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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귀뚜라미2022-10-24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귀뚜라미

귀뚜라미


귀뚜라미의 울음소리는 흔히 가을의 전령사라고 부르는 것 중에 하나로 꼽힌다고 생각됩니다.

가을이 오면 하늘이 높아지고, 구름의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이에 따른 석양의 그림은 누구나 사진에 담고 싶은 형상들입니다.

귀뚜라미는 모습을 담기에는 좀 그렇지만 그 울음소리는 가을의 문턱에서 유난히 크게 들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이는 다른 것과는 다르게 사람마다 그 받아들이는 양상이 천양지차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언젠가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도룡뇽을 키우는 사람에게 들으니 귀뚜라미가 이들의 먹이로 제공되기 위해 키운다고 하였습니다.


또 뭔 축제인지는 기억이 없지만 귀뚜라미를 요리해서 식량 대체용으로 이용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 하면 아마도 바퀴벌레(?)만 제외하고는 모두 덤벼들 기세일 거라 예상되어 그리 크게 놀랍지는 않았습니다.

아무튼,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청명하게 밤하늘에 울려 퍼지고, 집 안 구석구석에 자리를 잡고 향연을 펼치고 있는 계절입니다.


그렇지만 이도 사람들의 듣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천차만별로 구별될 것입니다.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잠을 청하는 숙면의 자장가 역할을 하는 음악 소리로 들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소음으로 들려 잠을 이루는데 방해하는 요소로도 작용할 것입니다. 또 그냥 혐오 곤충의 하나로 취급되어 퇴치해야 할 방법을 찾기도 할 것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니 고층아파트에 어떻게 그 높은 곳에 들어오는지, 그 경로를 차단할 방법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니 단순히 가을의 전령자로서 청아한 소리를 들려주는 곤충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환경도 있는 것 같습니다.


낭만적인 생각을 하기에 앞서 사람들은 자기 환경에 맞는 것으로 잣대를 대고 판단하고 주장하기 마련인가 봅니다.

대학시절에 농촌봉사를 갈 때 주의사항 중 하나가 농촌풍경에 빠지지 말고 그들의 삶의 고통과 현실에 대한 눈높이를 갖기를 교육받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황금들녘의 풍광이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쌀값을 생각하면 한숨이 먼저 나오는 것과 똑같겠지요.


자기의 자리가 어디인가를 중심으로 잣대를 대기보다는 좀 더 넓게 같이 사는 세상의 눈으로 보고 주장한다면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통은 나누어야 살아갈 힘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고리가 한 개라도 깨진다면 전체가 무너지게 마련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도 귀담아듣고, 한 호흡 쉬고 자기의 주장을 피력해도 좋을 듯싶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의 원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회의 가장 약자, 어려움을 겪는 사람, 소외되는 사람들을 중심에 두고 문제를 풀어가야 사회가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 제 21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소셜굿즈센터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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