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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쫓는 사람들2013-07-09

꽃을 쫓는 사람들

먹고 살게 없어 시작했죠
-고산면 소향리 김홍규씨
 
“젊어서 먹고 살게 없어서 시작한 것이 양봉이었습니다.”
고산면 소향리 김홍규(61)씨는 익산 미륵산에서 아카시아 꿀을 채취한 뒤 보름 전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200~300통의 벌통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 양봉인이다. 그 역시 좋은 밀원을 찾아 전국을 떠돈다.
“결혼 전에 시작한 일이지만 결혼한 뒤 본격적으로 매달렸어요. 먹고살만한 것이 없었거든요.”
김씨가 양봉인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우연한 일이었다. 창포마을 인근으로 벌을 치는 사람이 들어왔는데 그 사람의 아들이 사고를 당해 김씨가 일을 좀 도와주게 됐다. 그게 인연이 된 것이다. 그때 양봉 수입이 짭짤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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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면 소향리 김홍규씨
 
“나중에 벌을 이동시킬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알아봐 달라고 했는데 내가 해보겠다고 나서면서 벌을 키우게 됐죠.”
첫해 200만원을 벌었다. 그 후로도 수입은 괜찮았고 마음속으로 1억 원만 모으면 그만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1억 원이 모아졌다. “30여년 전만해도 고산에 돈을 맡길만한 곳이 없었어요. 현금을 시멘트포대에 담아 나뭇짐 사이에 넣었던 게 기억나요.” 전성기때 얘기다.
지금은 그때만큼은 아니다. 그래서 가끔 후회도 하는데 다른 사업을 했으면 훨씬 탄탄한 기반을 잡았을 거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자부심만큼은 남달라 “꿀을 주문한 사람이 있으면 가능한 우리 집으로 오라”고 한단다. “이름 석자를 걸고 팔려고 하기 때문”이다. 문의 063-263-4749.
 
 
50년 전 지게로 지고온 벌통 한개가 인연
-화산면 상호마을 김영식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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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연한 기회에 양봉을 시작하게 됐지.”
화산면 상호마을 김영식(76) 할아버지의 부인 유재화씨는 “남편이 어느 날 지게로 벌통을 한 개 지게로 지고 오면서부터 양봉을 시작하게 됐다”고 기억했다. 신혼 무렵이니 족히 50년은 넘었다고 한다.
“이웃집 송씨가 굴뚝 속에 벌이 있다고 불러 가봤더니 한주먹 거리가 되는 거야. 벌통을 갖다 담아줬더니 못 키우겠다고 해. 그래서 내가 밤에 지게에 지고 왔지.”
김 할아버지는 아침저녁으로 날마다 그것만 쳐다봤다. 벌통은 1년 뒤 3통이 됐고, 그 이듬해 열통으로 늘더니 순식간에 100통이 됐다. 100통이 넘어간 뒤부터는 논산 딸기밭에 수정용으로 팔았다. “논산에 딸기밭이 많았는데 벌통 당 2만5000원 가량 받았다”고 했다.
위기도 있었는데 130통이 넘어 갔을 때 순식간에 다 죽어버렸다. 할아버지는 “먹이를 사다놓았는데 안 먹일 수도 없고 해서 전주 효자동가서 다시 벌을 20통 사와서 그놈들을 지금까지 계속 먹이고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는 혼자서 했는데 지금은 가족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못한다”고 했다. 몇 번이고 이동식을 고민했지만 다른 농사가 많아 욕심을 줄였다. 게다가 마을 주변이 워낙에 밀원이 좋아서 굳이 이동할 필요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주로 찔레꽃과 때죽나무, 쥐똥나무 꿀을 많이 받는데 서울과 대전, 익산 등에 팔고 있다. 올해 벌써 세 드럼을 팔았다.
문의 016-670-5374
 
정리채밀 원칙 고수 "설탕 꿀은 옛말"
-화산면 신공마을 남승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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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면 신공마을 남승태(61)씨는 몸이 아파 양봉을 시작했다. 20여 년 전 십이지장궤양을 앓았는데 지인들로부터 벌꿀이 좋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벌을 키운 지는 한 20년 됐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아도 돼 좋아요.”
감 농사를 주로 하는 남씨는 30통 가량을 고정식으로 키우고 있는 데 봄에 한번만 아카시아를 타라 충남 논산으로 이동했다 온다. 남씨는 정리채밀을 원칙으로 한다. 정리채밀이란 본격적인 개화기 전 벌의 먹이로 준 설탕이 상품에 들어가지 않도록 상품꿀을 받기 전 벌통 속의 설탕 섞인 꿀을 정리해주는 것이다. “벌꿀에 설탕이 섞여있을 거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본격적으로 꿀을 받기 전에 싹 짜내기 때문에 설탕이 꿀 속에 들어가는 일은 사실상 없어요.” 설탕은 꽃이 없는 시기의 벌들의 밥이다. 꽃들이 피면 설탕을 줄 이유가 없다.
남씨는 요새 e비즈니스를 배우고 있다. 블로그를 만들어 전자상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선데 상반기 30시간 하반기 30시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문의 063-263-5104.
 
 
 
맛도 색도 일정하지 않으니 100% 자연산
-비봉면 유희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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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면 유희철(51)씨는 1월이면 거제도로 간다. 따뜻한 곳으로 가 벌을 깨우기 위해서다. 벌을 깨우는 일은 개채수를 증식시키는 작업이다.
꿀 생산을 위한 사전준비로 유씨는 “한통에 4만에서 8만군을 만들어놔야 짧은 기간에 빨리 목표량을 수확 할 수 있다”고 했다.
유씨는 형 희영씨와 함께 2000여 통의 벌을 키우고 있다. 본격적인 수확철은 5월부터인데 그는 아카시아 꽃을 쫓아 3차까지 옮겨 다닌다. 1차는 창원이고 2차는 전주 완주 증평, 3차는 무주 장수 인천 강원도다. 아카시아가 지면 때죽나무로 옮겨간다. 이후 산딸기, 복분자, 감꽃, 쥐똥나무, 쪽재비쌀 계통으로, 다음에는 밤 헛개나무 옻나무 다래 정금 계통으로 이동한다.
유씨는 “벌들이 하는 일이라 100% 자연산일수록 색도 맛도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예를 들어 같은 복분자꿀도 꺼멀 때가 있고 붉으작작 할 때도 있다. 밤나무 다음에는 참깨 싸리 들깨 메밀꽃인데 이는 모두 벌의 먹이용 즉, 겨울 식량이다. 이때는 꿀을 따지 않는다. 채밀시기가 끝나면 10월에서 3월까지 딸기 밭에 갖다놓고 화분매개로 쓴다.
 
문의 010-3269-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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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밀작업을 하고 있는 작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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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발생시켜 벌을 쫓는 훈연기
 
 
 
"발전하려면 끊임없이 연구해야..
 꽃나무 하나라도 스스로 심는 노력 필요"
 -유희영 양봉협회 완주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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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값은 그대론데 기름 값 등의 경비는 크게 올랐잖아요. 양봉농가를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죠. 거기에다 벌에 쏘였다 벌이 차에 똥을 쌌다는 등의 민원도 많이 발생해서 더 힘들어 해요.”
유희영(54) 양봉협회 완주지회장 은 양봉농가가 처한 현실이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날씨변화로 인한 어려움도 그중 하나인데 옛날에는 차곡차곡 꽃이 피었다면 지금은 개화기간이 짧아졌다. 기후변화로 인해 봄가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연히 수확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다 지난 수십 년간 꿀 값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어요.” 그나마 이전까지는 채밀의 기술발전이 급속한 채산성 악화를 막아줬지만 그것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양봉협회는 양봉인들의 친목도모와 정보공유를 돕는 권익단체다. 
유 회장은 “완주 양봉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하늘만 바라보지 말고 소득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을 자꾸 강조한다”고 말했다. 도시민 벌통분양이나 벌꿀체험, 봉독활용 사업에 대한 고민도 이에 대한 연장선이다.
“양봉인이 발전하려면 꽃나무 한그루라고 스스로 심고 설탕 한 방울이라고 덜 먹이고 채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해요. 행정의 도움도 필요하죠. 쓸데없는 나무들을 꽃나무로 바꿔주면 관광사업도 되고 꿀 생산농가 소득사업도 돼 일거양득이지 않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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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회장은 2006년 농림부가 선정한 신지식인으로 동생 희철씨와 함께 2000여 통의 벌을 키우고 있다.
“꿀 값은 그대론데 기름 값 등의 경비는 크게 올랐잖아요. 양봉농가를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죠. 거기에다 벌에 쏘였다 벌이 차에 똥을 쌌다는 등의 민원도 많이 발생해서 더 힘들어 해요.”
유희영(54) 양봉협회 완주지회장 은 양봉농가가 처한 현실이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날씨변화로 인한 어려움도 그중 하나인데 옛날에는 차곡차곡 꽃이 피었다면 지금은 개화기간이 짧아졌다. 기후변화로 인해 봄가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연히 수확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다 지난 수십 년간 꿀 값의 상승폭은 크지 않았어요.” 그나마 이전까지는 채밀의 기술발전이 급속한 채산성 악화를 막아줬지만 그것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양봉협회는 양봉인들의 친목도모와 정보공유를 돕는 권익단체다. 
유 회장은 “완주 양봉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하늘만 바라보지 말고 소득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을 자꾸 강조한다”고 말했다. 도시민 벌통분양이나 벌꿀체험, 봉독활용 사업에 대한 고민도 이에 대한 연장선이다.
“양봉인이 발전하려면 꽃나무 한그루라고 스스로 심고 설탕 한 방울이라고 덜 먹이고 채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해요. 행정의 도움도 필요하죠. 쓸데없는 나무들을 꽃나무로 바꿔주면 관광사업도 되고 꿀 생산농가 소득사업도 돼 일거양득이지 않을 까요.”
유 회장은 2006년 농림부가 선정한 신지식인으로 동생 희철씨와 함께 2000여 통의 벌을 키우고 있다.
 
완주군 양봉 판매농가
 고산면
 강미구 017-263-6314
 김홍규 011-9627-4741
 정낙봉 010-8669-5691
 경천면  윤건종 010-4659-8457
 유원옥 010-3672-0638
 소양면  유석철 011-653-7717
 삼례읍
 유희영 010-4376-1326
 유진상 011-653-7181
 손수양 010-5675-9906
 비봉면  박양재 010-6638-5073
 유희철 010-3269-1326
 화산면  남승태 011-675-5104
 상관면  김종희 011-681-5198
 구이면  이용복 011-9641-6763
 봉동읍  이희갑 010-8647-5569
 정병내 011-689-6181
 최삼열 011-651-3852
 운주면  최규화 010-4642-2436
  이서면  최  식  010-8989-2069
 동상면  하헌무 011-9642-3660
 용진면  김 성  011-9627-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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