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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공정 80% 우리가 직접하죠2013-05-23

생산공정 80% 우리가 직접하죠

 

소포장김치 생산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비봉 행복한집

완주 비봉면 소재지를 지나 천호성지 앞에서 여산방향으로 언덕길 올라가다 산 중턱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은은한 느낌의 2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중증장애인들이 김치를 가공 생산하는 어깨동무 복지재단 직업재활시설 행복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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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오전 9시40분.
차를 천천히 몰아 건물 가까이에 다다르자 작업자들이 컨테이너에서 배추자루를 옮기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옮겨진 배추는 또 다른 작업자들에 의해 칼로 쪼갠 뒤 기계로 옮겨졌다. 기계의 스위치를 누르자 배추가 조각으로 쏟아졌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을 버무리면 맛김치가 된다.
2006년 12월에 문을 연 행복한 집은 장애인 보호작업장으로 현재 1~2급의 중증장애인 18명과 원장, 직업훈련교사 2명이 일하고 있다.
주 상품은 절단위주의 맛김치다. 우리가 흔히 편의점 등에서 사먹는 소포장 김치가 여기서 만들어진다. 2011년 11월 11일 해썹(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인증을 받았다. 배추는 블루파크 영농조합에서 연중 단일한 가격으로 공급받고 있고 배추를 제외한 나머지 부재료는 지역농산물을 쓰고 있다.
작업은 이틀공정으로 이루어진다. 오전에 배추 등의 재료 정선작업을 마치고 오후 2시에 절임작업에 들어간다. 다음날 오전 9시에 세척하고 11시 30분 세척이 끝나면 2시간 동안 탈수한 뒤 오후 1시 30분에 버무리고 포장한다. 모든 작업은 오후 3시 30분이면 끝난다. 이렇게 한 사이클이다. 작업은 오전 9시 시작해서 오후 3시 30분에 끝난다. 제품의 특성상 끊임없이 하는 일이 아니다보니 장애인들이 실제 일하는 시간은 4시간 정도다. 근로자들은 사이 시간을 이용해 교육도 받고 휴식도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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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집 김창곤 부장(왼쪽)과 장애인들이 소금에 절이기 위해 배추를 손질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행복한집은 다른 직업재활시설과 달리 원장과 훈련교사를 제외한 모든 직원이 장애인이다.
해서 장애인들이 생산과정의 80%를 책임지고 있다. 직업훈련교사들은 기계와 양념을 다루고 나머지는 모두 장애인들이 한다. 현재 일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들 대부분 2009년부터 일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행복한집은 장애인들이 어느 정도 능력을 쌓으면 다른 일반 작업장에 취업을 알선한다.
김창곤 부장은 “장애인들의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반 기업을 닮으려 한다”며 “분기별로 1박 2일 놀러도 간다”고 말했다.

장애인근로자 18명중 8명은 집에서 10명은 시설에서 출퇴근하는데 직책을 부여하고 직무를 나눠주고 있다. 급여는 대리급이 최저시급의 80%, 반장급이 60%, 팀원이 43%선인데 하반기에는 최저시급을 맞출 계획이다.
행복한집은 한스푸드테크에 김치 전량을 납품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한스푸드테크는 전국 편의점 김치의 70~80%를 유통하는 대형업체다. 이중 행복한집 김치는 한스푸드테크 구매물량 중 5%를 차지한다. 창업 첫 달 월매출이 2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4000만원을 훌쩍 넘고 있다. 행복한집은 올 연매출 목표를 3억5000만원으로 잡고 있는데 연말에 성과급도 지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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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곤 부장은 “생각보다 일에 대한 욕심이 많다. 처음에는 수동적이었던 사람들이 여기 와서 능동적으로 바뀌었다”며 “월요일 조회에서 일정을 말해주면 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참 대단하다”고 말했다. 행복한집은 장애인근로자들에게 벌칙으로 하루 결근을 시킨다.
김 부장은 “장애인들에게 일 못나오게 하는 게 가장 큰 벌칙”이라며 “처음에는 여기 오는 것을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여기 오지 못하게 하는 걸 두려워 하니 얼마나 일을 좋아하는 지 알 수 있다”며 웃었다.
행복한집이 처음부터 김치를 생산한 건 아니다. 처음에는 버섯을 재배했고 전자제품 임가공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은 장애인들의 참여도를 맞출 수가 없었다. 결국 지도교사가 많은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김 부장은 “이는 장애인직업재활의 역할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장애인들이 모두 할 수 있고 일의 보람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김치가 됐다는 것이다.
 
* 행복한집 김치는
김치유통업체인 한스푸드테크에 전량 납품하는데 두 달 전에 발주받는다. 하루 최저 500kg에서 1800kg까지 탄력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모든 원재료는 국내산 재료만 쓴다. 김치를 만들어 납품하면 한스푸드테크에서 일반김치와 볶음김치, 두부김치 등으로 상품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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