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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강 2박3일 도보순례를 다녀와서] 흘러야 강이 산다2018-07-02

[만경강 2박3일 도보순례를 다녀와서] 흘러야 강이 산다

[만경강 2박3일 도보순례를 다녀와서] 흘러야 강이 산다


만경 8경에 감탄하다 버려진 쓰레기에 눈살

새만금에 막힌 만경강물 갈수록 나빠져



지난해 완주군에서 진행하는 만경강 생태아카데미수업을 받으면서 만경강 발원지부터 종착지까지 걸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엄두가 나지 않아 생각만 있을 뿐 실행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만경강사랑지킴이가 밤샘부터 망해사까지 도보여행을 한다고 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23일 일정에 65km를 걸어야 한다는 말에 많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언제 이런 기회가 또 오겠나 싶어서 용기를 냈다.





첫날, 우리는 완주군 동상면 밤티마을에 있는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을 향해 길을 떠났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밤샘 1.5km’라는 이정표가 있었다. 밤샘은 생각보다 초라했다. 더욱이 갈수기라 물이 흐르는지 마는지 질펀한 진흙탕이라 멧돼지가 나올 것 같은 그런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시작된 만경강이 전북의 젖줄이 되어 완주군을 적시고 익산과 김제를 먹이고 서해로 흐르는 생명을 품은 강이 된다는 게 참 신기했다.





밤샘을 다녀온 답사팀은 대아저수지로 이동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를 통해 만경강 수계에 대한 설명과 짧은 동영상을 볼 수 있었다. 가물어서 대아저수지의 옛날 댐이 드러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새로운 댐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한국의 나이아가라라는 별칭이 있었는데 지금은 수몰되어 수위가 낮아질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대아저수지의 웅장한 모습을 뒤로하고 신당교부터 걷기 시작했다. 신당교부터 오성교까지는 6월 초만 해도 금계국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꽃길이었는데 벌써 꽃은 지고 씨앗들이 주렁주렁 맺혀있다. 멀리 만죽 선생 유허비도 보이고 세심정도 보인다. 이곳은 세심청류로 만경8경 중 제8경이다. 물이 맑아 세속에 물든 때를 깨끗하게 씻을 수 있었나 보다. 강 상류답게 물이 맑아 여름엔 많은 사람들의 물 놀이터가 되는 곳이다. 수영장이 없던 시절 이곳에서 수영 연습해서 전국 수영대회도 나갔다고 한다.


열심히 걸어서 어우리보에 도착했다. 어우리보는 경천저수지에서 내려온 물과 대아저수지에서 내려온 물을 받아 대간선수로를 이용해 익산에 물을 공급하는 곳이다. 대간선 수로의 시작점이다. 대간선 수로는 자연하천을 정비하고 일부구간은 수로를 만들어 만경강 물을 익산과 군산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 수로 덕분에 만경강은 용수의 공급 보다는 배수로의 역할을 하게 됐다.


어우리보 정자에서 잠깐 쉰 답사팀은 상장기 공원에 도착했다. 상장기 공원 앞을 흐르는 강은 소의 멍에 모양이라 홍수가 나면 상습적으로 뚝이 무너지던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당산제를 지내는 제단과 제방관련 선정비, 제방을 단단하게 하는 오래된 제방수들을 볼 수 있다. 이곳은 봉동인락만경8경 중 제7경이다.


꽃길을 걸어 신천습지에 다다랐다. ‘신천옥결은 만경8경 중 6경이다. 신천습지는 고산천과 소양천이 만나는 곳으로 심천취수문과 심천배수문이 있었다. 취수문에 심천이라 쓰여있는 것이 아마도 예전엔 이곳을 심천이라 불렀나보다. 심천이 발음의 편리 때문에 신천으로 변이 된 것 같다.


신천옥결은 옥같이 깨끗하다는 의미이다. 신천습지는 만경강의 허파역할을 하는 곳으로 이곳의 수질이 지켜져야 만경강의 수질도 지킬 수 있다. 그래서 만경강사랑지킴이는 이곳을 지키기 위해 매달 환경정화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시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깨끗한 만경강, 아름다운 만경강이 우리 아이들에게 소중한 자산으로 남겨지길 바래본다.





만경강은 한내다리 아래서 전주천과 만나 마침내 큰 강이 된다. 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한내라고 부릅니다. 한내가 삼례가 되었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이다. 한내다리를 지나면 비비정을 만나게 된다. ‘비비낙안은 만경8경 중 5경이다. 비비정에서 바라보는 만경강의 풍경이 아름답다는 뜻이다. 과거 이곳은 새하얀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모래사장이었다. 바닷가에 갈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그 많던 모래가 70년 대 경제개발 붐으로 모두 팔려 나가고 이제는 모래를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만경강은 이제 새만금으로 막혀 담수호가 되어 버렸고 흐르지 못하는 강의 수질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강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상류에 있는 우리들이 조금 더 깨끗하게 강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이다. 만경강을 걸으며 버려진 쓰레기들을 보았다. 쓰레기와 함께 양심이 버려져 있었다. 만경강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좀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이유이다.


 


/손안나 마을기자(만경강사랑지킴이)

/사진 이호연 만경강사랑지킴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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