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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생활이 되다 2013-02-19

로컬푸드, 생활이 되다

 

2월 6일 완주로컬푸드 전주 효자동 직매장에 설을 앞두고 장을 보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완주로컬푸드 직매장이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 이어 지난해 10월 말 문을 연 전주 효자동 로컬푸드 직매장(이하 효자 직매장) 역시 소비자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2월 6일 오후, 효자 직매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오후 3시가 안된 시간인데도 엽채류 등 몇몇 품목은 벌써 동이 났다.
“맛 좋은 부추가 왔어요.” “싱싱한 부추 보세요.”
직원들이 막 도착한 부추를 판매대로 옮기면서 소리쳤다. 신선한 농산물이 그때그때 들어오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직원 이수봉씨는 “차량이 없는 소농 ·고령농의 농산물은 순회차량을 이용해 수집한 뒤 매장에서 포장작업을 대신해준다”고 말했다.
부추는 판매대에 올려놓자마자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일일 점원 이순영씨는 “계속 물건이 들어오고 있는데도 감당을 못하고 있다”며 “아마 명절을 앞두고 있어 구매가 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각종 채소를 갖다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씨는 일하는 게 재미있다. “무엇보다 장사가 잘돼 좋아요. 점원들에게 초심을 잃지 말고 계속 잘 하라고 격려해 주는 손님들도 많아요.” 그동안 생산자들은 적은 양 일 때 팔 곳이 마땅치 않아 썩어서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단돈 1,000원이라도 만질 수 있어 뿌듯하다고들 하세요. 앞으로 계획적으로 재배 하겠다 약속하시는 분들도 늘고 있고요.”
효자 직매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하지만 한 번도 개장시간이나 폐장시간을 지킨 적이 없다. 농가는 오전 7시부터 진열을 시작하는데 8시30분이면 소비자들이 오기 시작한다. 손님이 왔는데 안 팔 수도 없는 일이라 사실상 이때쯤 개장하는 셈이다.

대개 생산농가는 새벽이나 전날 가공한 물품을 10시 이전에 판매단위로 포장 진열한다.
비봉 평치마을 ‘우리콩 두부’를 진열하고 있던 조한승씨는 “거의 매일 새벽 4시부터 작업해 80~100모를 만든다”며 “작업이 끝나면 소비자들이 신선한 두부를 맛볼 수 있도록 오전 8시 마을을 출발해 9시쯤 판매대에 진열하고 있다”고 했다.
이서에서 배농사를 하는 김광석씨도 생산농가로 등록해 배를 팔고 있다. 전에는 농산물공판장 등에 대량으로 납품했지만 올해부터는 직매장을 이용해 상당량 직접 판매를 하고 있다. 김씨는 “여기서는 20% 정도 싸게 파는데도 운반비에서 몇 %정도의 이문이 남는다”며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좋고 생산자는 중간단계 마진 중 일부를 남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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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로컬푸드 전주 효자동 직매장에 농가에서 내놓은 각종 건나물들이 쌓여 있다.

매장 한 편에서는 직원들이 회원가입을 받고 있었다. 회원가입을 하면 장을 볼 때마다 0.5%를 적립할 수 있다. 1,000포인트가 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데 현금으로 20만원어치를 구매하는 양이다. 하루 30명 정도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손님 도라지가 다 팔렸습니다.”
오후 4시가 넘어가자 여기저기 판매대가 비어 갔다. 제수용 도라지를 찾던 손님들은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발길을 돌렸다.
이때쯤 되면 매장 직원들은 바짝 긴장한다. 판매대를 채워 놓으려면 긴장을 늦추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한지수 효자 직매장 본부장은 “이 시간에는 직원이 총출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가에서 순회차량이 가져온 물건을 신속하게 포장하거나 농가에게 출하를 독려하는 일 모두 직원들 몫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농가가 자율적으로 물건을 내는 게 힘들다. 그래서 통계를 잡아 요청하거나 순회 수집하는 방식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효자 직매장 직원들은 이래저래 바쁘다. 매장에 내놓을 물건을 수배하거나 수집하러 다녀야하고 조사도 다녀야 한다. 또 농가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물건이 바닥나지 않도록 독려도 해야 한다. 항시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잘나가는 로컬푸드 직매장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그동안 롯데마트나 이마트를 이용해 왔다는 김경이(46·효자동)씨는 “직매장 개장 이후 꾸준히 이용하고 있는데 물건이 싱싱해 지금까지는 만족하고 있다”면서도 “2호점 3호점이 생기면 너무 상업화 돼 지금의 직거래 개념이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 된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원하는 품목이 없는 경우가 많고 오후 시간대가 되면 물건을 내놓기 무섭게 팔려나가기 때문에 헛걸음 하는 일이 잦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버스정류장이 멀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도 있는데 로컬푸드 직매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달서비스를 하고 있다.

염연준 효자 직매장 점장은 “배달서비스는 인력이 여의치 않아 자주는 못하고 예약을 받은 뒤 하루에 1~2번 정도 점심 먹고 한 시 넘어서 하고 있다”며 “택배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적거리던 매장은 밤 8시가 넘어서야 조금 한산해 졌다. 하지만 12시간 후 매장은 다시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로 북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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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 직매장을 찾은 소비자 김정화(왼쪽)-은미형씨
 
소비자 은미형-김정화씨
 
“소포장이 많고 무엇보다 신선해서 좋아요. 하지만 처음 먹었을 때는 맛있었는데 그 다음에는 맛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전주 효자동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만난 은미형씨(전주시 서신동·사진 오른쪽)와 김정화씨(완주 동상면)씨는 품질의 일관성 부족을 아쉬워했다.

완주 동상에 사는 김정화씨는 주로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날은 친구인 은씨를 따라 효자동 직매장을 찾았다.
김씨는 "직매장의 최대 장점은 큰 마트나 농협보다 농산물 값이 저렴하고 신선한 것"이라며 "변함없이 꾸준하게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씨는 “서신동이나 시내에도 매장이 하나 더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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