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칼럼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품앗이 칼럼

> 시골매거진 > 품앗이 칼럼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14]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는 자세2021-08-11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14]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는 자세

어느덧 뜨거운 태양이 높이 떠오른 한여름이 다가왔다. 가을로 접어드는 입추가 다가왔지만 날씨는 여전히 대서에 가깝다. 농한기는 겨울에만 있지 않고 이런 무더위에도 우리에게 한걸음 쉬어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는 그동안 어찌 지내왔는가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상황과 더불어 전원에서의 삶이 어느때보다 나를 내면의 세계로 이끌었다. 그러나 짧은 장맛비와 더운 무더위가 더해지니 카페에 가서 시원한 커피를 시켜놓고 친구들과 수다를 마구마구 떨고만 싶다. 예전에 어느 기사에서 봤는데 여성들은 친구와 카페에서 일주일에 두번이상 수다를 떠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다. 하하!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사실 두 달 이상 계속된 지난해 매서운 장마에 일찍이 올해 여름날씨를 걱정했는데 어쩐일인지 하지 무렵 잠깐 내린 장맛비를 뒤로하고는 작물이 자라는 속도가 어째 느릿느릿하다. 생각보다 비가 내리질 않아 토마토 잎이 타들어갈 정도로 뜨거운 햇살이 가득한 여름이다. 이렇게 한해가 다르게 계절이 변화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해 맞는 여름이지만 해마다 다른 여름이었다. 나는 그동안 대부분의 계절변화를 기후위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곤 했는데 그것만으로는 속 시원히 나의 궁금증을 풀어내기가 어려웠다. 사실 농사를 지으며 이제 겨우 계절을 느끼고 흐름을 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절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절묘하게도 매해 다른 자연의 리듬속에 절기가 흐르는데 그 지겹지 않은 리듬 덕분에 절기의 반복을 살 수 있는 것이라 한다. 어쩌면 덥다고 뜨겁다고 차가운 방편을 찾는 것 보다 이 계절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성숙하게 입추를 맞이하는 자세일지도 모르겠다. 생각처럼 쉽지는 않지만 삼복더위의 끝에 서서 올해 마지막 더위를 덤덤히 이겨내보자!




/2018년 완주로 귀촌한 신미연은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한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호랑나비
다음글
[농촌 별곡]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