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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청년] 풍류가 좋아 산골에 모인 청년들2014-10-06

[완주청년] 풍류가 좋아 산골에 모인 청년들

“불편해도 꿈이 있잖아요”

 

풍류가 좋아 산골에 모인 청년들

 

울창한 녹음이 우거진 완주 소양 위봉산 고개. 산중턱에 자리 잡은 번듯한 한옥대강당에서 고요한 적막을 깨고 청년들의 왁자지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머언 옛날 위봉산 자락에는 천년묵은 용이 살았는데….” 

 

이들은 완주 풍류학교 학생들이다. 지난해 11월 정식 개관한 풍류학교는 피아니스트 임동창 선생의 문하생이 모여 공연연습을 하고 일반인과 청소년을 위한 풍류해설, 리더십 교육 등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열일곱 앳된 소녀부터 서른여섯 총각까지 스무명 남짓한 문하생들은 ‘흥야라 밴드’, ‘싱그러운 바람’이라는 이름의 팀으로 풍류축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

 

아마추어라고 우습게보면 곤란하다. 음악을 접해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처음 들으면 감탄을 자아낼 만큼의 발성을 자랑한다. 손끝 하나하나 살아 숨 쉬는 생동력과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몸짓은 엄청난 연습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었다.

 

축제 홍보를 담당하는 오세용(20)씨는 17살 때 대안학교를 다니다 무작정 음악이 좋아 임동창 선생이 머물고 있던 남원 풍류학교를 찾은 뒤 3년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세용씨는 “하고 싶은 걸 못하면 죽는 사람이 있고 자제력이 강한 사람이 있다. 난 자제력이 강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하고 싶은 걸 못하면 당장에라도 죽을 것 같았다. 나에겐 그게 음악 이었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태어난 곳도, 나이도, 성별도 각기 다른 스무명의 젊은이들이 산골짜기에 모여 공동체(기숙사) 생활을 한다. 일정한 규칙에 따라 각자의 일들을 정하고, 맡은바 책임을 다한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거창한 화두를 풍류를 통해 소소한 삶의 실천으로 풀어서 공부한다. 잡초 뽑기도, 설거지도, 노래연습도 잡 생각 없이 그저 열심히, 흐르듯이 한다.

 

감수해야 할 불편함은 있지만 각자의 꿈을 치열하게 고민하는 곳이 풍류학교라는 느낌을 받으며 청년들의 정의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맏언니 신지(38)씨가 답했다.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려워요. 그때그때 구성원들이 ‘풍류학교 청년들은 000’라고 정의하면 그게 흥야라 밴드이고, 싱그러운 바람인 거죠. 다만 오랫동안 어떤 형태로 존재하건 청년들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누구나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공동체였으면 좋겠어요.”


풍류학교 막내 강소화씨.

 

“친오빠들과 함께 해서 더 힘나”

 

풍류학교 막내 강소화씨

 

풍류학교 문하생 중 막내인 강소화(17)씨. 경남 사천이 고향인 소화씨는 부끄러움도 많이 타고 소극적이었지만 언니, 오빠들이 신나게 북을 치며 무대를 뛰어다니는 모습에서 큰 용기를 얻었다. 이후 올해 초 두명의 친오빠들이 모두 풍류학교의 일원으로 합류하면서 소화씨도 고등학교 자퇴를 결심하고 완주에 내려왔다.

 

“이전에는 반항하듯 사춘기를 심하게 앓아 가족에게 상처도 많이 주고, 후유증도 컸다. 지금은 공동체 생활을 즐기면서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고, 마음을 느긋하게 가질 수 있는 여유도 생겼어요.” 자신의 춤을 보고 세상 모든 사람이 행복했으면 한다는 그녀. 소화씨는 “세상에는 여러 일들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럴 때 예술적 치유에 몸을 맡겨 보길 권한다”며 “끊임없는 연습으로 장르의 경계와 편견을 뛰어넘어 관객과 무용가 모두가 감동을 느끼는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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