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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이 예쁜 시평마을] 배홍열-김순덕 부부2020-05-12

[돌담이 예쁜 시평마을] 배홍열-김순덕 부부


연애결혼으로 50여 년을 같은 곳을 향해 바라본 배홍열, 김순덕 부부.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또 부부로

 

50년 전 전주시내 누비며 데이트

호롱불 시절 동상서 홀로 석유 팔아

 

차로 달려 도착한 마을엔 서늘한 기운이 맴돌았다. 다른 지역보다 더디게 피어난 벚나무가 우릴 반겼다. 마을 입구에 병철이네 집간판이 걸린 집에는 배홍열(73), 김순덕(71)어르신 부부가 살고 있다. 이곳은 호롱불로 밤을 밝혔던 때, 동상면에서 유일하게 기름을 파는 집이었다. 또 큰 통에다 술을 실어와 장사하고 누에를 키워 면사 공장에다 팔고 농사도 지었다.

 

중매결혼이 흔했던 시절, 부부는 연애 결혼했다. 동네에서 어릴 때부터 함께 커온 소꿉친구가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이다. 봉동 구만리에서 이사 온 김순덕 어르신은 이 동네에 종이 공장이 있었는데 부모님과 오빠가 기술자여서 어릴 때 여기서 지냈다고 말했다. 이후 성인이 되어 부산에서 공장을 다녔고 때때로 이곳에 놀러오면서 인연을 이어 간 것.



이전엔 지금 남편이 나를 좋아하는지도 몰랐어요. 부산서 일할 때 전주에서 만나가지고 영화보고 데이트하면서 알게 됐죠.”

부부는 수줍어하면서도 옛 기억을 꺼냈다. 50년이 지난 일이지만 요즘 청춘들의 연애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내로 나가서 영화보고 밥 먹는 풍경을 그 때도 볼 수 있었다고.

여기서 화심까지 걸어가 버스타고 전주로 나갔는데 우리는 떼로 몰려 다녔어요. 한 스무 명씩 말이죠. 그땐 전주 중앙시장에 있는 시민극장이 제일 쌌는데 그 다음에 삼남극장, 코리아극장, 오스카극장도 갔고요.”

 


48년 전에 결혼하고서 지금까지 부부는 한 자리를 지켜왔다. 1년 간 전주에서 지냈던 것을 제외하고 마을을 떠난 적이 없었다.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끈끈한 이웃의 정, 그리고 부모를 향한 효를 위해서였다.

집에서 부모님을 모셨고 몸이 편찮으셨던 장모님과 처형도 5년 간 함께 살았어요. 우리 부모님도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고 살았는데 대를 이어서 효를 행한 거죠. 우리가 늙어서 효도 받으려면 본보기를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요?”



부부는 일 뿐만 아니라 등산 동호회, 봉사활동 모임 등 빠지는 데가 없다. 홍열 어르신은 ()바르게살기운동 완주군 이사, 순덕 어르신은 동상면 연합회장 6, 새마을부녀회장으로 20년 활동했다.

봉사는 한 번 하면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만나는 사람들이 다른 활동들도 추천해주면 그것도 같이 하고 말이죠. 기분도 좋고 귀도 트이는 느낌이에요.”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어르신 부부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고된 일도 즐기며 주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들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했다.

우린 이대로 좋고 만족스러워요. 지금처럼 등산 다니고 농사짓고 살고 싶죠. 이제 자식들도 다 키워놨으니 건강하기만 하면 최고의 행복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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