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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반사와 용동마을의 승리] 국윤도 이장2023-09-20

[이지반사와 용동마을의 승리] 국윤도 이장



대책위 총무로 앞장선 국윤도 이장

 

“돼지농장 가동 반대 위해 온마을이 합심했지


 

국윤도(64) 이장은 서울과 전주 등에서 오랜 외지 생활 후 2000년 다시 마을을 찾았다. 35년 만의 귀향. 마을은 어린 시절 기억하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인접한 곳에 양돈장이 생기면서 악취와 파리, 모기떼로 가득했다. 원주민은 하나둘 고향을 떠났고 비어있는 집만 늘어갔다. 남은 사람들은 온종일 악취로부터 도망치며 살고 있었다. 마침내 주민들과 농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11년 여름. 업주가 분뇨를 하천에 무단 방류하던 것이 발각되면서부터였다. 이 사건은 이후로 그가 농장 가동 반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계기가 되었다.

 

당시 용동마을이 입은 피해 상황이 어땠는지

악취와 벌레에 시달리며 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축산 폐수 누출과 무단 방류로 인해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오염되며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고 분뇨에 함유된 유독 가스로 질환을 앓는 어르신들이 늘어났다. 명절이면 고향을 찾은 가족들을 서둘러 떠나보냈다. 아예 오지 말라고 말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특히 파리가 들끓어 일 년 내내 창문을 열 수조차 없었다. 문을 여는 순간 파리 떼가 온 집을 헤집고 다녀 밥을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밭일을 하고 있으면 등에 수십 마리가 붙어 새까맣게 변할 정도였다. 당시 마을에 살려고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빠져나가는 이들만 있었다. 2003년부터 2020년까지 인구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가장 인접한 우리 마을의 인구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시간에 흐름에 따라 도시로 나가거나 돌아가신 분도 계실 테지만, 소농리의 신복마을이 2003년도에 용동마을보다 인구수가 적은 데 비해 2020년에서는 앞지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동을 막기 위해 주민들과 어떤 활동을 펼쳐왔나

돼지 농장으로 이어지는 다리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진입로를 막고 분쟁에 뛰어들었다. 장날이면 시장 일대에서 서명 운동을 펼쳤고 우중에 천막 농성을 함께했다. 당시 여든이 넘는 어르신들도 농성장을 지켰다. 농장에 인접한 또 다른 지역인 사치마을 주민들과도 함께 피해 실상을 수집했다. 서로 앞다투어 증언 해주었고, 탄원서를 작성해 주었다. 이렇게 취합된 성명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렇듯 돼지농장 재가동 문제 해결은 누구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온 마을이 다같이 이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0년간 이어온 기나긴 분쟁의 끝, 마을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어르신들의 표정이 많이 밝아지셨다. 요즘처럼 웃음이 많은 때도 없던 것 같다. 돼지 농장은 분쟁이 이어오는 동안 10년 넘게 휴면상태였으나, 언제 가동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완전히 해결되었으니 이 소문이 하루빨리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기를 바란다. 비어있는 집 없이 예전처럼 북적이던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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