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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밥 잘 짓는 멋진 남자"2018-08-06



"이제 밥 잘 짓는 멋진 남자"

이서 ‘밥멋남’ 요리교실


30대부터 70대까지 독거남성 15명
계란찜-오이냉국  20개 요리실습



“기름을 두르지 않은 프라이팬에 식빵을 노릇하게 구우면 빵이 더 고소하겠죠?”


지난 7월 10일 오후 완주전주혁신도시 삼락로컬마켓 내 공동체 부엌. 흰 조리 모자를 쓰고 검은 앞치마를 두른 남성들이 이날의 요리 강사인 (사)세상을바꾸는밥상 오경숙 대표의 말과 손에 집중하고 있다. 식빵에 잼을 바르고 감자샐러드를 올리는 어찌 보면 쉬운 조리법 같지만 이들은 조심스레, 천천히 따라한다. 그렇게 완성된 샌드위치는 작은 통에 담겨 집에서 먹을 간식이 됐다. 요리를 했다고 끝이 아니다. 요리를 끝낸 사람들이 하나둘 그릇을 설거지한다.





요리부터 마무리까지 뚝딱 해내는 이들은 지난 8주간 진행한 ‘밥 잘 짓는 멋진 남자(이하 밥멋남)’ 요리교실의 회원들이다. 30대부터 70대까지 모두 15명의 이서 사는 남성들이 주인공. 이서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독거 남성의 자립 강화를 위해 마련한 교실로 5월 15일 시작해 이날 종강식을 갖고 마무리 됐다.


수업을 듣는 대다수 학생은 이서면에서 혼자 거주하는 남성들이다. 스스로 밥을 챙겨먹어야 하다 보니 그동안은 만들어진 밑반찬을 지원받는 일이 흔했지만 이번 수업은 스스로 요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요리하는 재미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준비됐다.


우상철(73) 씨는 “혼자 생활하다 보니 요리를 해야 하는데 그동안 내가 만든 요리는 맛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레시피를 보고 할 수 있다”며 “8주라는 시간이 짧은 것 같다. 담에 또 기회가 된다면 요리를 더 배우고 싶다. 요리가 참 재미있다”고 웃었다.


이들은 8주 동안 어떤 요리를 배웠을까? 계란찜, 대왕 계란말이, 아욱 수제비, 연잎 영양밥, 오이냉국 등 모두 20개 요리를 직접 실습하며 배울 수 있었다. 오경숙 대표가 레시피를 선정하는데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조리법, 높은 영양가, 그리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 등 이었다.


오 대표는 “냉장고를 열면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들로 할 수 있으면서 간단하고 영양가 높은 요리들을 알려주고자 집중했다. 연잎밥이나 오이냉채 등이 반응이 좋았다”며 “처음에는 요리를 하는 본인의 모습에 어색해했지만 점점 익숙해지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업 하는 날을 미리부터 기다리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고 웃었다.


요리도 요리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이웃을 만나고 함께 할 수 있어 더 의미가 깊었던 시간이기도 하다. 정성훈(68) 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사람들과 만나는 기회였다. 더 많은 대화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거 같아 조금 아쉽다”며 “예전에는 반찬을 가게에서 사서 대충 냉장고에 넣어놓고 하다 보니 식중독에 걸리는 일도 있었다. 이제는 배운 레시피대로 만들어 먹으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서면은 ‘밥멋남’ 요리교실을 마무리하고 다양한 요리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 중에 있다.


이서면사무소 하명희 주무관은 “혼자 사는 남성들이 로컬푸드를 활용해 직접 요리를 하는 데 의의가 있었던 것 같다. 이번 프로그램 참여로 이웃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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