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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 한창인 신공마을] 메주콩 거두는 계절2023-10-17

[가을걷이 한창인 신공마을] 메주콩 거두는 계절

[가을걷이 한창인 신공마을] 메주콩 거두는 계절

[가을걷이 한창인 신공마을] 메주콩 거두는 계절

[가을걷이 한창인 신공마을] 메주콩 거두는 계절



메주콩 거둘 때가 되니

'아, 가을이로구나'


휘돌아 마을 한바퀴

 

화산 읍내로 향하는 도로변에서 좁은 골목길 따라 들어가면 나타나는 신공마을. 뒤로는 신야평, 앞으로는 공수평이 있다고 해서 신공이라 불리는 마을이다. 노랗게 물든 들판에 농부들은 가을걷이로 분주했다. 어저께 거둬들인 벼를 탈곡하고 또 자루에 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작물을 심기 위해 땅고르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하루 만에 모습이 달라질 정도로 부지런하게 일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긴 여름 보내고 가을맞이

평년보다 유난히 덥고 긴 장마가 계속되며 유난히 긴 여름을 보냈다는 마을 어르신들. 어느새 성큼 찾아온 가을이 반갑기만 하다. 신공마을에서는 백태(메주콩)를 수확하고 마늘을 심을 때가 되면 비로소 가을이 왔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이곳은 다른 마을에 비해 여전히 직접 장을 담가먹는 집이 많기 때문에 백태 농사는 필수다. 아직은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시월 초순의 한낮, 밭에서 콩 수확과 마늘 심기에 분주한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300평 부지에 작은 농사를 짓고 있다는 박순복(74) 어르신도 그중 함께였다.

백태는 푸릇한 색이 없고 콩깍지가 갈색빛으로 변하면 잘 익은 거야. 이제 양지 바른 곳에 잘 펼쳐두고 바짝 말려서 콩을 떼어내야지.”

마을 어귀에 자리한 네 개 고랑의 밭에선 김춘자(78), 정은예(79) 어르신이 마 주보고 앉아 마늘을 심는 중이었다. 멀칭 비닐을 씌우고 일정한 간격으로 뚫린 구멍마다 씨마늘을 쏙쏙 집어 넣는다. 이렇게 심은 마늘은 오는 봄에 수확할 예정이다. 긴 시간 웅크린 채로 하는 작업에 온몸이 고될텐데도 여럿이 하니까 괜찮다는 어르신들. 일하는 도중 먹는 새참,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힘든 일도 금방이라며 미소짓는다.

또한 저 멀리서 마늘을 새로 심기 위해 땅고르기하는 유인길(70) 이장도 있었다. 1,100평 남짓한 땅에서 혼자서 괭이로 평평하게 땅을 고른다. 이는 작물이 고루 자라게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다. 유 이장은 벼농사랑 마늘농사 짓고 소도 키우고 있다. 그전에는 이웃들이랑 함께 일했는데 이제 마을에 젊은 사람이 없으니까 힘들다고 말했다.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다

청명한 하늘 아래,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밭에 나와 일하는 사람도 있지만 집 마당이나 그늘에 앉아 무언갈 손질하는 아낙들도 보인다. 마을회관에서 얼마 안 떨어진 집 마당에서 깨를 말리고 마늘을 까는 이차계(83) 어르신도 그중 하나다.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있고 아담한 텃밭엔 알배추가 있었다. 서울서 살다가 10년 전에 남편 고향으로 돌아온 차계 어르신은 남편 김수배(85) 어르신과 함께 살고 있다. 차계 어르신은 우리 아저씨(남편)가 몸이 안 좋아서 낮엔 요양보호사 오시고 또 아들이 돌봐주고 있다. 자식이 딸 둘에 막내아들 하나인데 우리 애들한테 고맙다고 말했다.

노랗게 익은 들판 옆 마을길 따라 걷다 마주친 집 앞에 어르신 보행기 한 대가 놓여있었다. 안에 사람이 있다는 의미다. 안쪽 마루에 앉은 이영애(85) 어르신과 그를 언니처럼 살뜰히 챙기는 이순임(72) 어르신. 두 손을 꼭 붙잡은 두 사람이었다. 순임 어르신은 식사는 하셨는지, 불편한 건 없는지 묻고 그간 속사정을 듣고 공감해줬다.

열아홉에 고산에서 시집와서 지금까지 쭉 마을에 지내고 있는 영애 어르신은 오늘 요양보호사랑 같이 고산 읍내 나가서 미용실도 가고 약도 타왔다. 머리하는 데 옛날엔 5천원이면 됐는데 이젠 만 원이더라는 이야기도 하고 “3년 동안 요양병원에서 지냈는데 손녀가 자기 아빠한테 버럭 화내서 나를 다시 이 집으로 보내줬다. 돌 지나서 고등학교 때까지 키워서 그런가 나한테 참 잘 한다며 웃었다.

 

회관에 도란도란 모여 프로그램 참여

조용했던 마을회관이 최근 한 달 사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완주시니어클럽에서 찾아가는 인지개발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신공마을을 방문한 것이 이유였다. 농사일로 바쁜 어르신들도 일주일에 두 번씩 점심이 되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하던 일을 멈추고 이곳으로 모인다. 강사의 지도 아래 웃음 치료, 그림 그리기, 꽃차 시음, 요가 등을 체험한 뒤 다과회를 갖고 서로 안부를 묻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 시간에는 신공마을 뿐 아니라 화월리 인근의 주민들도 함께해 더욱 화기애애하다.

마을 토박이라는 전복희(81) 어르신은 거동이 불편해서 어디 마음먹고 가기가 힘든데, 직접 먼 곳까지 방문해서 이것저것 챙겨주시니 감사하다. 워낙 마을이 조옹해서 적적한데 이렇게 사람들 북적이는 모습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이어 이날 마지막 색칠을 마친 김옥자(73) 어르신은 벌써 두 장 째 그림을 그리는 중인데 집에 가져가서 남편한테 보여줄 거다. 젊을 때도 학교 다닐 때나 미술시간에 그림 그려봤다. 이렇게 회관에 모여 같이 그리니깐 너무 좋다고 말했다.

활기가 맴도는 수업 현장. 또래들과 함께 눈높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이야기도 나누는 이 시간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라고 한다. 한쪽에 앉아 있던 한 어르신은 두 명의 선생님과 꼭 붙어서 참여하고 있었는데 바로 마을서 최고령인 송순덕(92) 어르신이었다. 순덕 어르신은 집에서 혼자 있는 것 보다 이렇게 나오니 너무 좋다. 오늘도 선생님이 날 데리러 와서 여길 왔는데 그림을 그리는 게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도 재밌다고 말했다.

  

[박스] 완주군공공승마장 개장

화산 신공마을 내 위치한 완주군 공공승마장은 107일 개장식을 열었다. 완주군 공공승마장은 총 39,000의 부지에 실내마장, 실외마장, 원형마장 등의 승마시설과 과거 역참문화를 전시한 역참문화체험관이 갖춰져 있는 공간이다. 앞으로 완주군은 제1회 완주군수배 승마대회를 개최하고 공식적인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 승마장 조성과 대회 개최를 계기로 말산업과 승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관련 사업을 더욱 활성화해 산업 특구도시로서의 완주군의 위상을 높이고자 한다. 최근 치러진 제11회 와일드앤로컬푸드축제에서도 말타기, 말 먹이주기 체험 등을 시행했으며 앞으로도 지역 승마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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