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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 아래, 구이 상학마을] 송영식 노인회장2023-05-16

[모악산 아래, 구이 상학마을] 송영식 노인회장

솜씨 좋은 재단사, 농부가 되기까지 


송영식(73) 노인회장은 송학마을 토박이다. 학교 졸업 후 돈을 벌기 위해 고향을 떠난 그였지만 정년을 맞이하고 귀향한 지 어느덧 18년이 흘렀다. 그는 마을로 돌아온 후 16년간 이장을 맡으며 마을 일을 살뜰히 살폈고, 현재는 800평 밭에 상추, , 배추 등 작물을 키운다. 봄을 맞아 분주히 고추 심을 준비를 하는 영락없는 농부지만, 그의 옛 직업은 재단사였다.


친척이 그 일을 먼저 하고 있었고 소개로 나도 시작하게 되었어요. 형편이 어려웠던 때라 공부보다는 돈을 벌어야 했거든요. 서울에서 기술을 배우고 전주로 내려와 고사동과 전동에 양장점을 열었습니다.”

양장점의 이름은 송이 패션 가게’. 당시 그는 솜씨 좋은 재단사로 꽤 유명했다.


“‘미스전북 선발대회의 참가자들이 입을 드레스 제작도 여러벌 했었죠. 생각해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신임 받고 일했던 것 같아요. 그 무렵 배우자도 만나고, 딸도 다섯 낳고 대가족을 꾸렸어요. 참 열심히 살았습니다.”

당시 어르신의 모습은 어땠을까. 밭에서 밀짚 모자를 쓰고 호미로 땅을 일구는 대신 가위로 옷감을 자르고, 치수를 재는 그는 좀처럼 상상하기 어려웠다. 이제는 완전한 농사꾼으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 또한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가끔은 꿈처럼 느껴지신단다.


고향으로 내려오고 5,000평 땅에 찰옥수수를 짓기 시작했어요. 옥수수 작목반을 개설하고 이끌기도 했고 대학찰이 유명하다는 충북 괴산에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죠. 그곳에서 매년 종자씨를 구해다가 구이면 마을 농가들에 나눠주기도 했어요. 여럿이 나눠 기르면 좋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올해로 꼬박 20년 되었네요.”


그 사이 세월이 흘렀고, 그도 어느새 나이 칠십을 넘기면서 농사 규모는 대폭 줄어들었다. 지금은 옥수수만 400평 농사 짓는다는 영식 어르신. 4월에 심은 옥수수는 7월 중순경 수확한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맛있는 옥수수를 수확할 수 있는 것이다. 어르신은 봄에 만난 처음 보는 객에게 당부한다. 우리 다시 여름에 만나자고. 맛보지 않았지만 감히 그 어느 옥수수보다 맛이 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때 잊지말고 다같이 마을 한번 더 놀러와요. 갓 딴 옥수수 바로 쪄먹으면 정말 맛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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