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기 좋은 날] 씨앗받는농부 씨앗철학 강연회20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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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씨드림 변현단 대표가 고산 율곡교회에서 씨앗철학에 대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씨앗의 본질은 생존, 하지만 자생력 잃어가”
씨앗은 기후변화에 적응
식량, 종자문제도 고민해야
지난 5월 30일 오후 3시, 고산면에 위치한 율곡교회 2층에서 토종씨드림 대표 변현단 씨의 씨앗철학 강연회가 열렸다. 변 씨는 올해 펴낸 책 ‘씨앗철학(씨앗에서 삶으로)’의 저자이며 농철학자이자 농부. 씨앗받는농부가 주최한 이번 강연은 변씨와 함께 지속가능한 농부의 삶, 씨앗과 우리 삶의 관계, 앞으로 변화할 우리 사회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야기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환경적 변화를 이야기하며 “우리 사회는 방법론적 방향만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는 지구환경이 살고 싶다는 외침이자 많은 오염들로부터 강제 회복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시작일뿐 바이러스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 그는 “이 자리는 사회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 씨가 말하는 씨앗이란 우리 삶 어디에나 존재한다. 일상에서 자주 섭취하는 쌀은 곧 씨앗이고 인간도 하나의 씨앗이다. 그는 “밥 한 공기에는 무려 약 3,000개의 쌀알이 들어가 있다. 밥 한 그릇에 온 우주가 담겨있는 셈이다. 우리 삶은 씨앗과 매우 가깝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씨앗의 본질은 생존이다. 예로 덩굴식물은 햇빛을 받기 위해 덩굴을 만들어 스스로 움직이며 이를 잘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자라는 씨앗들은 비료로 인해 영양분이 풍족하고, 가뭄을 겪지 않고, 물을 축적할 수 있어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잃고 있다. 즉, 인간처럼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다. 인간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병이 난다. 식물도 마찬가지”라며 자생능력과 적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상승한 기온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여름에는 폭염이 지속되고, 여전히 북극의 빙하는 녹고 있다. 때문에 고정 되어있던 절기가 변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아열대성 기후는 단지 밤낮 온도차가 벌어질 뿐이다.
“모든 씨앗은 기후변화에 적응하게 되어있다. 즉, 생명이라는 것은 적응해가는 것, 모든 자연은 순응해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한 그는 “앞으로 자국의 식량문제를 고민함과 동시에 종자문제 또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는 완주를 비롯해 진안, 익산 등 여러 지역에서 온 농부, 주민 등 20여명이 함께했다. 강연에 참석한 신미연(경천면·33)씨는 “평상시에 가진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듣고 사회의 전반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씨앗받는농부에서 재배한 채소, 직접 담근 토종 고추장과 유정란을 판매해 호응을 얻었다.
한편, 이날 강연회를 연 영농법인 ‘씨앗받는농부’는 토종씨앗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농사를 지향하며 모종판매, 텃밭농사, 토종씨앗나눔 김장담기축제를 여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스] 변현단 대표가 알려주는 완주 특산품
예부터 완주지역은 꿀과 꿩고기, 뽕나무, 옻나무가 유명했다. 과실은 배, 감, 석류, 약초로는 천문동이 유명했다. 특히 꿩고기는 고기가 귀했던 시절, 쉽게 구할 수 있는 고기였다. 뽕나무는 완주에 많은 누에를 키우던 잠종장이 있을 만큼 풍부했고 품질도 좋았다. 현재도 유명한 봉동 생강은 예부터 전국에서 알아줄 만큼 유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