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기획특집

토종벌이 살아난다 2013-07-09

토종벌이 살아난다

 

2010년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키우던 토종벌을 모두 잃었던 김영호 회장이 상관면 마자마을에서
토종벌을 다시 살려내는 일을 하고 있다. 6월 29일 김 회장이 벌통을 돌보고 있다.
 
 
토종벌이 살아난다
김영호 토봉협회 전주완주지회장의 고군분투
 
김영호 토봉협회 전주완주 회장은 토종벌의 개체수를 늘리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김 회장은 국도 17호선 죽림온천을 지나 1km 남짓 교차로에서 좌회전해서 1.5km쯤 골짜기에 위치한 마자마을에서 토종꿀을 하고 있다.
토종벌은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전멸되다시피 했다.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유충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인데 2009년 발병해 2010년 전국으로 확산됐다. 한봉협회에 따르면 발병 이전 50만군에 이르던 토종벌 개체 수는 현재 1만군이 채 안 된다. 1군은 여왕벌 한 마리와 함께 서식하는 1만~3만 마리의 일벌집단을 말한다.

“거의 다 죽었죠. 한 2% 정도만 살았다고 보면 됩니다.” 완주지역 토봉농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마자마을은 2010년 토종벌 체험장을 만들었지만 문을 열어보지도 못했다. 이 때 이후 완주에서 토봉하는 사람들은 3~4명으로 줄었다. 마른하늘에 떨어진 날벼락이었다. 토봉농가들은 농식품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연재해로 인정해달라는 것이었는데 기각됐다. 현재는 항소를 해놓은 상태다.
김 회장도 이때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작년 7월 15일 임실에서 토종벌을 살린 사람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35군(통)을 분양해 왔다. “혹시라도 병에 걸리면 어쩔까 조마조마 했어요. 지금도 벌통이 있는 곳에는 사람의 접근을 철저히 막고 있을 정돕니다.” 김 회장은 벌통도 소금물에 담가 철저히 소독하고 있는데 “올해만 잘 견뎌내면 100% 성공할 거라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다행히 아직까지 아무 문제없이 잘 살고 있고 지금은 분봉 중이다.
벌 집단이 분가하는 걸 분봉이라 하는데 이 작업이 끝나면 김 회장의 토종벌 개체 수는 200군 가량으로 늘 것이다.
토봉은 4~6월에 분봉하고 첫 서리가 내리기 전 1년에 한두 번 채밀한다. 추석이 대목이다. 토봉은 양봉에 비해 꿀이 되다. “토종벌이 날갯짓으로 수분을 발효시키기 때문”이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했다. 토종벌은 꽃을 가리지 않지만 몸집이 작고 침이 짧아 생산량이 그리 많지 않다. “한해에 한두 차례만 채밀할 수밖에 없는 이유고 비싼 이유”라고 그는 덧붙였다. 토종벌의 떼죽음은 과수농가에도 영향을 줬다. 토종벌이 줄어들면서 인공수분장치가 과수농가의 필수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IMG_8475.jpg
김영호 회장이 토종벌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전북도 얼마 전부터 봉군(벌통) 무료분양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시군의 토봉농가에게 도가 벌 값을 지원해 이들로 하여금 원하는 농가에 분봉을 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완주전주지역은 김 회장이 맡았다. 하지만 분봉을 원하는 농가는 아직 많지 않다. “아직도 병을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내가 키워봤으니 보장 하겠다 해도 선뜻 시도를 못하더라고요.” 김 회장은 조만간 희망자들을 모집해 30군 정도를 분봉할 계획이다. 또 토종벌 개체수가 더 늘어나면 마을 토종벌 체험장의 문도 열 생각이다. 구상대로라면 채밀체험, 밀랍비누체험 등의 각종 프로그램이 운영될 체험장은 벌과 사람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환경교육장이 될 터이다.

“토종벌이 전멸하다시피 한 뒤에 토종벌을 키우던 사람들이 양봉으로 많이 전환했어요. 그분들이 다시 돌아왔으면 합니다.”
김 회장은 “예전에는 워낙에 토종벌이 많았는데 지금은 개체수가 줄어 먹이 풍부한 밀원 확보가 용이하다. 그래서 분봉도 잘 되는 것 같다”며 “지금이 토봉을 시작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꿀 100되를 생산해 10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올 해 수확량은 1000되를 예상하고 있다. 문의 011-678-8565.
 
IMG_8657.jpg

토종판매 농가
상관면 조철 010-5282-1465
소양면 최용환 011-9646-1007
 
 
 
 
 
 
 
 Tip 벌꿀의 종류
벌꿀의 종류는 채취방법과 내리는 방식에 따라 다르다.
채취방법에 따라 석청, 목청, 토봉(한봉), 양봉이 있는데 석청은 절벽이나 바위틈에서 채취한 야생벌꿀이고 목청은 고목이나 죽은 나무에 벌들이 모아놓은 꿀이다. 토봉은 토종벌이, 양봉은 서양벌이 생산한 꿀이다.
또 꿀을 내리는 방법에 따라 생청, 화청, 소청으로 나뉜다. 생청은 그릇 위에 가는 채를 놓고 벌집을 올려 자연적으로 빠지게 한 것이고, 화청은 가열용기를 이용해 열을 가해 내린 것, 소청은 벌집의 형태가 그대로 살아있는 것 을 말한다.

 Tip 토봉과 양봉
토봉은 토종벌이 생산한 꿀이다. 토종벌은 서양벌에 비해 덩치가 작다. 토봉은 장소를 이동하지 않고 첫 서리가 내릴 즈음해서 1년에 한두 번만 꿀을 채취한다. 여러 꽃꿀이 혼합되는 잡화꿀이 많다. 몸통이 작고 침이 짧은데다 개화기인 4월에서 6월까지 분봉하기 바빠 서양벌에 비해 생산량이 적다. 가격이 양봉에 비해 비싼 이유다. 하지만 추위에 강해 우리나라 환경에 적응한 재래종이다.
양봉은 서양벌이 생산한 꿀이다. 1년 동안 꽃을 따라다니며 수시로 꿀을 채취한다. 토종벌에 비해 몸통이 크고 침이 길며 아카시아나무나 밤나무 군락을 중심으로 식물의 개화에 따라 이동하며 꿀을 수확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토종벌에 비해 많다. 아카시아꿀, 밤꿀, 잡화꿀 등이 있다.
 
Tip 멍덕
멍덕은 토종벌을 유인하기 위해 참나무의 껍질처럼 표면을 꺼실꺼실하게 만든 분봉도구다. 벌이 잘 붙을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해 놓는데 주로 벌은 시원한 곳을 좋아해 나무그늘 등에 설치한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꽃을 쫓는 사람들
다음글
‘천인천언(千人千言)’의 열린광장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