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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 농부들] 완주 씨감자 선구자 최덕환씨2014-07-17

[주경야독 농부들] 완주 씨감자 선구자 최덕환씨

 

‘지피지기’ 자세로  시장개척 ‘현미경 분석’

 

완주 씨감자 선구자 최덕환씨

 

한해 감자 농사는 씨감자가 좌우한다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씨감자는 최대한 건강한 것을 사용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감자를 씨감자로 사용한다고 해도 자가채종(본인이 재배한 것을 종자용으로 쓰는 일)에 의한 수확량 감소를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농가들은 따로 종자용으로 생산된 씨감자를 사용하는 게 품질이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18년 전 완주로 귀농해 감자 농사에 뛰어든 농부가 있다.

 

“농사꾼이라면 모름지기 내가 키우는 식물에 대한 이론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돼.”

 

6월의 마지막 일요일 삼례 들녘. 수확기를 맞은 감자밭에는 주먹만 한 감자들이 가득했다. 호미로 밭을 훑을 때마다 알이 굵은 감자들이 땅 기운을 머금은 채 뭉텅이로 쏟아져 나왔다. 작업복 차림의 최덕환(59)씨는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것도 잊은 채 감자 캐기에 열중했다.

 

최씨는 “공기 중에 습기가 가득할 때 감자를 캐면 온갖 바이러스를 불러와 저장성이 좋지 않다”며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수확을 마무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삼례에서 ‘공부하는 감자꾼’으로 불린다. 집에는 ‘작물생장론’, ‘위기의 밥상농업’, ‘이야기 농업’ 등 두꺼운 대학 전공서적과 각종 농사 자료를 모아놓은 파일철, 신문 스크랩 등이 가득하다.

 

올해로 귀농 18년차. 최씨는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이었는데 경기가 좋지 않고, 커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다른 방도를 찾아야 했다.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 수많은 실패를 거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강원도 씨감자가 12~3월, 김제 씨감자 9~11월 사이 시중에 유통되는 것에 관심을 가졌다. 이후 정부보조금을 받아 최씨는 국내 최초로 씨감자 배지경(인공상토에 양액재배) 재배를 시도했다. 그는 “씨감자의 보급 부족으로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감자시장 불안정을 해소해 씨감자 생산농가만이 아닌 일반 재배농가의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되길 바랐다”며 “제주도 등에서 찾아와 농장에서 세미나 등도 열고, 씨감자 성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회상했다. 

 

최씨는 완주감자연구회 총무로 일했다. 그런 와중에 수박에 대한 연구와 기술연마로 7000여 만원의 연소득을 올리고 있다. 그는 농업 마이스터대학-딸기반 4년 전과정을 수료했고, 현재는 농업대학 2년차 수업중이다.

 

“농사를 수십년간 지으면서 늘 이론적으로 부족함을 느껴 대학 강의를 찾게 됐다. 배움을 통해 토양·재배환경·작물의 생육에 대한 이론이 정립되면서 새로운 세상이 보였다.”

 

1주일에 한번씩 받는 수업. 농번기 때는 밭일을 한 뒤 씻지도 못하고 땀내 풀풀 내며 수업을 들었다. 영어로 된 전문용어는 딸에게 물어봐 가며 쓰고, 익혔다. 최씨는 “처음 5년간은 땅이 가진 기본 힘으로 어느 정도 수확이 이뤄졌지만 이후에는 ‘수확=실질소득’ 관계에 한계가 찾아 왔다”며 “부지런히 배우고 새로운 것을 적용하지 않으면 농업과 농촌의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여기에 멈추지 않고 귀농자의 멘토 역할로 자처하고 있다. 작목별 현장실습 연수생으로 선발된 귀농인은 선도농가에서 한 달에 약 20일씩 5개월 동안 희망 작목에 대해 선도농가의 영농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최씨는 4년전부터 귀농인 후배를 지도해 오고 있다. 후배는 최씨로 부터 실습포장과 그에 따른 농자재를 제공받고 있다. 또 농기계 조작법, 작목별 재배기술, 병해충 방제 기술, 친환경 농산물 생산 및 수확 후 관리 등으로 영농체험을 하고 있다. 

 

“‘눈 밭길을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 발자국이 뒷사람의 길이 된다’고 말했다”면서 “영농의 노하우를 뜻있는 후배들에게 전수해 좀 더 나은 농촌을 만드는 데 함께하고 싶다.”

 


 

“기본부터 제대로 배워 참 농부 되고 싶어”

 

최덕환씨에게 농사배우는 안명국씨

 

안명국(40·사진 아래)씨는 완주 씨감자의 대부격인 최덕환씨에게 농사를 배우고 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로컬푸드에 조금씩 물건을 내는 등 공부하는 진짜 농업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최덕환씨에게 농사를 배운지 얼마나 됐나
만난 지는 3년 됐고 배우기 시작한지는 한 1년 됐다. 본격적으로 농사를 지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부터다. 감자를 심기로 하고 씨감자를 구입하러 돌아다녔다. 전국 최초로 씨감자를 배지에서 육종하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돼 씨감자를 얻으러 왔다 인연이 됐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
아침 일곱 시 하우스 문을 열면서 시작하는데 선생님의 매뉴얼에 따라 일하며 배우고 있다. 대표적인 게 수확시기에 맞춰 물을 주는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노지감자와 맞물리지 않게끔 간격을 조정하는 법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있다.

 

최덕환씨가 가장 강조하는 건 뭔가
규모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신다. 하지만 나는 자금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물건을 내고 있나
엽채류와 노지 고추, 감자 등을 내고 있다. 또 수박 한 동 있는 거 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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