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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짓기] 어머니 위해 집 지은 최동수 교수2014-08-26

[내집짓기] 어머니 위해 집 지은 최동수 교수

 

“주변 환경 노모 모시기 완벽한 조건 뿌듯”

 

어머니 위해 집 지은 최동수 교수

 

바깥 활동 배려해 넓은 데크 설치 … “흙 만질 수 있어 병환 호전 도움”


이른 아침부터 뙤약볕이 내리쬔 7월 27일. 최동수 교수(호원대·61)는 이날도 본채 뒤편에서 일꾼들과 창고를 짓고 있었다. 그의 집짓기는 이제 마무리 단계다. 검게 그을려 교수보다 농사꾼에 더 가까워진 그의 얼굴은 한여름 집짓기 전투에서 고군분투한 뒤 받은 훈장처럼 보였다.

 

최 교수는 8년 전 비봉 용동마을 임야 6000평을 샀다. 정년퇴직 후 과수원이나 해볼까하고 구입한 땅이었다. 봉실산이 바라보이고 왼쪽으로 비봉산이 자리한 볕 좋고 아늑한 곳이다. 풍수적으로는 매가 알을 품고 있고 수매가 이를 지켜주는 형상이라고 한다. 어머니를 모시기엔 이만한 곳이 없었다.

 

그가 집을 짓기 시작한 건 순전히 어머니를 위해서다. “3년 전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셨어요. 대소변을 가리는 것도 힘들어하셨죠. 그래서 땅을 만지게 해드리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어머니가 농촌 출신이거든요.” 효심이 통한 것일까. 그의 어머니는 2개월 전 이곳으로 이사한 뒤부터 대소변을 가리는 등 건강히 빠르게 호전됐다고 한다.

 

그의 집짓기는 4월부터 시작했다. 구조는 철저히 노모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활동성이 강한 어머니를 위해 거실과 바로 연결되는 데크를 상당히 넓게 만들었다. 섀시로 제작할 창문은 겨울에도 마음 놓고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화장실은 좌대 하나하고 찜질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을 놓지 않았다. 노모가 생활하기 편리한 구조다.

 

그의 집짓기 여정이 쉽지 많은 않았다. “지난 4월부터 (시작)했는데 상당히 오래 걸렸어요. 집터에 집을 짓는 게 아니라 산지, 농지, 도로가 얽혀 있는 곳에 짓게 되면서 행정처리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군청 담당부서가 각기 달라서 산지, 건축, 도로, 다 허가를 맡아야 했다. 승인 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그런데 최 교수는 이 과정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이 있다며 꼭 기사에 넣어달라고 당부했다.

 

“완주군청 산림과 김종덕이라는 분 참 고마워요. 여기까지 와서 산림법 규정에 맞고 안 맞고를 자세히 알려줍디다. 처음엔 혼났어요.” 산림은 농지와 달리 사유지라도 함부로 훼손이나 개간할 수 없다는 걸 그때 알았다. “그게 허가 사항이더군요. 김종덕씨가 그런 걸 다 알려줘서 큰 도움이 됐어요. 끝나고 소주 한 잔 사려고 합니다.”

 

노모는 2개월 동안 풀을 메고 계시다는데 무척 편안해 보였다. 최 교수는 “흙과 함께 살아온 분이라 그러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래서 어머니에게 항상 호미를 쥐어드린다”며 “하고 싶지 않은 것은 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만 하시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어머니를 위한 집은 29평으로 6,500만원의 건축비가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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