마음도 꽃을 만나면 꽃이 되고, 커다란 바위를 만나며 바위가 된다. 사물과 내가 하나라는 일체감을 느낀다. 마침 불어오는 바람이 내 머릿결을 건들며 인사를 하네.



오늘 소풍 도시락메뉴는 조밥과 머위쌈, 무우와 돌나물을 넣은 싱건지. 쌈장, 멸치짠지, 묵은지 볶음, 계란을 안은 소시지이다. 후식으로 보온병에 커피를 준비했다. 일단 떠난다. 저수지가 보인다. 마을을 지나 유채꽃과 인사하고 개울가의 물오리와도 인사한다. 강둑의 빈의자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밥뙤기 꽃을 지나 미나리 꽝 웅덩이를 만나고 마을회관도 건너 드디어 동네 모정에 도착했다. 보자기를 펼치고 도시락을 꺼내니 한상의 잔치상이다.

우리는 추억을 먹고 산다. 스토리가 있다. 먼 훗날 이곳을 지날 때면 오늘을 이야기 하며 오순도순 수다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인생 별건가.

오늘은 책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준비했다. 친구들끼리 마음에 드는 대목을 읽기로 했다. 그 대목을 소개하고 이번 소풍은 마무리를 짓는다.



놓아두고 가기!

때가 되면, 삶의 종점인 섣달 그믐날이 되면 누구나 자신이 지녔던 것을 모두 놓아두고 가기 마련이다. 우리는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나그네이기 때문이다. 미리부터 이런 연숩을 해 두면 떠나는 길이 훨씬 홀가분할 것이다.



/허진숙 마을기자(용진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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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 삭제 1641일 전
'삶은 소풍이다'
'남겨두고 가기'
완전공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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