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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이하는 사람들] 이서 신지산마을 배나무 밭의 가지묶기2024-02-19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 이서 신지산마을 배나무 밭의 가지묶기

바람에 흔들리지 않게 묶어줄터이니

올해도 튼실한 열매를 맺어주시게



날이 한결 산뜻해진 지난 2일 오후봄이 되면 배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이서면을 찾았다배 농사를 많이 하는 정농마을 등을 둘러보니 전지작업은 이미 부지런히 마쳐놓은 뒤였다빙 둘러 신지산마을에 닿으니 이문복(85), 이영도(80) 어르신이 배나무 가지 묶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지난주에 가지치기를 마치고 이날부터는 철대에 가지를 묶어주는 것이다과수원의 주인인 문복 어르신은 위로 솟아난 가지를 원하는 모양으로 자라게 하려면 이렇게 묶어줘야한다틈틈이 가지 솎아주는 일도 해야 하고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며 웃었다.


이서 배나무 밭에서 만난 이문복 어르신

 

배는 가을에 만나는 황금빛 결실로 불리는 과일이다. 지난해 농사는 전국적으로 냉해를 입어서 잘 되지 못 했지만 금세 새해가 찾아오고 올해 농사 준비에 한창인 농부들. 신지산마을에 함께 사는 이웃인 문복, 영도 어르신도 마찬가지로 분주히 움직인다.


문복 어르신은 내가 나이가 들었어도 우둑하게 가만히 있는 것보단 이렇게 일하는 게 마음도 편하고 건강에도 좋은 거 같다. 이렇게 꼼지락 꼼지락 움직여야한다고 말했다.


1,000평 남짓한 땅에 배나무 160그루 농사를 짓고 있는 문복 어르신. 옆에서 묵묵히 농사를 도와주는 이는 친형제 같은 이웃인 영도 어르신이다. 지난주 가지치기에 이어서 이날 가지묶기 작업도 함께 했다.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면 보온병에 담긴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영도 어르신은 암만 친형제보다 낫겠나 싶어도 자주 보고 서로 도울 일 있으면 도와주니 가족 같은 사이다. 경로당 가도 할 일이 없어서 이렇게 뭐라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4월에 꽃피고 추석 때 첫 수확을 하는 배 농사. 문복 어르신은 이곳에서만 이 일을 30년 동안 해왔다. 농약값, 부자재 값 등 감당해야 할 일도 많고 어려운 시기도 많았지만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거창한 철학보다는 일상 중에 할 일이어서 쭉 해왔던 것이다.

문복 어르신은 젊은 사람들은 힘들어서 배농사를 잘 안하려고 한다. 맨날 솎아내고, 포장지로 싸고 손이 많이 가고 배 박스, 배 봉지, 농약 등등 노나먹는 게 많다“30년 농사지으면서 속상한 일도 많았지만 좋든 나쁘든 내 할 일이니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나무가 바르게 자라고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정성으로 돌보는 두 사람에게 곧 다가올 봄을 기다리며 올해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두 어르신은 배 농사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 올해는 날씨가 좋아서 농사 풍년이길 바란다. 또 바라는 게 있다면 농약도 정찰제가 되길 바란다. 갑자기 2만원에서 4만원으로 오를 때도 있어서 농민들이 이게 참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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