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앗이 칼럼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품앗이 칼럼

> 시골매거진 > 품앗이 칼럼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호랑나비2021-08-11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호랑나비

곤충의 세계에 감사하는 마음

  

들녘이나 산행을 하다보면 멋있는 자태를 뿜으며 주위를 날아다니는 모습을 심심찮게 만난 적이 적잖이 있습니다.

호랑이의 줄무늬를 연상하게 해서 붙여진 이름이겠지요. 더 익숙한 것은 김흥국 가수가 춤과 함께 흥겹게 불러 더 친숙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가사를 보니 사실은 슬픈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나비의 모습에서는 상상되지 않는 것인데 노랫말은 그렇게 되어 있더라구요.

기후변화로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다른 곤충도 그렇지만 나비도 쉽게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수돗가 근처에서 물을 마시러 왔었는지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호랑나비의 죽은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많은 하얀나비도 그렇구 네발나비도 주변에서 보기 어려운 지경입니다. 아마도 너무 더워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합니다. 코로나19로 사람 사는 세상도 외부활동의 제약이 격상되고 있는 실정에서 말입니다.

생활의 제약으로 공동체들의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좀 나아지나 해서 여름 휴가지로 예약을 받았던 마을들은 한동안 취소 소동으로 한숨을 쉬게 했고, 너무 기온이 올라가니 공동체들의 사업마저도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올해 농사도 걱정이 많습니다. 예전에도 폭염으로 콩농사가 폭삭해서 농가에 커다란 피해를 준 악몽이 되살아납니다.

그동안 겉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눈길을 끌었던 것들이 이제는 그런 방식으로는 시장경제에서 살아 남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경쟁력을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면 이제는 내실있는 주제가 있는 내용으로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생활방식과 선택의 기준이 코로나19로 바뀌고 있습니다. 더 편리해야 하는 것을 찾고 더 친환경적인 환경이나 식재료를 찾고 있습니다. 웬만한 질병은 건강하면 이겨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나만 건강해서 될 문제가 아닙니다. 가족은 물론 이웃, 마을, 시군, 더 나아가서는 국가 전체, 세계로 영향을 동시에 받는 것입니다.

이제 개인의 실천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었다고 봅니다. 물론 개인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그런 정도로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이웃이 함께 해야 하고 마을 단위, 시군단위, 국가 단위로 대응을 해야 할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곤충이 살 수 없는 환경이면 당연히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이번처럼 전혀 경험하지 못한 질병이 또 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곤충이 인간 삶의 중요한 푯대입니다. 이상기후에 나타나는 현상에 그저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당장 우리가 시스템을 만들어 조금씩 생활의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호랑나비의 힘찬 날개짓은 물론이고 주변의 다양한 곤충들이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완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농촌별곡]
다음글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14]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는 자세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