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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님들, 잘 부탁드려요~2014-05-21

이모님들, 잘 부탁드려요~

 경기도 수원에서 살던 오무남·하여옥씨 부부가 먹방마을 할머니들께 음료수를 대접하고 있다.

 

 

이모님들, 잘 부탁드려요~

 

수원에서 이사온 오무남·하여옥 부부

 

수원에서 세 할머니 사는 먹방마을로 이사 … “어머니 가슴 같은 산이 좋아” 미련없이 도시의 삶 정리

 

운주면 구제리 산골짜리 세 할머니들만 오순도순 살았던 먹방마을에 최근 새 식구가 이사 왔다. 1년여 만에 다시 찾은 먹방마을. 마을로 찾아 가는 길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개울을 건너고 산을 넘어야 하는 험한 길이다. 하지만 들과 산의 초록빛을 감상하느라 힘든지도 몰랐다. 길 옆 밭에는 생전 처음 본 더덕과 도라지가 짙은 싹을 틔워 자라고 있었다. <완두콩 2013년 3월호 보도>

 

마을 앞에는 예전에 못 보던 번듯한 집 한 채가 나타났다. 잘 가꾼 화단에선 들장미, 수국, 매발톱 등 색색의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냈다.

 

경기도 수원에서 살던 오무남(72)·하여옥(68・여) 부부는 지난 4월 초 먹방마을로 이사왔다. 하씨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고향(구제리)에 내려와 지낼 곳을 찾던 중 이곳 먹방마을까지 들어왔다.

 

하씨는 “마루턱에 서서 보니 어머니의 가슴 같은 산이 포근히 감싸는 느낌이 좋았다”며 “그 길로 미련 없이 답답했던 도시의 삶을 정리하고 남편과 함께 내려 왔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대지를 깎아 마당을 내고 다 쓰러져 가던 낡은 집을 고쳤다. 집 한켠에는 아내의 치료를 위한 황토방까지 만들었다. 집을 새로 짓는 것 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었다.
산골짜기에서 사는 삶. 이들 부부는 한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신체가 건강해 지는 것을 느낀단다. 오씨는 “이전에는 6시면 빨리 일어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일과를 하고 저녁 8시면 잠자리에 든다”며 “감나무 농사를 생각중이라 하루 종일 몸을 쓰기 때문에 입맛도 돌아왔다”고 말했다.

 

부부는 모두 천주교 신자다. 그래서 할머니들이 더 좋아한다. 오씨는 “마을에 남자가 혼자라 응급상황이 생기면 챙겨야 할 일들이 많은 것 같아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래도 의지하면서 건강하게 오순도순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먹방마을 할머니들은 여전히 푸근한 모습으로 반겼다. 문안녀 할머니는 “담장이 없어서 성당에 갈때나 장에 나가면서 집을 비울 때면 누가 들어오진 않을까 걱정했었다”며 “마을 앞에 이웃이 들어오면서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좋아했다.

 

심금순 할머니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니 하늘에서 어떻고 알고 천주교 신자를 이웃으로 보내주셨다”며 “아플 때나 성당에 나갈 때에도 걱정이 덜 할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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