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100호와 기록 그리고 사람] 운주면 박동순 할머니20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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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몇 개뿐이지만 여전히 영업 중
운주 수청마을 이름 없는 점빵은 지금도 이름이 없다.
유리문에 붙여놓은 담배 스티커만이 이곳이 가게임을 알려주고 있다. 50년 넘게 이곳을 운영해온 박동순(85) 할머니는 가게 안에 계셨다.
할머니는 운주면 구제리에서 태어나 금천으로 시집갔다가 스물다섯 즈음 이곳 수청리로 와 6남매를 낳고 키웠다. 진열장을 보니 5년 전에는 과자 종류라도 많았는데 지금은 감자스낵 두세 개가 보이는 전부였다.
“손님? 십년 떼기 하나씩. 허허허허.” 그래도 점빵지기를 끝낼 마음이 아직은 없다.
할머니는 얼마 전 김장을 끝냈다. 전주 사는 딸이 재료준비를 도왔고 며느리들과 둘째 아들이 와서 버무렸다. 할머니는 8년 전 뇌졸중으로 안면마비가 살짝 왔었는데 그때의 흔적이 5년 전 ‘완두콩’ 사진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장개 안간 막내만 생각하믄 마음이 불편혀. 둘이 살아야는디.” 새벽 5시 쯤 일어나 1시간가량의 기도로 일과를 시작하는 할머니가 무엇을 빌었을지 짐작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