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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짓기] 고산 서봉리 엄성복씨 흙집 안애낙원2014-08-06

[내집짓기] 고산 서봉리 엄성복씨 흙집 안애낙원

 

“나와 가족을 위한 흙집, 손때 많이 묻혀야죠”

 

고산 서봉리 엄성복씨 흙집 안애낙원

 

회사 배려로 일주일에 이틀은 집 지으러 출근
건물 두채 복도연결 아이들과 아내 배려 설계

 

고산 서봉리는 나지막한 산이 감싼 아늑한 곳이다. 그곳 고산고등학교 옆에는 최근 여러 채의 집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그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흙집 건축현장이 있다. 일반주택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지붕도 아니거니와 앞 뒤 두 채를 복도로 연결하는 구조도 특별했다. 이집의 이름은 ‘안애낙원’. 전주의제21 사무국장 엄성복씨가 짓고 있는 흙집이다.

 

고산에 흙집 ‘안애낙원’을 짓고 있는 엄성복씨가 지붕에서 작업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장마같지 않은 장마가 끝나갈 무렵 ‘안.애.낙.원’ 현장을 찾았다. 오전 8시 정각. 이른 아침이지만 건축주 엄씨는 ‘안.애.낙.원’ 지붕위에 있었다. 그는 큰 비닐 포대를 뜯어 낸 뒤 검은색 재료들을 쏟아 붇고 나무 당그래로 골고루 폈다. 이마에서 솟은 땅방울이 비처럼 뚝뚝 떨어졌다.

 

“지붕 단열재인 훈탄을 까는 중입니다. 훈탄은 왕겨를 태운 단열재로 습도조절에 아주 좋아요. 아마도 전북에서는 처음 사용하는 단열재라고 보면 될 겁니다.”

 

안애낙원 건축주인 엄성복씨가 지붕에 훈탄 단열재를 넣고 있다.

 

엄씨는 평소 군불 때는 4~5평가량의 사랑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차 완주 흙건축학교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나니 기왕이면 흙집을 지어보자는 포부가 생기더란다. 엄씨의 흙집짓기는 이렇게 시작했다.

 

“한 필지를 6명이 사서 나눴어요. 모두 아이들 교육 때문에 귀촌을 고민하던 이들이었습니다. 흙건축학교 1기 때 만난 사람들인데 졸업생도 있고 강사도 있어요.” 이들과 흙건축협동조합을 만들어 시범적으로 시작한 집짓기다. 처음에는 통일해서 집을 짓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은 각자 원하는 대로 짓고 있다. 공동부지에는 정자를 만들어 모임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엄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월, 화, 수요일은 출근하고 목, 금요일은 집짓기 현장으로 달려간다.

 

“집도 하나의 에너지라고 생각해요. 누가 어떤 마음으로 짓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다행히 흙건축하는 분들하고 같이 하고 있다는 게 든든해요. 제 집이니 손때를 많이 묻혀야 한다고 봅니다. 저와 가족을 위한 집이니 아예 집짓는데 모든 시간을 쏟으려고 했는데 직장 상황도 있고 해서 협의를 통해 목요일과 금요일 시간을 내게 됐어요.”

 

건축주가 집짓기에 참여하다보니 장점도 있다. 엄씨는 “같이하다보니 특히 소장님이 좋아하다. 어떤 일을 제안하고 수정하고 변경해서 바꿀 때 수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산 서봉리에 흙집 안애낙원을 짓고 있는 엄씨와 흙건축협동조합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엄씨는 자신의 흙집 짓기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흙집 짓기의 백미인 흙 바르기를 함께한 것이다. 엄씨는 자신의 SNS를 활용해 지인들을 초대했다.

 

“줄잡아 30명은 참여했죠. 참여한 분들은 흙을 바르면서 자신들이 이 집을 짓는데 참여했다는 의미를 갖게 됐어요. 무척 가치 있는 일이었죠.”

 

엄씨가 흙집을 짓는 이유는 멋보다는 건강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흙집에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어요. 그래서 흙집을 선택했죠.”

 

그의 흙집은 앞 뒤 두 채가 중간 복도로 연결되는 구조다. 앞쪽은 거실이고 뒤 쪽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실제로는 29평이지만 디자인상 더 넓어 보인다. 또한 특별함도 숨어 있다. 두 가지인데 하나는 난방이다. “로켓스토브 방식 구들과 보일러를 병행할 거예요. 거실에서 불을 때고 그것이 방을 데우는 겁니다.” 엄씨는 이것이 동네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하나는 정원이다. 밖에서는 안보이지만 집안에서는 잘 보이는 곳. 쉽게 말해 밖에서는 담인데 안에서는 정원이다. 아늑한 가족과의 소통 공간이다. 안애낙원은 1억 2000만원의 건축비가 예상된다. 

 


고산 안애낙원 시공 양정모 소장

 

“자연의 힘 흙집 많이 지어야죠”

 

고산 안애낙원 시공 양정모 소장

 

최근 완주 흙건축학교 졸업생과 강사들이 모여 흙건축협동조합을 만들었다. 흙건축을 지속적으로 해보기 위해서였다. 고산 안애낙원은 흙건축협동조합의 첫 작품격이다. 흙건축협동조합원이며 안애낙원 시공 소장을 맡고 있는 양정모씨로부터 흙건축협동조합과 흙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떤 사람들이 모였나
흙건축학교 졸업생 및 강사진, 일반 시민, 방송국 작가 등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다.

 

조합원  기준과 현재 조합원 수는
흙건축학교 기술과정을 졸업한 사람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조합원은 현재 12명인데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어떤 일을 하나
기본적으로 흙집시공, 학교시설 설계, 시공 등을 해나갈 예정이다. 협업하는 건축사들이 있어 우린 시공을 주로 할 것이다.

 

굳이 흙집인 이유는
사람들에게는 건강에 좋고 안정적인 면에서도 흙이라는 것이 내재 에너지, 즉 가공되는 에너지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자연으로 반환되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건축비는 얼마나 들어가나(30평 기준)
기본적으로 경우마다 다르지만 평당 350만원에서 400만 원정도 예상하면 된다.

 

앞으로의 계획
8월 중에 거창으로 일부 인원이 넘어가고 일부는 고산 현장에서 작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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