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공동체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웃어라 공동체

> 이달 완두콩 > 웃어라 공동체

[웃어라 공동체] 화정마을 할머니는 포토그래퍼2023-10-17

[웃어라 공동체] 화정마을 할머니는 포토그래퍼

[웃어라 공동체] 화정마을 할머니는 포토그래퍼



화정마을 할머니는 포토그래퍼

 

사진기록책 아느작아느작 꽃마실펴내

 

어느 날 막내딸이 아버지 약주 한 병만 잡수시라병만이라 이름 지어 개를 한 마리 데려왔다. 박복순 어르신은 이 늦둥이 병만을 사진에 담았다. 최은주 어르신은 집 마당의 꽃이며 나무며 돌 등을 몇 번이고 찍었는데 남편이 생전에 가꿔준 당신만의 정원이었다.

올여름 미러리스 카메라를 든 어르신들로 화정마을이 들썩였다. 마음만 앞서가는 몸을 이끌고 어르신들은 마을 구석구석을 누볐다. 몇 분은 보조기구에 의지해 힘겹게 몸을 움직였다. 한여름 푹푹 내리쬐는 뙤약볕도 그 걸음을 막지 못했다. 호흡이 가빠오고 구슬땀이 쉴새 없이 흘러도 마음이 신나니 평소보다 기운이 솟은 것일까.

어르신들은 우슬 핀 집도 찍고 고추밭도 찍고 빨랫줄에 걸린 옷가지, 장독대, 감나무, 문 앞의 잎새도 찍었다. 이른바 화정마을 할머니 사진기록단에 참여한 박복순 어르신은 이런 늙은이가 이렇게 한다는 것이 굉장히 실감있게 재밌었다고 했다.

화정마을 할머니 사진기록단은 전라북도 마을공동체미디어 활성화 사업의 지원을 받아 올여름 탄생했다. 완주군과 완주미디어센터가 기획하고 권복순, 김정자, 박복순, 신옥리, 오율례, 이덕순, 이복순, 이장순, 이칠월, 조북현, 최은주, 최장금 등 화정마을 어르신 열두 분이 참여했다.

활동을 지원한 미디어 교사 이경선 씨는 마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활동이었다. 고향을 떠난 분들이나 기억하고 싶은 분들과 마을을 공유하고 또 어머니들이 사진으로 기록하는 방법을 배워 교육이 끝나더라도 후속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목표였다고 밝혔다.

이번에 펴낸 아느작아느작 꽃마실은 올해 활동의 결과물이자 화정마을 사진기록단의 첫 기록물인 셈인데 북 치고 놀던 북당골, 꽃이 피던 옛 빨래터 꽃남정, 버스정류장, 안골, 뒤지매, 웃거티, 아랫거티, 상당, 새 동네까지 어르신들이 손수 찍어 기록한 화정마을 곳곳의 정경과 이경선 씨가 듣고 정리한 이야기를 120여 쪽 분량에 담았다.

김석원 이장은 자녀들이나 마을에 역사가 하나 생겼다. 사진 찍는 거 봤는데 어르신들이 굉장히 좋아하시고 활기가 넘쳤다. 어디서 이런 기쁨을 느끼겠나.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기회다. 어르신들이 살아있음을 느끼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최은주 어르신은 안 힘들고 재밌었다. 다들 만족감을 갖고 참여했다며 노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책은 비매품이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화보] 제11회 완주와일드앤로컬푸드축제
다음글
[완주문화재단 완주DMO] 완주DMO 체류형 여행 활성화사업 '워케이션'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