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소이푸드를 찾아서] 1 우리콩 농부 백장수 어르신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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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소이푸드를 찾아서] 1 우리콩 농부 백장수 어르신

“약 쓰면 안돼, 로컬푸드에 못 내거든."

농부인생 50년에 진양콩 첫 도전
어르신 콩으로 ‘진짜두유’ 만들어

7월 23일 오전 8시께 구이면 백여리 정자마을. 빨간 모자를 쓴 한 농부가 부지런히 밭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연일 이어지다보니 백장수(78)씨는 더위를 피해 새벽 5시부터 나와 콩밭을 살핀다. 밭에는 잡초하나 없어 보였다. 작은 풀이라도 보이는 족족 바로 허리를 숙여 뽑아대니 제아무리 잡초라도 버틸 재간이 없어보였다.

“농사를 수십 년 지었는데 요즘처럼 더운 날이 없었던 거 같아. 아침 9시 넘어가면 일 못해. 잘못하면 쓰러져. 요새 사람들 많이 죽잖아. 죽은 사람들 보면 농촌사람들 많아.”

어르신은 완주로컬푸드가 생긴 초창기부터 고구마와 서리태를 납품해왔는데 올해 초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유전자 조작 없는 순수한 우리콩인 진양콩 재배에 나선 것이다.

진양콩은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지난 2016년부터 지역 소농 60여 농가를 중심으로 계약재배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종자와 교육을 받은 지역의 소농들이 정성껏 기른 건강한 우리콩을 로컬푸드에 납품하면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이 이를 이용해 ‘진짜두유’를 생산하는 것이다.

농부 경력 50여년인 어르신에게 진양콩은 어찌 보면 다시 초보농부 때의 마음가짐으로 되돌아가는 계기가 됐다.

“진양콩은 처음이야. 이건 비린내가 안 나는 콩이래. 다른 이웃이 한다길래 같이 해보자고 했지. 콩씨를 받고 관련 농사 교육을 받았어. 수업을 듣고 나름대로 노력을 해보니 지금까진 괜찮아. 힘들지 않냐고? 농사는 힘이 안 들면 안돼.”

처음 해보는 진양콩 수확에 기대도 될 것이고, 걱정도 될 터. “나도 처음이라 잘 되는지, 안 되는지는 지켜봐야할 거 같아. 잘 안 돼도 계속 해봐야지. 나름의 연구를 해보려고.”

줄 맞춰 깔끔하게 정리된 어르신의 밭에 그의 옷을 입은 허수아비와 시끄러운 깡통, 파란 망이 눈에 들어왔다. 산에서 내려오는 노루와 멧돼지를 막기 위한 나름의 방어 장치이다.

“작물은 간격을 똑같이 띄어줘야 바람이 통해. 노루하고 돼지 땜에 망도 설치하고 깡통도 해놨어. 얼마 전에 비가 짧은 시간 내 많이 내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밭이 망가졌지. 도랑이 생겨서 심어놓은 콩도 쓸려가고.”

잡초를 뽑는 어르신의 손길. 약대신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고 있다.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라고 말하는 어르신의 무기는 손이다. 길을 걷다가도 대화를 나누다가도 허리를 숙여 손으로 풀을 뽑는다.

“풀 죽이는 약을 쓰면 몸은 편하지만 그러면 로컬푸드에는 상품을 못 내. 절대 안 되지. 내가 직접 먹는다는 생각으로 철저히 관리해야 해. 비가 좀 내려야하는데. 비 안 오면 농작물들 큰  일나. 콩도 물 많이 먹고 쑥쑥 자라야 되는데 큰일이네.”

뜨거운 햇볕 아래 어르신의 얼굴에서 땀이 쉬지 않고 흘렀다. 그런데도 기분 좋게 대화를 이어가셨다.

“바쁘지만 서로 도와가면서 살아야 잘 되잖아. 자기 입장만 생각해서는 결코 안 돼. 대화하면서 이웃끼리 알아가는 것이 중요해. 그게 농사고 인생이지.”

드넓은 콩밭에서 백장수 어르신이 작물을 돌보고 있다.

진양콩, 개척 1호콩은?

2011년 10월 경상대 농학과 정종일 교수가 9년간의 노력 끝에 유전자 조작 없는 순수 교잡육종법으로 국산 콩인 진양콩과 개척1호콩을 개발했다. 콩 비린내가 나지 않고 날콩 그대로 먹어도 맛이 좋다.

소이푸드 사업단은?

완주군의 소이푸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콩을 원료로 한 제품 생산 및 농가 소득 증대를 목표로 한다. 2016년 2월 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대표 안대성) 소이푸드 사업단이 콩종합가공센터(전두유 생산공장)와 소이푸드레스토랑 위탁운영기관으로 선정됐고, 같은 해 6월부터 전두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완주로컬푸드직매장 2층에는 소이푸드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어 콩 요리를 중심으로 한 음식점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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