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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가 실어온 분뇨의 말끔한 변신 2014-03-19

똥차가 실어온 분뇨의 말끔한 변신

똥차가 실어온 분뇨의 말끔한 변신
 
 
완주분뇨축산폐수공공처리장
 
 
‘노란 똥차(분뇨수거차량)를 보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다. 어디서부터 나온 이야긴지 밑도 끝도 없는 속설이지만, 누구든 노란 똥차를 보면 그날 운수가 대통일 거라며 좋아했다. 어찌나 이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지, 복권을 움켜쥐고 지나가는 노란 똥차 한 번 보려고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사람도 한 둘이 아니었단다.
 
그 속설 때문일까. 노란 똥차를 마주할 때마다 진한 냄새와 함께 풍겨져 나오는 신비감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특히 무성한 소문을 뒤로한 채 묵묵히 제 할 일을 끝내면 사라져 버리는 새침함. 그리고 어디로 향하는 지 쉬이 일러주지 않는 도도함은 궁금증을 높이기 충분했다.
 
과연 완주 지역 주민들과 가축들의 그것(?)을 품은 채 어디로 가는 것일까? 베일에 쌓여있는 노란 똥차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삼례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그 종착역, 완주 분뇨축산폐수공공처리장을 찾았다.
 
 
8-분뇨처리장 사무실.jpg
분뇨처리 제어시스템.
 
 
때마침 한 대의 분뇨수거차량이 들어섰다. 담당자는 계근대에서 차량의 무게를 잰 뒤 곧바로 분뇨투입동으로 이동, 차량 수거통 주변에 칭칭 동여매져 있던 기나긴 호스의 똬리를 풀고 처리장 출입구에 마련된 분뇨 투입구에 호스를 끼웠다. 차량엔진이 힘을 쓰자 커다란 호수는 크게 움직이더니 분뇨가 빨려 들어갔다.
 
이 같은 처리 과정은 가축 분뇨와 인분으로 분류돼 이뤄진다. 각 분뇨는 고형물 상태에서 미세협잡물처리기를 거쳐 분뇨의 오염물질 및 악취를 제거해 반응조로 보낸다. 이 때 미생물을 투입해 한 차례 더 분해과정을 거쳐 탈수기로 보내면 중수로 방류할 물과 최종 찌꺼기(슬러지)가 분리돼 보관·처리된다. 일부는 지렁이먹이로 활용된다. 이 과정에서  방류되는 물은 분뇨처리장 인근 하수처리장과 연계·처리해 하천으로 내보낸다.
 
이 과정은 이곳 처리장 직원 3명의 근무 아래, 하루 24시간 수차례 반복된다. 모든 작업은 기계식 자동처리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근무자들이 없는 업무 시간 외에도 기계는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이 때 기계 및 작업의 오류를 감지, 통보하는 원격 시스템은 24시간 문제없이 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1일 평균 완주 지역에서 배출·처리되는 인분은 50톤, 가축분뇨는 120톤이 된다. 톤당 처리비용은 2,000원이다.
 
모든 작업은 청결을 기본 원칙 아래, 진행된다. 특히 최근에는 혐오시설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이미지개선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오롱 워터 앤 에너지 박진환 대리는 “인분과 축산분뇨는 비록 혐오시설로 여겨지고 있지만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8-분뇨처리장 밖 설명.jpg
박진환 대리가 분뇨축산폐수처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올해 악취 80% 줄여 혐오시설 이미지 개선할 것”
 
 
분뇨축산폐수처리장 박진환 대리
 
 
-처리장,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완주 분뇨축산폐수공공처리장은 완주군이 1999년 지역 내 축산농가 등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를 수거해 안정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에 마련했다. 이후 2008년 코오롱 워터 앤 에너지가 위탁을 맡아 운영 중에 있으며,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 개선 및 노후화 시설 보수를 위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현재 어떤 일을 벌이고 있나?
 
▲지난해 2월 액상 부식조 등 공정별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기계가 원활히 작동되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올해부터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개선사업에 돌입했다. 이와 더불어 혐오시설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악취를 줄일 수 있는 장비 구축에도 힘을 기울여 한 해 동안 대대적으로 시설 개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기존 발생했던 악취의 80%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설 특성 상, 대부분 지저분할 거란 생각을 많이 하는 데, 오히려 어떤 작업장 보다 깨끗하다. 냄새는 조금 날지도 모르지만, 쾌적한 환경 아래서 완주 지역 주민과 가축의 배설물이 깨끗한 상태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언제 어느 때든 처리장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으니, 지역 주민 누구든 편하게 방문하셔서 지역 배설물이 얼마나 깨끗하게 처리되고 있는 지 지켜봐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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