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칼럼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품앗이 칼럼

> 시골매거진 > 품앗이 칼럼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길앞잡이2023-10-18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길앞잡이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길앞잡이

길앞잡이


곤충들에게는 자기가 가야 할 길을 아는 곤충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꿀벌이 자기 집을 찾아오는 경우가 그렇듯이 사람만큼이나 자기가 가야 할 곳을 알고 찾아 가는 것이다.

이 곤충은 산길이나 들판을 걷다 보면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마치 내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하듯 한참을 미리 날아가 앉고 날아가는 일을 반복한다.


그 무늬가 휘황찬란하기까지 해서 넋 놓고 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정확하게 길을 안내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많은 길을 걷고 운전해서 다니고 있다. 굳이 내지 않아도 되는 길을 예전의 길이 조금의 불편함이 있다고 지적해서 지름길을 만들어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많은 도로를 내는 것도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 빈도를 따지면 재정 낭비라고 생각한다.


길을 열어 다음 칸의 블록이 움직이게 하는 게임이 있다. 요즘 종종 하고 있는데, 길을 열어 줄 불록이 보이지 않으면 여러 가지 궁리를 하고 찾게 마련이다. 끝내 보이지 않게 되면 쉽게 포기하고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도전하게 되지만, 그보다는 잠시 바라보기만 해도 시간이 흐를 뿐이지 보이지 않던 움직일 수 있는 블록을 발견하게 된다.

급하지 않게 당장의 것을 쫒기보다는 주변의 것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보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게임을 하면서 깨달았던 경험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한 길을 유지하면서 지금까지 활동을 해 왔지만, 체제가 바뀌면서 흔들리고 있다. 누구의 이익을 위해서 그런지는 아무도 쉽게 판단할 수 없지만, 나도 나의 이익을 위해서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도 개인의 어쭙잖은 판단에 오랜 시간을 가지고 이루어 왔던 것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시간을 가지고 의견을 구하고 이전의 했던 것들의 성과를 제대로 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시대는 변한다. 그래야 역사가 발전하는 것이지 않겠는가. 예전에 내가 경험했던 것이 전부는 아닌 것이다.


길앞잡이가 자기의 길을 대대로 이어받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인위적으로 그것을 방해한다면 환경이 변해서 살아 갈 수 있겠는가? 이 곤충도 쉽게 움직이기보다는 자기 자리에서 한참을 생각하고 가야 할 길을 찾는 시간을 가지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어렵게 이루어 놓은 것들을 더 튼튼하게 만들 생각을 왜 하지 못하고 그것의 잘못만을 따지고 접어버리는 길을 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 진다.

더 긴 미래를 보고, 시간을 두고, 많은 사람들의 그동안의 수고를 헛되지 않게 발전시킬 길은 없는 것인가. 자기 시대에 모든 성과를 내려고 하는 속내가 궁금하지만 이 또한 부질 없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유송이의 술과 함께 열 두 달 22] 쌀
다음글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40] 먹기명상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