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품앗이 칼럼
  • 지난 완두콩

기획특집

> 이달 완두콩 > 기획특집

[나누면 행복] 공유공간 ‘끄트머리’2019-12-09

[나누면 행복] 공유공간 ‘끄트머리’


조그맣던 공간이 갈수록 커져가네

 

함께 키운 무 배추로 김장파티

운주에 새 보금자리 준비

 

11월 끝자락, 용진읍에 위치한 공유텃밭에 공유공간 끄트머리회원들이 모여들었다. 지난 4월부터 회원들이 직접 땅을 파고 거름을 나르고 심고 가꾼 농작물을 수확해 드디어 김장을 하는 날이다.





공유회원들은 모두 팔을 걷어붙였다. 배추와 무를 나르고, 생강과 마늘을 다듬고, 육수를 끓이고 갓을 자른다. 마당에서는 모닥불이 타오른다. ‘영차, 여영차하며 손을 보태니 겨울 내 먹을 먹거리가 저장되고 같이 나눌 김치도 담가진다. 신난다. 혼자가 아니라 같이 하니 힘도 나고 신바람도 절로 난다.

하루 종일 회원들이 힘을 보탠 끝에 김장이 완성됐다. 김치 맛도 보고 친목을 다지는 수육과 막걸리로 하루가 지나간다. 300포기 정도 담갔으니 회원들과 나누고 필요한 이웃에게도 전달할 생각이다.




공유공간 끄트머리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됐다. 별 것 없이 작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그 중 한 명은 우울증에 걸려 삶을 포기할 뻔 했지만 지금은 자격증도 따며 생기를 되찾았다. 우리는 기적을 보았다. 작은 말 한 마디이지만 서로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때부터 완주에 사는 40~70대 회원들이 우리를 알음알음 알고 찾아왔고 각자의 작은 손길과 움직임이 모여 지금까지 왔다.

끄트머리 공유공간은 물건도 공유하지만 노동력도 공유한다. 사진작가부터 마을이장, 사무국장 등 다양한 사람들이 시간이 빌 때 노동력을 공유한다. 오전에는 각자 할일을 하고 오후에는 이 공간으로 와 함께 일을 하기도 한다. 돈을 줄 수는 없기에 함께 생산한 고구마, 호박, 김치 등을 각자 필요한 만큼 가져간다.

회원들은 말한다.

몸을 움직이고 활동하니 밥맛도 좋고 에너지도 생겨 근심걱정도 사라진다.”

우리는 늘 생각한다. 공유를 자본의 경제개념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회원 간 신뢰가 바탕이 되어 공유자산이 생기고 자본이 축척되고 시너지가 생겨난다. 공동의 생각으로 확대되면 지역과 사회의 파급효과가 나오게 된다.

그러려면 각자가 철학이 있어야한다. 소유를 줄이고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물건이 세상을 향해 있어야한다. 유한한 삶이기에 모두가 한때이다. 잠시 내가 맡아서 보관할 뿐이며 시기가 지나면 필요한 자에게 향해야한다.



봉동읍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용진읍에 공유텃밭을 마련한 우리는 이제는 운주로 간다. 121일 첫 삽을 떴다.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에 물어 화목보일러도 설치할 생각이다.

공간 완성이 마무리가 되면 이곳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사진·그림 전시회도 할 생각이고 야외에서 불을 피우고 음악회도 할 생각이다.

단순하게 같이 살고 싶어서 시작한 이 공간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커지고 있다.


/허진숙 마을기자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
이전글
[큰 사람 난다 거인마을] 진상품 고종시의 고장
다음글
[나누면 행복] '이지반사' 후원 바자회
코멘트 작성 ※ 최대 입력 글자 수 한글 120자 (255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