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3색 미각쟁이... 양갱-현미누룽지-곰보배추로 입맛잡는다 201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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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고산면 오산리로 귀농한 이현귀씨는 매실농사꾼인데 공급이 넘치면서 수익성이 떨어졌다. 그가 매실 가공에 눈을 돌린 이유다. 가공센터 등록도 그 연장선이었다.
이씨는 가공센터에서 매실장아찌 담그는 기술을 배웠지만 그를 사로잡은 건 양갱이다. 지난 4일 가공센터에서 만난 이씨는 양갱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는 싱싱한 울금을 캐 씻은 뒤 건조기로 말려 양갱을 만들었다. 울금은 당뇨환자들의 당을 조절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했다.
“처음엔 양갱을 몰랐어요. 매실을 어떻게 가공할 수 있을까 공부하다가 GI(혈당지수)식품을 알게 됐고 울금을 원료로 한 카레를 연구하는 과정에 양갱을 만들게 됐어요.” 이씨의 양갱은 조만간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임영신씨는 현미누룽지에 푹 빠져 있다. 그가 현미누룽지를 연구하게 된 건 가족 때문이다. 귀농해 식당을 운영하던 임씨는 당뇨를 앓는 가족이 있어 현미밥을 꼭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음식점에서 차로 만들어 숭늉처럼 먹게 됐는데 손님들이 먹어보고 뭐가 이렇게 맛있냐고 팔라고 해서 조금씩 팔게 됐어요. 그때 좀 더 체계적인 판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임씨는 제조허가 등을 알아보기 위해 군청 환경위생과를 찾았지만 음식점 위치가 하천구역이어서 제조허가를 받을 수 없었다. 그때 가공센터를 알게 돼 교육을 받게 된 것이다.
농민거점가공센터는 농민이 원하면 제조원을 거점가공센터로 해서 상품을 가공판매할 수 있다. 그 역시 가공센터를 통해 배운 현미누룽지를 로컬푸드 직매장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창포마을로 귀농한 함춘애씨는 곰보배추 박사로 통한다. 함씨가 곰보배추를 알게 된 것은 몸이 안 좋았기 때문이다. 그는 면역저하증으로 한 때 거의 누워서 생활한 적도 있다. 건강을 위해 그는 토종약초를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면역력을 개선하는데 곰보배추가 탁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함씨는 땅 2000평을 사서 곰보배추를 심었다. 그러던 차에 가공센터를 알게 됐다. 그는 요즘 어떻게 하면 곰보배추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을까 장아찌, 간장, 된장, 고추장을 연구하고 있다.
이현귀씨는 “가공센터라는 공간은 농민들이 농산물을 자유롭게 가공해 판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어 천군만마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