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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마을, 공동체로 로컬푸드 대응 2013-02-21

상호마을, 공동체로 로컬푸드 대응

 

상호마을 공동체 주민들이 마을경로회관에서 마을에서 생산하는 '어머니 손맛'청국장을 포장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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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 오전 10시. 완주 화산면 상호마을 주민들은 매서운 날씨도 아랑곳 않고 삽과 괭이로 야산의 눈을 헤집고 있었다. 한 사람이 괭이로 언 땅을 찍어 엎고 또 다른 사람이 삽으로 땅을 헤치자 땅속에서 누런 감자들이 속살을 드러냈다. 작년 봄 주민들이 마을공동텃밭에 심어놓은 돼지감자였다.

쌓인 눈을 걷어내고 작업을 시작한 지 30여분이 지나자 상자에 돼지감자가 수북하게 쌓였다. 돼지감자는 저장성이 약한 작물이어서 미리 캐놓을 수가 없다. 이날 주민들은 전주 효자동 로컬푸드 직매장(효자 직매장)에 출하할 5kg과 소비자가 직매장에 직접 부탁한 물량 등 10kg의 돼지감자를 수확했다.
김영식 상호마을개발위원장(76)은 “작년 겨울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땅이 꽁꽁 언 겨울에는 경로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전부였는데 이렇게 돼지감자를 수확한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 개발위원장의 말마 따라 작년 이맘때쯤 만해도 주민들은 경로당에 모여 고스톱을 치면서 지냈다. 하지만 전주 효자동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생기면서부터 마을은 달라졌다. 정확히는 청국장과 돼지감자를 납품하면서부터다.
“전에는 이 시간에 일할 것이 있었간디? 경로당서 노는 게 전부였지. 하지만 지금은 보다시피 청국장도 뜨고 감자도 캐고 할일이 많아졌지. 소일거리 삼아 돈을 벌 수 있으니 여간 좋은 게 아녀.” 청국장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최병림(82)씨는 “시골마을 노인들이 만드는 청국장이니 소비자들이 믿고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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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마을 김종철 총무(왼쪽)와 김영식 노인회장이 마을공동텃밭에서 돼지감자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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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어리영농조합 ‘어머니 손맛’이라는 상표를 달고 출하되고 있는 상호마을 청국장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유임종 부녀회장(61)은 “평균 사나흘에 한 번씩 청국장을 만드는데 많은 주민들이 참여해 마을에 활기가 넘친다”며 “마을에서 직접 키운 콩으로 만들기 때문에 깨끗하고 맛이 좋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수확한 돼지감자와 청국장은 오후 2시쯤 효자 직매장에 진열됐다. 상호마을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효자 직매장에 품목을 출하했다. 그동안 주민들이 효자 직매장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은 300여만 원이다.

조신호 상호마을 이장 겸 범어리영농조합 대표(62)는 “효자 직매장에 청국장과 돼지감자를 출하하면서부터 주민들이 로컬푸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마을공동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시설보강 등을 통해 품질향상에 더욱 신경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호마을 주민들은 2월 18일 효자동 로컬푸드 직매장을 견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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