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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귀농귀촌 캠프] 청년과 완주를 엮다2018-08-06

[완주군 귀농귀촌 캠프] 청년과 완주를 엮다

[완주군 귀농귀촌 캠프] 청년과 완주를 엮다


유난히 덥고 습한 여름의 한가운데, 금요일 저녁 퇴근길 발걸음이 묵직했다. 바로 2박 3일 숙박용 배낭 때문! 묵직한 발걸음과 반대로 내 마음은 기대감으로 두둥실 부풀어 있었다.



7월 20일 완주군 청년귀농귀촌캠프에 참가한 전국의 청년들이 2박 3일 동안 귀농귀촌게스트하우스 등에서 지역과 서로를 알아가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제 완주 살이 두 달차인 나는 완주에 귀농귀촌한 사람들과 인사도 나누고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멀리서 기웃거리며 적응 중이던 차에 청년귀농·귀촌캠프에 오게 되었다. 3주 만에 별 고민 없이 번갯불에 콩 굽듯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일자리를 찾아 완주로 왔던 터라 완주에 정착한 또는 완주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올 해로 열 번째 개최되는 청년귀농·귀촌캠프는 7월 20일부터 22일까지 고산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커뮤니티부엌 모여라 땡땡땡에서는 첫날 맛있는 저녁 식사와 음식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고, 완주군 귀농·귀촌캠프게스트하우스에서는 2박 3일간의 숙박 및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새로 오픈한 귀농·귀촌캠프 게스트하우스의 첫 게스트로 쾌적하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사람들을 들뜨게 했다.


캠프에 참여한 나를 포함한 13명의 청년들은 서울, 수원, 대전, 진안, 김해, 양산 등 각자 살고 있는 지역이 달랐고, 직업도 예술가, 강사, 마을활동가, 학생, 회사원 등으로 다양했다. 각자가 지닌 배경이 다른 만큼 삶의 역사도 경험도 달랐지만 지금보다 가치 있는, 내가 나다울 수 있는 삶을 원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캠프에서 마련한 ‘캠프현장체험’, ‘소셜다이닝 in 사람책’, ‘음식 만들기 체험’, ‘완주군 귀촌 청년들과의 네트워크 파티’ 등의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면서 각자 귀농·귀촌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정리하고 안고 있던 고민거리를 나눌 수 있었다.


“변덕이 많은 내가 잘 적응해서 정주할 수 있을까?”
“농사 경험이 없는 내가 농사를 잘 지을 수 있을까?”
“경제적·문화적으로 완전한 자립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가능할까?”
“귀촌을 하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귀농·귀촌하고 싶은데 집을 어떻게 구해야할까?”
“시골에서 어떻게 먹고살 수 있을까?”
“하고 싶은 일이 뚜렷이 없는 내가 귀촌해도 될까?”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시간은 ‘소셜다이닝 in 사람책’ 프로그램이었다. 완주에 먼저 정착한 사람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귀농·귀촌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귀농·귀촌에 대해 탐색 단계에 있는 참여자들은 선배들의 귀농·귀촌 경험담을 듣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기도 하며 생생한 완주 살이 정보를 공유하고, 귀농·귀촌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 가늠해볼 수 있었다.


완주에 오기 전에는 ‘시골’에 대한 느림, 자연, 정적인, 낙후된…과 같은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완주에 살아보니 자연과 가깝고 삶의 속도는 도시보다 느리지만, 매우 역동적이고 다양한 기회가 제공되는 살아있는 곳인 것 같다.





캠프를 경험하고 나니, 완주의 역동성과 다양성은 완주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완주에는 열린 공동체와, 좋은 멘토,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새로 정착하려는 사람들의 삶의 고민을 더불어 나누며 함께 역동을 만들어가는 곳, 완주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청년 각자가 상상한 시골 살이를 한 번쯤 시도해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인생의 전환기에 완주로 오게 되어 무척 다행스럽다. 완주에서 청년이라 대우받아서 좋고, 완주에서 만난 사람들이 좋다. 사람들이 좋은 만큼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생기는 듯하다. 이제 두 달 밖에 안됐지만 가능하면 완주에 오래 살면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긴다.


여러 색의 물감이 섞이면 전혀 다른 색이 되는 것처럼, 계속 새로운 사람들이 만나고 엮이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는 완주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완주와 청년을 정성껏 엮어주는 청년귀농・귀촌캠프가 앞으로도 쭉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글쓴이=달(경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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