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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2013-09-21

비비정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비비정마을의 양수장은 일제강점기의 문화유산으로 1920년대에 삼례와 익산지역의 상수원을 공급하기 위해 건립됐다.
 
"5년, 10년을 내다보고 청춘을 맡겼어요."
 
 비비정마을 농가레스토랑 김기정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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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청년 김기정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여느 젊은이들처럼 대기업 입사를 꿈꿨다. 토익 900점에 빵빵한 ‘스펙’을 지닌 그에게는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친구들 상당수도 대기업에 입사했다. 그런 김씨가 지금 비비정마을 농가레스토랑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오랜 시간 준비한 길과는 너무 동떨어진 길을 걷고 있다.
“절친한 친구를 통해 비비정마을을 알게 됐어요. 농촌에 흔치 않은 농가레스토랑은 분명 위험부담이 상당하지만 그만큼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5년 뒤 10년 뒤를 내다보고 내린 결정입니다.”
6월초 농가레스토랑 매니저로 비비정마을에 합류한 김씨는 청소나 서빙 같은 간단한 업무에서 세무 관리에 이르기까지 레스토랑 전반의 업무를 보고 있다.
그는 오전 10시에 출근해 오후 9시 쯤 퇴근한다.

“아침에 오면 청소를 합니다. 1시간 30분가량 걸리죠. 청소가 끝나면 예약을 정리하고 테이블을 세팅한 뒤 2시까지 홀에서 서빙을 봅니다. 점심손님이 물러가면 그때부터 홀을 정리하고 3시부터 4시까지 식사를 하고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다시 홀 서빙, 정리 후 업무를 마무리하면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하루가 가죠.”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예약전화를 받느라 대화가 끊어지고 이어지길 반복했다.

“아르바이트를 오래했기에 식당 서빙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것도 스물두 살 때 얘깁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이 일을 하고 있네요.” 한편에서는 ‘농가레스토랑 매니저할 거면 뭐하려고 어렵게 스펙을 쌓았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기업 간 친구들이 부럽지 않으냐고.  “5년, 10년 뒤를 봤습니다. 나만의 밑천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이 일이라고 생각했죠. 당장은 대기업 간 친구들의 연봉이 두 배지만 부럽지 않아요. 5년 10년 뒤 앞지를 수 있다고 봅니다.”

자신감도 생겼다. 농가레스토랑의 음식 맛이 좋았다. 서비스만 좋아지면 되겠다 싶었다. 되레 너무 빨리 매출이 상승해 걱정마저 들었는데 김씨는 “그래서 최대한 서비스에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즐기면서 일한다. “무엇보다 어머니들과 일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물론 나이차로 안 통하는 부분이 있지만 손자뻘이라 잘 챙겨주고 실수해도 웃고 넘어간다. “제가 아프다 하면 그럼 편하게 쉬어라 하고 말씀해 주세요. 어머니들이 너무 편하고 좋아 하루 종일 일해도 부담이 없을 정도예요.” 일반 직장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일이다.

레스토랑이 잘나가는 만큼 걱정도 있다. 일하는 어머니들의 피로도다. “매출은 두 배로 뛰었는데 일할 사람은 그대로여서 (어머니들이) 체력적인 부분들에서 많이 힘들어요.”
그래서 김씨는 힘든 티도 안내고 더 많이 움직이려 노력한다. 매니저인 그가 굳이 서빙을 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임정자(80) 할머니는 그런 김씨가 “꼭 손자같다”며 “우리 같이 늙은이들하고 일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군말 없이 잘하고 우리도 잘 챙긴다. 우리 마을 보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비비정을 농가레스토랑의 모범사례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월급은 5년 뒤를 보고 있다. 김씨는 아직 미혼이다.
 
-비비정 농가레스토랑은
 
요즘 연일 발 디딜 틈이 없는 비비정마을 농가레스토랑은 2012년 4월 만들어진 비비정 어머니들의 음식문화창업팀이 뿌리다. 당시 어머니들은 평소 손맛에 꾸준한 교육과정을 더해 레시피를 개발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시골정식인데 뚝배기를 기본으로 갖가지 반찬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계절마다 메뉴가 바뀌며 같은 계절이라도 2~3일 주기로 제철음식이 나온다. 매실장아찌, 감자볶음, 깨순볶음, 비듬나물, 오이무침, 두부를 넣은 묶은지볶음, 녹두묵, 장조림, 오이냉국, 돼지고기 수육 등이 요즘 나오는 음식인데 그중 가지나물이 특히 인기가 좋다. 상차림은 시골정식과 시골뷔페, 연찬·모임 및 워크숍으로 구분돼 있다. 가능한 모든 식재료는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매출은 매달 급상승해 8월 말 9월 초 점심 매출만 해도 100만원이 훌쩍 넘었다. 월요일은 정기 휴일이다.

■ 시골정식 중 상시&예약메뉴는 12,000원, 예약전용메뉴는 15,000원, 20,000원.
■ 시골뷔페는 예약제로 20명 이상 단체일 경우 가능하며 값은 9,000~15,000원.
 

"전망대 야경 본 순간 비비정에 반했죠."
 
  카페 비비낙안 카페지기 류한승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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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에 가면 작은 공간인 힐탑에 비비낙안 이라는 아름다운 카페가 연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예전 저수조물탱크를 이용해 마치 영화 속의 우주정거장과 비슷한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다. 카페와 전망대 사이엔 작고 아담한 공연장도 있고 방문자센터도 있다.
“전망대에서 야경을 본 순간. ‘그래 여기다’ 생각했죠.”
비비낙안의 열혈 카페지기 류한승(34)씨. 류씨는 지난 7월부터 비비낙안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작은 카페업무를 보던 중 우연한 기회에 비비낙안 운영 제안이 들어왔다.
“50대 쯤엔 마을 공동체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은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이렇게 빨리 이뤄질 거라곤 전혀 생각 못했죠”
그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했다. 또 여행과 커피를 좋아하고, 수제쿠키를 구워 서울의 카페에 내다 팔정도로 수준급 베이킹 실력을 갖추고 있다.
류씨는 “말 그대로 ‘깡촌’을 상상했는데 시골 마을에 와서 보니까 사람들 왕래도 많고, 현대식 통유리 건물이 인상적 이었다”며 “완곡천 그대로 남아 있는 만경강의 풍경, 어려울 수도 있는 마을 어르신들, 귀촌 2개월 차인 그는 “힘들지만, 재미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카페 운영시간의 안정화, 특색 있는 메뉴개발에 아직 짐도 못 풀었다. 이전 마을회관에서 귀촌 총각들이 같이 지내고 있다. “불편하긴 하지만 읍내 원룸보다 마을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지금 이 공간이 좋다”며 “조만간에 마을 빈집을 수리해 나만의 공간을 꾸며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카페 비비낙안은
차한잔과 만남이 함께하는 커뮤니티 카페를 지향한다. 주 메뉴는 커피, 효소차, 담금차, 직접 덖은 전통차가 있다. 특히 지난 여름 계절메뉴로 내놓은 팥빙수는 인기절정이었다. 국산팥을 직접 레스토랑에서 쑤어서 만들었다. 연유 또한 우유로 직접 만들었다. 설탕량이 기존 팥빙수의 1/4수준으로 줄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웰빙 팥빙수가 탄생했다. 
 

-팔순 셰프 임정자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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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마을 농가레스토랑에서 일하는 팔순의 임정자 할머니는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집을 나서는데 들깨 밭에 들려 깻잎 한 주먹을 따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게 반복되는 일상이다.
할머니는 8시가 되면 일과를 시작하는데 호박죽과 전, 수육 등이 주로 맡은 일이다.
식당에서 일하기 전에는 주로 농사를 지었고 지금도 아들과 벼농사를 짓고 있다.
그 전에는 제주도에서 식당을 했는데 아들이 식당을 운영해 도와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호박전과 버섯전을 부치고 커피와 생강, 무, 양파, 소금 등을 넣고 수육을 삶았다.
8시 30분에 퇴근하는데 손님이 늦게까지 있는 날은 10시 퇴근도 마다않는다.
할머니는 “아들이 못하게 하는데 그래도 한 번 발을 디뎠으니 1년은 해야 한다”며 “재미로 하는 일이지만 손님들이 맛이 좋다고 하니 아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좋은 사람들과 유쾌하게 빚은 술... 인심에 취하죠"
 
  작은 양조장 지킴이 김희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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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렇게 고개를 숙여가는 들판을 바라보며 우리 고유의 향내를 뿜어내는 그윽한 술 한잔을 마신다면 그 술의 향내가 몸 깊숙이 베이지 않을는지.
술을 빚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물이다. 드넓은 평야를 굽이치며 흐르는 맑고 투명한 물은 술을 빚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인 물의 품질을 보장한다. 우리는 이것을 ‘물 맛이 좋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해버린다. 하지만 술에 있어서 물맛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소다.
지난 8월의 마지막 주말. 비비정 마을회관 옆에 있는 비비정 양조장을 찾았다. 젊은 청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고두밥을 치대고 있었다. 지난 7월 비비정에 귀촌한 양조장 지킴이 김희준(34)씨. 김씨는 이날 새벽 1시에 일어났다. 맵쌀과 찹쌀을 반말씩 섞어 백세(백번 문질러 씻어 내기)한 후 11시간 동안 침전시켜서 가져와야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맵쌀과 찹쌀로 지은 고두밥을 그늘진 곳에 널고, 뒤집었다. 나머지 양조장 사람들은 넓은 평상에서 치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서늘하게 식은 고두밥과 누룩, 물을 커다란 양푼에 담고 걸쭉해지도록 치대는 작업을 40~50분간 쉼없이 계속했다. 물론 사는 얘기, 술 얘기 등을 곁들인다.
김씨는 서울 청소년 센터에서 아이들 목공 작업을 가르쳐 주던 선생님이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비비정에 들어와 양조장 업무를 맡아 보게 됐다.

김씨의 주량은 소주 1병. ‘술도 못 마시면서 술 만드는 건 왜 배우냐’는 주변의 타박에도 불구하고 술을 빚기 시작한 지 3개월 가까이 된 김씨는 애주가가 다 됐다. 치대기 작업을 하는 내내 “한 손이 한 잔”이라며 누룩과 고두밥 묻은 손을 흐뭇하게 쳐다볼 정도다.
양조장에 일하는 사람들 모두 한결 같이 술을 빚으면서 넉넉한 인심을 배우고, 그 향취에 사람들이 모여들어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갖는 일이 일상사가 됐다고 한다.

김씨는 “시중에서 파는 술은 술이 사람을 먹지만, 좋은 술은 즐기면서 마시게 된다”며 “일반 소주는 머리부터 취기가 오르지만 빚은 술은 온몸에 취기가 퍼지고, 다음날 머리 아픈 일이 절대 없다”고 강조했다. 술을 빚으면서 애주가들은 오히려 주량이 줄고, 술 한잔 못 마시던 사람들은 거꾸로 애주가가 된 셈이다.

술은 같은 재료라도 그 처리법에 따라, 빚는 사람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고 한다. 김씨는 “독 안에서 발효가 되면서 나는 소리와 졸졸졸 물이 흐르는 듯한 술 괴는 소리는 빚는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며 “우리 민족에게 술은 마음과 몸을 달래는 약이었고, 봄·여름·가을·겨울 자연의 이치를 함께 표현한 풍류였다”고 강조했다.

-비비정마을 작은 양조장은
비비정 마을에선 예부터 색다르고 향다른 술들이 집집마다 익어갔다. 집에서 마시는 술 ‘가양주’다. 어느 집은 술맛 비법을 오랜 세월 묵은 항아리에 두기도 했고, 어느 집은 어떤 음식이든 뚝딱해내는 마법 같은 주름진 손에 두기도 했다.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집마다 김장 담듯 행해지던 가양주는 밀주가 되어 줄어들고, 비비정 마을에서도 점차 자취를 감췄다.
시간을 훌쩍 건너며 다시 가양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비정 마을에서도 ‘작은 양조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 2011년 7월. 박사문 이장과 김동환 청년회장이 뜻을 모으고, 청년회 젊은 일꾼들이 가담했다. 술을 만드는 술청은 가정집 가양주 생산시스템보단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발효시설을 갖춘 술 제조공간으로 꾸려졌다.
비비정마을의 술청은 주방시설과 술항, 냉장고 등 최소한의 시설을 갖췄다. 양조장 사람들은 가정을 꾸리고 생업을 하면서 전통주 특유의 맛을 내기위해 1년 여 간의 교육을 거쳤다. 지금은 전문 제조면허를 기다리면서 와일드푸드축제(27~29일)를 준비하고 있다. 양조장 체험, 술 빚기, 소주 내리기, 시음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작은 양조장 김승태 대표는 “작은 양조장은 일제시대 이후 사라진 전통양조법에 따르는 마을양조장을 마을 사람들의 힘으로 부활시킨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풍미가 깊고 뒤끝이 없는 고품질의 술로 차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골살이 어느덧 7개월... 버벅대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서은형 디자인 및 프로그램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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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 오후 4시, 만경강 너머로 전주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비비정마을 야산 꼭대기에서 서은형씨는 벽돌을 나르고 설치된 천막에 테이블 자리를 잡았다. 6시부터 시작되는 한네골야시장 행사를 앞두고 서씨는 판매할 물건을 정리하고 공연상황을 체크하는 등 행사준비로 정신없었다.

이날 첫 선을 보인 한네골야시장은 비비정마을, 정산마을, 학동마을, 00마을 등 삼례지역 4개 마을 공동체에서 생산한 농산물과 가공품을 판매하는 문화장터다. 야시장은 매달 한 차례씩 개장할 계획인데 전주와 서울지역 작가들이 참여한 아트마켓(예술품 판매)도 함께 열린다.

6시가 지나자 뮤지션들이 준비한 공연이 펼쳐졌고 비비낙안 카페 옆 공터에 마련된 한네골야시장도 소박한 문을 열었다.
서씨는 “첫 행사라 걱정했는데 별 사고 없이 마무리돼 다행”이라고 했다. 공연과 야시장은 밤 9시가 지나서야 끝이 났다.

서씨가 비비정마을에서 살기 시작한 건 올 3월부터고 마을사무국에서 일하기 시작한 건 6월달부터다. 그는 이곳에서 문화콘텐츠 기획, 사무,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진행 등을 맡고 있는데 카페나 농가레스토랑이 바쁠 땐 잡다한 일도 거들고 있다. “귀촌자를 위한 집에서 지내고 있는데 어머니들이 많이 챙겨주세요.” 마을에 오기 전 그는 전주문화재단 부채문화관에서 일했다. “근데 맞지 않았어요. 비비정마을을 알게 됐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 오게 됐죠.”

인천이 집인 그는 전북대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다. 전북문화예술지원센터인 아르떼에서 인턴으로 일도 했다.
처음 마을일을 했을 땐 무척 서먹했다. 하지만 계속 같이 지내고 레스토랑에서 밥도 같이 먹으며 부딪치니 점차 나아졌다. 서씨는 “이제 시작하는 입장이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아질 것 같다”며 “좀 버벅거리는 게 있는데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네골야시장은 앞으로 9월 27일, 10월 11일, 11월 1일 세 번 더 열린다. 참가 뮤지션도 모두 확정됐다. 서씨는 “날 풀리면 내년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나절의 북새통 끝에 항아리 두 개가 가득 찼다. 좋은 사람들과 유쾌하게 빚은 술은 맛도 일품이다. 한 달 후면 드디어 저 술독이 열리고, 흥취 도도한 술잔치가 벌어질 게다.
 
"사람냄새 나는 마을 만들고싶어"
 
비비정의 일꾼 소영식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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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정 마을의 일꾼 사)비비정 소영식(38) 사무국장. 비비정 언덕 한 켠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자신을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비비정과 관련된 각종 행사의 기획, 실무자들의 의견조율을 담당한다.

소 국장은 올해로 5년째 비비정 신문화 공간 사업을 맡고 있다. 대학에서 주 전공으로 자연공학을 선택했지만 언젠가 쓸 수 도 있겠다는 생각에 건축설계를 부전공으로 배웠다. 이후 서울의 건축설계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팀장까지 승진했지만 이네 답답한 도시 생활에 싫증이 났다.

소 국장은 “뭔가 새로운 일을 찾아 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완주군 희망제작소에서 비비정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왔다”며 “꿈꿔 오던 신문화사업(공간을 활용해 커뮤니티 비즈니스 창출)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마을사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소 국장은 “마을에는 이렇다 할 특화작물이 없었고, 주민들의 생활권을 보장한 채 새로운 사업을 펼칠 공간 마련이 시급했다”며 “마침 군청 등 국가 소유의 땅(현 레스토랑 부지)이 눈에 들어와 애초 레스토랑과 카페 등 공간을 중심으로 한 사업계획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비비정이 법인체로 출범하면서 사무국장이라는 직함으로 마을에 눌러 앉게 됐다. 소 국장은 “법인 대표로 있는 마을 부녀회장님이 보여준 일에 대한 열정과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정(精)이 비비정에 머물게 했다”며 “지금껏 후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사람냄새가 나는 비비정 만들기’에 더욱 노력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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