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예술인 한 달 살기] 이생저생2023-08-29
인생관과 죽음관에 대해 탐구하는
‘삶과 죽음에 주석달기’ 프로젝트
삼례 비비정마을 X <이생저생>
청년들의 고민에 답해주는
마을 어르신 ‘고민상담소’도 진행
완주 8경(景) 중 하나인 비비정(飛飛亭)은 자연부락 비비정마을 인근에 있는 유서 깊은 정자이다. 역사가 깃든 이곳에 문화예술도 함께 꽃피웠다. 만경강 철교를 활용한 비비정 예술열차, 비비정 농가레스토랑 등 자원을 갖추고 있는 비비정마을은 그동안 다양한 마을사업을 운영해왔으며 완주문화재단 ‘예술인 한 달 살기’ 사업의 거점공간으로도 사용되어 왔다.
올해 이 마을에 찾은 ‘이생저생’팀은 정서린(26), 최혜인(23) 씨 두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이런 생, 저런 생’이라는 뜻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인생관, 죽음관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떠나고자 한다. 사회에서 암암리에 묵인되고 있는 ‘죽음’을 매개로 너무 무겁지 않게 소통하려는 것이다. 올해 3월 안동 하회마을에서 진행된 ‘두 달 살기’에서 만난 서린, 혜인 씨의 인연은 이번 완주 한 달 살기로 이어졌다.
혜인 씨는 “언니(서린 씨)가 먼저 죽음이라는 주제로 사람들과 프로그램을 만들고 축제를 열어보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거기에 흥미를 느껴서 동참하게 됐다. 이걸 어디에서 해볼까? 하고 전국을 찾아봤는데 완주라는 지역을 발견하게 된 것”이라며 웃었다.
이들은 앞으로 50일간 마을에서 ‘삶과 죽음에 주석달기’라는 주제로 삶, 죽음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이를 기록한 내용을 잡지로 발간할 계획이다. 또한 맨 마지막에는 ‘죽음의 무도 ’축제를 열어 가면을 쓰고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비비정마을 노인회장이 선출된 지난 8월 4일엔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마을 상견례’를 진행했다. 이날 이생저생 팀은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마을에서 지내면서 활동할 내용을 공유했다. 식사 후 준비된 다과와 함께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마을 상견례’를 마쳤다.
서린 씨는 “마을 주민 분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고민하다가 ‘편지쓰기’를 생각했다. 요즘 간단하게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연필을 잡고 마음을 전할 기회를 만들어드리고 싶었다”며 “또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적어와서 어르신들에게 해답을 구하는 ‘고민상담소’도 진행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박스] 임옥균 어르신과 함께한 고민상담소
Q. 20대의 나에게,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성실하게 살아야 해요. 그 시기에 성실하지 않으면 자기를 개발하는 데 있어서 시기를 놓칠 수 있어요. 성실하면 모든 것이 주어지기 마련이에요. 깨끗하고 성숙하게 삶을 살아가세요.”
Q. 저는 현재 장거리 연애 중인 20대 청년인데요. 서로 거리가 멀다 보니 마음이 식을까봐 걱정돼요. 몸이 멀어지면 사랑이 식을까요?
“제 딸은 전라남도 고흥에 있는 남자친구랑 연애도 했고 제 조카는 일본 사람도 만났던 걸요. 사랑은 말이죠. 본인이 마음이 있으면 어디든 항상 갈 수 있는 거예요. 청춘은 잠깐이에요. 지금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