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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食이야기] <19> 청정베리팜 아스파라거스즙2020-09-15

[로컬푸드 食이야기] &lt19> 청정베리팜 아스파라거스즙

몸을 해독하는 건강한 습관, 아스파라거스즙

 

19. 청정베리팜 아스파라거스즙

 

숙취 해소가 필요한 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콩나물 잔뜩 넣은 콩나물 해장국을 찾는다. 남유럽 태생의 아스파라거스가 들으면 억울할 일이다. 아스파라긴산은 아스파라거스 녹즙에서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콩나물의 1000배가 넘는 아스파라긴산이 들어있다는 아스파라거스는 서양 채소로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접하지 못한 음식이었다. TV에서 요리프로그램에서 서양 요리에 곁들임 채소로 종종 등장하는 고급 식재료다. 아스파라거스는 사포닌 성분도 많이 들어있어 수확한 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쓴맛이 강해진다. 수확 후 바로 먹으면 아삭하고 달달한 맛을 느낄 수 있는데, 긴 유통과정을 거치지 않는 로컬푸드의 취지에 잘 맞는 농산물이기도 하다. 다행히 완주에서는 멀리 가지 않아도 로컬푸드 매장에서 제철채소로 만날 수 있다. 8년째 아스파라거스 농사를 짓고 있는 성명기, 김은주 부부 덕분이다.

 

경천면 원용복마을에 자리한 아스파라거스 농장을 찾은 날은 아침부터 가을을 알리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오는 날은 농민의 날이라며 이제 막 여름방학을 맞은 여고생처럼 활짝 웃는 김은주씨를 만났다. 블루베리, 아로니아, 땅콩, 작두콩 등 다양하게 농사를 하고 있는 부부는 현재 약 1000평 정도 되는 제법 큰 규모의 밭에 아스파라거스 농사를 짓고 있다. 아쉽게도 지금은 아스파라거스를 볼 수는 없었는데, 내년 수확을 위해 입경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아스파라거스는 땅에서 올라온 아삭한 새순을 베어 먹는 다년생 식물이다. 새순이 돋는 초여름에 수확하고, 여름 지나 가을부터는 내년 수확을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다. 이 때 하는 입경(立莖)은 줄기를 세운다는 뜻으로, 잎을 잘라주지 않은 채 충분히 광합성을 하도록 키운다. 뿌리로 영양분을 보내 내년 수확에 더 튼튼하고 굵은 아스파라거스를 만들기 위한 작업이다. 2미터가 훌쩍 넘는 키로 무성하게 자란 아스파라거스는 가을 볕에도 열심히 광합성 중인지 여전히 여름을 닮은 예쁜 녹색을 띄고 있었다.

 


“6년 전쯤에 완주에 귀농한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작물 재배를 해보려고 7가구가 시작했어요. 익숙하지 않은 작물이어서 재배가 쉽지 않고, 풀관리가 어려워서 거의 다 포기하고 우리만 남았어요.” 아스파라거스는 일일이 사람 손으로 풀관리를 해줘야 한다. 작은 텃밭을 한번이라도 가꿔본 사람은 풀관리라는 말만 들어도 얼마나 고된 일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바로 수확을 할 수도 없고, 4년 정도 지나야 수확할 수 있는 다년생 작물이다. 처음 해보는 농사에, 생소한 작물이니 두 부부도 쉽지 않았을 터다. 하지만 비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처럼 잘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성공할 수밖에 없다. 두 부부의 재배 실력이 알려지자, 올해부터는 원광대 원예학과 연구팀과 함께 새로운 품종의 아스파라거스를 시험 재배할 계획이다. 곧 재배할 아스파라거스는 생으로 먹어도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이라는데, 내년에는 매장에서도 만나보길 기대한다.

 

경천이 고향인 성명기씨와 진안이 고향인 김은주씨는 서울에서 만났다. 이들 부부는 8년 전 서울 생활을 접고 귀향해서 농사를 처음 시작했다. 많은 작물을 농사지으면서 거의 모든 작물을 수확해서 가공까지 연결시키려고 시도했다. 작두콩차, 아로니아분말, 볶음땅콩 등을 가공해서 판매하는 성명기씨와 김은주씨는 완주 로컬푸드 가공센터의 거의 모든 기계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을만큼 가공 전문가가 다 됐다. “처음 가공 교육을 받을 때는 한 가지만 하면 박사가 되고, 여러 가지 하면 망한다고 배웠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하나만 해서는 먹고 살기 힘들어요.” 성명기씨는 농사를 알고 현실을정직한 현실주의자였다. 한가지 작물에 마이스터가 되어보겠다는 것은 농부들의 가장 이상적인 꿈이기도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한 가지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전문가가 되기 전에 그만큼의 시간을 버티려면 현실에 맞게 계획을 수정하고, 여러 시도를 해야 한다. “아스파라거스는 연한 부분인 새순 20~30cm 정도만 먹는데, 밑둥은 질겨서 생으로는 먹기 힘들어요. 영양분이 많은 밑둥이 그냥 버려지는 게 아까워서 가공을 결심했죠.” 아스파라거스를 이용해 그냥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말려서 한번 볶아서 끓인 후 즙을 추출한다. 이렇게 하면 향이 더 진하고 영양성분도 더 많이 함유된다. 여기에 감초를 넣어 쓴맛을 잡고 영양가도 더 높였다. 피로회복과 해독작용에 좋아 숙취가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서울 생활을 할 때 술을 거의 못 마시던 성명기씨는 수시로 아스파라거스즙을 먹으면서 술이 늘었다고 하니, 그 효능을 알 것도 같았다.

 


건강을 위해 챙겨 먹으려고 양파즙이나 양배추즙를 사서 처음 며칠 잘 마시다가, 하루 이틀 건너뛰고 그대로 방치한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나도 즙을 사놓고 먹다가 중도 포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30개의 즙을 매일 잘 챙길 수 있는 사람은 이미 그 성실함으로 인해 건강할 자격과 여러 조건을 충분히 갖췄는지도 모른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곤함을 느끼는 요즘, 일주일 째 매일 아스파라거스즙을 마시는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갑자기 많은 시간이 주어졌는데, 그 생활의 빈틈에 우울함 대신 건강한 습관 하나를 더 채우고 있다는 생각에 흐뭇해졌다.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내년 4월 새순이 돋은 아스파라거스를 만날 때를 상상했다. 그 때쯤에는 마스크를 벗고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 만나고, 할 수 없던 일상의 많은 일들을 다시 하면서 건강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청정베리팜의 다양한 제품들이다 영양분이 많은 아스파라거스 밑둥이 그냥 버려지는 게 아까워서 가공을 결심, 아스파라거스즙을 개발한 성명기, 김은주 씨 부부. 부부는 약 1,000평 정도 규모의 아스파라거스 농사를 짓고 있다


[청정베리팜]

아스파라거스 : 150g 3500(변동, 매년 4~6월 초 구입)

아스파라거스즙 : 100ml 1000 (54,500, 1박스(50) 45,000)

구입처 : 완주로컬푸드매장 및 용진농협

문의 :청정베리팜 김은주 대표 (010-3799-2351) 


/글·사진= 조율(조율은 2017년 말 완주로 귀촌, 고산미소시장에서 가공품을 판매하는 상점, 율소리에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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