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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8] 곳간은 땅2021-02-09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8] 곳간은 땅

신미연의 시골생활 이야기 8

땅과 밭에 펼쳐질 올해의 그림은


새하얀 눈이 소복히 쌓였다. 눈쌓인 경천의 산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한폭의 그림같다. 평소와 다르게 산이 더 뚜렷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몸과 마음도 텅 비어진다. 작년에는 2월이 다 되도록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이번겨울은 일찍이 눈이 내리고 심지어 한파까지 왔더란다.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 빙하가 녹으며 그 영향이 한반도에도 미쳐 추위가 극심해졌다던데 하나인 지구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건 분명하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온지도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코로나란 존재를 알게된 이후로 삶의 많은 것들이 변화 되었다. 이전에는 돈만 있다면 원할 때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서스름 없이 물건을 구입하고, 여행을 가고, 사람을 만나고, 음식을 먹곤했었다. 지금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행동에 제약을 받기도 하지만, 코로나가 우리에게 어떻게 오게 됐는지를 생각하면 행동 하나에도 더욱이 심사숙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수록 점점 더 지금, 여기있는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모아지기도 한다. 마스크를 쓰고 관계와 시공간에 제약을 받으며 힘들었던 경험과 발판으로 올해는 사회와 환경이 조금 더 나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가 지나가고 다시 재개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코로나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다면 우리는 어떤 변화를 가져와야할까.

어느덧 봄을 준비하는 시기인 2월이 다가왔다. 서서히 몸을 풀어 한해 농사의 계획을 세우고 밭을 살피어 씨앗 심을 준비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씨앗을 바로 심어 키우는 직파방식으로 농사를 지었다면, 올해는 모종에 조금 더 주력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동안 꼭 해보고 싶었던 참기름, 들기름, 고춧가루, 들깨가루 등 요리에 항상 등장하는 가공품에 애정을 쏟으려한다. 시골살이를 하면서 점점 농사를 잘 지어 밥상을 잘 차리는 것이 돈버는 일이라고 느낀다. 얼마전에는 오랜만에 가계부를 썼는데 대부분 장을 보거나 외식하는데 지출하는 것이 보였다. 얼마를 버느냐보다 얼마나 자급하느냐에 중점을 두어 곳간을 채워야겠다. 친구들과 모여 이야기를 하는데 곳간에서 정난다라는 말중에 곳간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인 즉슨 은 언제나 우리에게 풍부한 음식과 살아가는 자원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꼭 어머니마음 같다. 단 하루도 발이 닿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는 비빌언덕 같은 존재가 일 것이다. 벌써부터 올 한해 농사지을 생각에 가슴이 설레인다. ‘에서는 어떤 그림들이 펼쳐질까.


/2018년 완주로 귀촌한 글쓴이 신미연 씨는 작은 텃밭을 일구며 제로웨이스트, 자급자족의 삶을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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