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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칼럼 · 2026.07.13

농촌별곡

벼농사의 가장 큰 고비, 김매기

지역과 삶, 문화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필자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을 수 있는 칼럼 공간입니다.

등록 2026.07.13 17:07 조회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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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엿새째 김매기를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단 한 배미 예외도 없이 논풀이 잔뜩 올라왔다. 다른 이들이 짓는 논도 사정이 비슷한 모양이다. 아무래도 올해 기상 여건이 잡초 발생에 유리하게 작용한 탓이리라. 그 가운데서도 모내기 뒤 날씨가 가물었던 영향이 큰 것 같다.

이 고장 7월은 어차피 논풀이 쑥쑥 자라는 시절이니 김을 매줘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하긴 저 옛날처럼 호미 한 자루 들고 세 벌이나 김을 맸던 시절에 견주면 지금은 ‘그저 먹기’ 수준이라 할 만하다. 왕우렁이를 풀어 넣어 잡초를 먹어 치우게 하는 제초기법이 도입된 지 오래다.

무엇보다 관개시설이 잘 갖춰져 논물을 대기가 수월해진 덕분이다. 논물 수위가 높으면 그 자체로 잡초 발아를 억제할 뿐 아니라 왕우렁이의 제초활동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날이 가물면 아무래도 논물 공급이 줄어 그만큼 잡초가 많이 올라오게 마련이다.

하루나 이틀, 물관리를 삐끗하여 논바닥이 드러나기라도 하면 십중팔구 잡초가 고개를 드는 법이다. 고산권벼농사두레 회원들이 짓는 논배미도 올해 그렇게 희비가 엇갈렸다. 날마다 물높이를 챙긴 규정 씨네 논은 다행히 잡초의 공격을 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직장 사정으로 제대로 물을 다스리지 못한 화수 씨네 논배미는 그야말로 ‘피바다’를 이루고 말았다.

“벼두레 회원들께 일손돕기 요청 드립니다. 내일 저는 아침 10시부터 오후까지 논에서 쉬엄쉬엄 피사리를 할 예정입니다. 오후 3시경부터 한 두 시간이라도 함께해주세요. 일 끝나고 치맥 쏠게요.”

급기야 화수 씨는 단톡방에 긴급지원을 호소하고 나섰다. 시간과 여건이 되는 대여섯이 급히 달려와 피사리에 품을 내주었다. 화수 씨가 예초기에 매달아 쓰는 중경제초기로 피를 밀고 지나가면 나머지 인원은 미처 처치하지 못한 피를 매주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여럿이 함께 짓는 ‘공동경작답’도 사정이 비슷했다. 여기서는 함께 짓는 경작자 모두가 나서 ‘공동제초’ 작업을 벌였다. 물론 한 두 시간 작업으로 말끔히 해결될 상황은 아니었지만 큰불은 잡은 셈이 되었다. 이때만 해도 그나마 아직 ‘폭염’이 나타나기 전이었다.

우리 논 김매기는 그 닷새 뒤에 시작했는데 그날부터 폭염경보가 이어졌다. 오후 작업은 아예 엄두를 낼 수 없고, 오전에도 10시만 되면 섭씨 30도를 훌쩍 넘어버리는 불볕더위. 그러니 이른 아침부터 고작 서너 시간을 넘길 수 없었다.

사실은 더위가 아니라도 그 시간이면 진창에 푹푹 빠지는 다리와 연신 굽혔다 펴기를 거듭하는 허리가 더는 버텨내지 못한다. 그렇게 엿새를 지나오니 올해 김매기도 이제 끝이 보인다. 김매기는 벼농사에서 가장 큰 고비라 할 수 있다.

콤바인과 건조시설이 도입되면서부터 김매기는 사실상 마지막 농작업 공정이 되었다. 그러니 그 노고를 위로하는 백중놀이가 사뭇 흥청거린 들 어떠랴. 다만 아찔하다. 처음 귀농했던 15년 전 7월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김매기를 했던 기억.

이제 오후 김매기는 엄두를 못내게 되었으니 기후위기가 가속돼 몇 년 뒤에는 아침 김매기마저 불가능한 상황이 되면 어쩌나.

/비봉 염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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