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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매미2019-09-19

[이근석의 완주공동체이야기] 매미




매미


무더웠던 여름이 언제인가 싶게 더위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며칠 전 처서가 지나자 어김없는 계절의 흐름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셈입니다. 여름철의 주인공인 매미도 이제 마지막 울음을 통해 짝짓기를 도전하고 있습니다.



매미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흔하게 우리가 접하고 익숙한 울음소리를 내는 매미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도시를 중심으로 우렁차게 울어대는 말매미가 있는가 하면 깊은 산속 생태계가 잘 보전된 지역에서나 만날 수 있는 깽깽매미가 있습니다. 여행을 하거나 걷다보면 유독 들리는 매미소리가 있는데, 다양한 매미소리를 한 자리에서 듣기는 어렵습니다. 어느날 안수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오른쪽에서는 참매미의 소리만 들리고, 왼쪽 계곡에서는 애매미의 소리만 들리는 경험을 한 바 있습니다. 지역과 환경에 따른 삶의 방식에 차이가 있는 듯 싶습니다. 어린시절에 쉽게 집 근처에서 들었던 쓰름매미 소리가 나에게는 정겨운데 이 매미는 환경에 예민한 종인지 이제는 집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지경입니다.

 

여름 더위에 매미의 울음소리가 사람들에게 더위를 식혀 줄 위로가 될까? 아니면 소음으로 짜증을 내게 되는 요인이 될까? 아마 도시에서 크게 울어대는 말매미의 소리는 농촌에서 들을 때와는 달리 더 덥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 십상일 것입니다.

만약 매미의 울음소리가 더위를 식혀 줄 위로가 된다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소리로 큰 위로의 선물을 주는 셈이 될 것입니다.

공동체 안에서도 말이 많지는 않지만 모임에 참여하여 자리를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말로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 없이 웃음으로, 눈길로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우리에게는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공격하고 남의 험담을 하기는 쉽습니다.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을 본다라는 옛말이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세상에는 남을 부족한 것을 채워주기보다는 헐뜯어 나를 세워가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빈민의 어머니라 불리던 마더테레사 수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에는 빵 한 조각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도 많지만, 작은 사랑을 받지 못해서 죽어가는 사람은 더 많다

공동체에서 말로 하기보다는 눈길로, 마음으로 서로를 세워주고, 위로해 주고, 힘을 주고 앞을 향해 걷는 같이 가는 동반자라는 자세로 서로를 대해주는 사회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근석은 귀촌해서 고산 성재리 화전마을에 살고 있다. 전북의제21 사무처장을 거쳐 지금은 소셜굿즈센터장으로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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