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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반사와 용동마을의 승리] 유관순 어르신2023-09-20

[이지반사와 용동마을의 승리] 유관순 어르신

[이지반사와 용동마을의 승리] 유관순 어르신



추억 많고 북적이던

옛날이 그리워

 

유관순 어르신

 

이른 아침이나 저녁엔 선선한 가을 공기가 느껴지지만 낮 더위가 남아 있는 요즘. 용동마을을 찾은 둘째날 오전에 유관순(70) 어르신을 만났다. 이날 마을회관 앞 좁은 골목길은 지나면 바로 보이는 고추밭에서 고추를 다듬고 있었던 관순 어르신은 해가 뜨겁기 전에 아침 일찍 매일 밭에 나오는데 낮에는 뜨거워서 못하지라며 웃었다.

 

용동마을에서 4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고 있는 관순 어르신은 옆 마을에서 시집을 온 뒤로 정착해 살고 있다. 작년에 남편을 여의고 올해 95세인 시어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

시어머니는 아침 830분이면 주간요양보호센터를 나가셔. 센터에서는 신체활동이나 인지활동 프로그램을 배우고 오후 4시쯤 집에 오시고. 우리 어머니는 허리도 꼿꼿하고 아직 정정하셔. 나는 성격상 그런 활동보다 아침에 밭에 나가는 걸 좋아해.”

어르신의 하루 일과는 밖에 나와 밭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밭에는 메주콩, 고추, , 아욱, 생강 등 다양한 채소들이 있다. 최근엔 고추가 빨갛게 잘 익어 수확시기로 바쁘게 지낸다. 집 앞마당에 있는 또 다른 텃밭엔 주렁주렁 가지가 매달려 있다.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서 예전만큼 일을 못해. 어디 나가서 팔진 않고 어머니랑 같이 먹으려고 조금씩 농사 지어. 아침엔 많이 안 뜨거워서 밭일하고 그래.”

올해 일흔의 나이에도 혼자서 적지 않은 평수의 밭을 일구는 관순 어르신. 가만히 쉬는 것보단 움직이는 걸 더 좋아하고 유쾌한 성격이다. 어르신은 젊은 시절엔 마을에서 남편과 함께 쌀농사로 자식을 키웠다고 말한다.

농촌에서는 밭일 안하는 집안이 거의 없어. 나는 딸 둘, 아들 하나 삼남매 자식들을 농사지어서 학교 보내고 키웠지. 지금은 자식들이 다 결혼하고 전주에 나가 사는데 그래도 가깝게 살아서 좋지. 애들이 바빠서 자주는 못 봐도 이번 추석에도 보겠고만(웃음).”

요즘 관순 어르신에게 세 살 배기 손자랑 말을 터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힘든 시절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버텨낸 어르신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물었다.

가족들이 건강한 것은 물론이고 예전처럼 마을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북적북적 함께 살아가는 걸 보고싶어. 매년 마을에 일 년에 한명씩은 사람이 죽는 거 같은데 가고 나면 소용없으니 살아 있을 때 건강하게만 살길 바라는 거지. 우리 마을 조용하고 이제 냄새도 안 나니까 많이들 와서 같이 살면 좋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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