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예술인 한 달 살기] 쬐까벨시럽게살기연구회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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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스럽지 않게’
예술과 친해지는 과정
소양 대흥마을 X <쬐까벨시럽게살기연구회>
소양 대흥마을회관에 젊은 청년 둘과 할머니들이 오순도순 모여 있던 지난 오후. 쉴 새 없이 이야기가 이어지며 함께 웃었다. 완주문화재단 ‘예술인 완주 한 달 살기’를 통해 마을에 온 쬐까벨시럽게살기연구회 팀은 마을 어르신들과 어떤 걸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이들은 너무 별스럽지 않게, ‘쬐까벨시럽게’ 다가가고 싶었기에 주민들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핀 끝에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소식지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미술을 전공한 두 사람 박은필(26), 김나진(24) 씨는 학교 교수의 추천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신청하고 참여하게 됐다. 사람들이 예술이나 미술에 어렵거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게, 즉 ‘쬐까벨시럽게’ 접근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이들의 첫째 목표였다.
“우리 둘 다 전주 사람이어서 전북 사투리로 ‘쬐까벨시럽게’라는 말을 팀 이름으로 사용하게 됐어요. 마을 주민들이나 어르신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었죠. 그 다음엔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사람들이 좋아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두 사람은 일단 대흥마을을 중심으로 마을회관, 근처 교회나 사찰을 돌아다니며 주변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낯선 외지인에게 마음 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두 번씩 만나고 어떤 프로그램을 하면 좋을지 주민들과 함께 논의했다.
“처음엔 뜨개질이나 털실 만들기나 저희 전공을 살려서 회화 그리기를 하려고 했는데 어르신들 반응이 썩 좋지 않았어요. 우리가 생각했던 부분과 조금 달랐던 거죠. 그렇게 자꾸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가깝게 소통을 하게 돼서 이분들을 인터뷰해서 기록해보기로 했어요.”
다른 팀들에 비해 진행 속도는 느리더라도 주민들과 더 소통해서 결정하는 방향을 선택한 쬐까벨시럽게살기연구회. 이들은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이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서 작은 소식지를 만들 계획이다.
“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면 연령대 별로 모이는 장소가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50~60대 분들과 70대 이상 어르신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걸 만들어보자 했고요.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소식지가 주민 분들의 소통 창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최종 완료는 9월 말이나 10월 초를 목표로 두고 열심히 준비해보겠습니다(웃음).”
[박스] 예술인 완주 한 달 살기는
재단법인 완주문화재단은 2017년부터 5년간 「예술인 완주 한달살기」를 통해 낙후된 완주군의 유휴공간과 작업실이 필요한 예술가를 매칭해 마을에는 새로운 활기를, 문화예술계는 지역의 현황과 고민을 반영한 ‘지역형 레지던시 모델’을 제시해왔다. 올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공예술사업 자율실행형(2년 지원)에 선정되어 기존의 레지던시뿐 아니라 참여 예술단체의 공공예술프로젝트 또한 지원하게 된다. 완주군의 13개 읍·면 중 인구소멸위험지역을 포함한 6개의 마을거점에 예술가 여섯 단체가 입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