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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짓기] 화산 상호마을 최성완-김정은 부부2014-09-03

[내집짓기] 화산 상호마을 최성완-김정은 부부

 

언덕 위 그림같은 집 … 지중해 온 것 같죠?

 

화산 상호마을 최성완-김정은 부부

 

구상에서 완공… 계획은 3개월 실행엔 5개월

 

지난해 11월부터 블루베리 농원을 준비한 것이 시작이었으니 귀농 9개월차 최성완, 김정은 씨 부부.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땅을 구입하고 올 2월부터 집짓기 첫 삽을 뜬 후 완공까지 장장 5개월이 걸렸다. 본디 3개월이면 끝나겠지 했는데 도로 인허가 문제로 군청을 들락날락하는 데만 2개월을 꼬박 잡아먹었다.

 

집까지 들어오는 진입로는 세 사람 땅이 인접해 있어 각각의 토지주에게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아야 되는 상황. 하지만 서울로 이사한 이가 사용승낙을 거부하는 바람에 중간 땅을 구입해 우회 도로를 내 해결했지만 이 작업에 부부가 발을 동동 구른 것은 지금 생각해도 답답하다고. 기존에 도로로 사용하고 있던 도로인데도 토지사용승낙서를 요구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게 부부의 생각이다.

 

화산면 운산리 상호마을은 남편의 친가이자 그가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곳이다. 서울, 대전에서 오래 살다가 진안 용담호 주변마을로 귀촌해 2년을 살아보니 완주가 더 그리워졌다는 것. 블루베리 농원이 꿈인 남편을 따라 홀어머니 곁인 상호마을로 귀농했다.

 

“시골이 고향인 사람들은 언젠가는 흙냄새를 찾아서 귀촌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 적에 아버지 손잡고 걸었던 들길 흙냄새가 아직도 기억나요” 정은씨의 귀촌은 운명이다.

 

원칙 정하고 밀고 나가기

 

귀농을 준비를 하면서 본격적인 집짓기를 시작했다. 기본정보는 인터넷에서 손품을 팔았다. 설계는 지난해 10월 즈음 목조주택 잘 짓기로 소문난 걸리버하우스에 맡겼다. 사방으로 트여 널찍한 공간 구조와 커다란 창, 실내 곳곳에 아치형 장식으로 포인트를 줘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 지중해 스타일을 선택했다. 그러나 안주인의 의견을 받아 이리저리 수정작업을 거치다보니 두 달 만에야 완성된 설계도를 받아들었다. 취향과 원하는 바가 비슷했기 때문에 부부간의 의견충돌은 없었다.

 

부부가 정한 집짓기 원칙은 이랬다.
첫째, 친환경적이고 살기에 편리할 것.
둘째, 주방 앞에 고기 굽기 좋은 포치를 둘 것.
셋째, 난방비를 아낄 것.
넷째, 사방에 문을 둬 안팎 통행이 쉽게 하고 바람이 잘 통하게 할 것.

 

완공되기까지 200여미터 떨어진 시어머니 댁에서 지내면서 매일 작업상황을 체크했다. 하루에도 열댓번은 오르락내리락 하는 통에 무릎에 무리가 갈 정도였지만 힘든 걸 느낄 새도 없었다.

 

 

내집짓는 맛  ‘내 생각 내뜻대로’

 

일반 주택보다 전실이 긴 편인데 이는 신발장과는 별도로 흙 묻은 작업복이나 신발을 보관하는 수납장을 짜 넣었기 때문이다. 농사를 염두에 둔 실생활 맞춤형이다.

 

음식 하기를 즐겨하는 정은씨가 주력한 부분은 주방. 가족들과 마주보고 요리하고 싶어서 아일랜드 식탁을 두었다. 그 외에 흰색을 기본으로 한 친환경 페인트로 마감했다. 그러나 부부침실엔 수줍은 핑크를 써 사랑스러움을 더했다. 반짝이는 비즈를 좋아하는 취향에 따라 중문에도 꽃무늬가 인상적인 유리제품을 썼다.

 

친환경으로 짓자는 원칙에 따라 타카를 하고 남은 구멍에조차 화학본드 대신 목공 풀과 밥풀로 톱밥을 짓이겨 직접 만든 수제 메꿈이를 썼다. 남편 성환씨의 고집이 엿보이는 대목.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은 시골은 난방비도 무시할 수 없다. 부부는 화목보일러에서 해법을 찾았다. 기름보일러와 화목보일러를 같이 놔 겨울엔 화목을, 여름이나 간절기에는 기름보일러를 써 난방비를 줄일 계획이다.

 

“다행히 뒷산에 죽은 나무들이 많아 땔감 걱정은 안해요. 대신 좀 수고스럽겠죠. 환경을 생각해서 우리는 기꺼이 선녀와 나뭇꾼으로 살 거예요.”

 

정은씨가 스스로도 잘했다고 생각하는 결정은 집안에서 신던 슬리퍼만 신고도 외부로 나갈 수 있도록 집 밖으로 나무 데크를 두른 것이다. 생활하기 편리할 것이라는 기본원칙에 따른 결과다.

 

집은 아직 미완성이다. 경사진 산비탈을 깎아 집터닦기를 직접 했을 정도로 중장비, 목조주택 일이 손에 익은 남편이 데크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은씨는 집 왼편 비워 둔 공간에 가마솥을 얹을 부뚜막과 소박한 온실카페를 계획하고 있다. 또 농원 외에 작은 펜션 4동을 지어 인근 논산 연무대에 아들 면회 온 가족이나 휴식을 원하는 도시민, 팜투어객을 유치할 계획도 세워뒀는데 노하우는 이미 진안에서 4개월 운영했던 펜션사업으로 익혀뒀다.

 

“남편의 고향이라 마을 주민들과 교감하기가 수월했어요. 집 공사 중에 옆 수로가 막혀 어르신들이 불편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너그럽게 덮어지시고 이해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김정은, 최성환씨 부부의 진정한 귀농, 귀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최성완·김정은 부부 집은 대지 200평에 건평 29.8평이다. 토지구입에 5000만원(1000평,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 건축비 약 1억5000만원(설계비 포함)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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