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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농촌 어때?] 탐색에 나선 박정진 씨 2021-07-13

[여기! 농촌 어때?] 탐색에 나선 박정진 씨


 

탐색에 나선 박정진 씨

뭔가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겼다

    

 

박정진(61) 씨를 만난 날, 창문 밖으로는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본격적인 장마 시작이다. 이날 정진 씨는 집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막 완주로 돌아온 참이었다.

한 달에 한 차례 정도 고양 집에 올라갔다 온다. 완주에는 혼자 있고 고양에 남편과 자녀 둘이 같이 있다.”

도시에서 50년 이상 살아온 도시 사람인 정진 씨가 완주에 내려온 지 4개월가량 됐다. 완주 체류형 귀농인의집 5기로 입소한 게 3월이니 긴 시간은 아니지만 이 기간 동안 완주를 천천히 탐색해 나가고 있다.

제 고향이 지리산 자락이다. 어릴 때 기억이 있어서인지 나이가 들면서 산에 기대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여 년 전부터 시골에서 살 생각을 하고 있었고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귀농귀촌에 대해 알아보게 됐다.”

주로 전남 쪽으로 정보를 알아봤는데 땅을 찾기가 쉽지 않았고 그러던 중 완주군 체류형 귀농인의집 모집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되면서 완주와 인연을 맺게 됐다.

시아버지 묘가 봉동에 있고 큰 형님 고향도 봉동이다. 완주군 모집 소식을 접했는데 마침 제가 아는 곳이었다. 한번 탐색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상담사로 10년 넘게 일을 해오던 정진 씨는 다니던 일을 그만두고 과감하게 완주행을 결정했다. 함께 귀농귀촌을 고민했던 남편은 아직 직장을 다니고 있어 그가 먼저 와서 탐색하기로 한 것이다.

자녀들이 원한다면 바쁜 도시의 삶이 아닌 시골에서의 삶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선택지를 통해서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부모인 우리가 이곳에서 자녀들의 비빌언덕이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완주에 와서 정진 씨는 농촌에서 사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체험을 하고 있다. 귀농인의집 프로그램은 물론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등 다양한 지역의 공동체를 찾아가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체험을 하는 것이다. 전환기술에서 나무나 돌을 가르거나 단단히 결합할 때 사용하는 쐐기를 만든 기억은 꽤나 강렬하다.

철근을 불에 달궈 두드려 도끼에 박았다. ‘쐐기를 박다라는 말이 분명히 하다라는 뜻 이상의 말이라는 걸 알게 됐다.(웃음) 내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하나 완성한 기분이었다.”

농작물 수확의 기쁨도 알게 됐다. 농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힘들여 키운 농작물을 자식 같다고말하는 심정도 헤아리게 됐다. 애호박, 상추, 가지, 고추, 옥수수, 방울토마토, 쑥갓, 케일, 바질 등 욕심내서 종류도 여러 가지를 심어봤다.





제가 수확한 농작물들을 가족, 친척, 이웃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굉장히 뿌듯했다. 확실히 흙과 가까이 사니 도시 생활에 비해 건강한 식탁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다. 육식보다는 채식을 많이 하고 샐러드도 즐겨 하다 보니 살도 조금 빠졌다.”

해지는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보고 이름 모를 새소리를 듣고 이웃과 먹거리를 나누는 소소한 기쁨이 있는 생활. 하지만 완주로의 정착, 시골에서의 미래에 대해서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래서 정진 씨는 더 많은 걸 경험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도전, 이 단어가 지금 그의 삶의 방향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정착을 위해 집을 구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이곳에서 제가 조금 더 힘이 된다면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회복하고 힘을 낼 수 있는 치유팜을 운영해보고 싶다. 이곳에 오니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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