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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또다른 이름, 가족] 동상 안부녀씨의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이야기2016-05-02

[사랑의 또다른 이름, 가족] 동상 안부녀씨의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 이야기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도 똑같은 가족"

동상 안부녀 씨의 가족 이야기

 

임대기(77)-안부녀(72) 부부에겐 자식이 많다. 배 아파 낳은 삼남매가 있고, 가슴으로 낳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자식들이 있다.

 

서울에 살던 부부가 동상면에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벧엘수련관을 마련하고 자리를 잡은 건 25년여 전. 부녀씨 아버지의 동기 목사님이 하시던 곳이었다. 당시 부녀씨는 청소년 위탁캠프, 문화캠프 등을 열며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그때 이곳에는 흔히 말하는 문제아들이 왔다. 붕괴된 가족의 자녀들이었고, 불안한 심리를 가진 아이들이 많았다.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은 채 부부는 아이들을 품었다. 초기에 같이 살던 아이들 수만 해도 30명이 훌쩍 넘는다. 아이들과 함께 먹고 자며, 그들이 직접 몸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을 하는 것, 그것이 부부의 방침이었다.

부녀씨는 초기에는 돈이 나올 때가 없으니 고생도 많이 했다. 농사 지어 아이들 먹이고. 그때는 쌀 한가마니를 사흘 만에 다 먹었다라며 마음은 돌같이 힘들었지만 우린 힘들어도 웃었다고 말했다.

 

딸 진희(45)씨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그는 살림을 맡아하는 저희 남편은 월요일만 되면 간이 졸아들었다고 한다. 아이들 차비에 용돈을 챙겨 줄 생각하면 답답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부녀씨가 아들이라 소개하는 박태형(35)씨도 그에겐 깨물면 아픈 자식이다. 법적인 아들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함께 생활해온 아들보다 아들 같은, 진짜 아들이다.

태형씨는 어릴 때 집이 식당을 했는데 파산을 했다. 오갈 데가 없어 이곳에 오게 됐다. 그때는 제 또래 친구들이 많았다. 다들 커서 저처럼 대학도 가고 사회로 나갔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에 부부와 함께 생활을 하게 된 태형씨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원장님이라 불렀던 부녀씨에게 어머니라고 부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그는 제가 먼저 어머니라 불러도 되느냐고 여쭤봤다. 자신이 직접 낳은 자식이 맞든 아니든 모든 자식들을 똑같이 대하시는 모습에 마음을 열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부녀씨는 당시를 떠올렸다. 그때 그는 태형씨에게 이런 말을 했다. 그는 부모자식 사이는 천륜이다, 라는 말을 했었다. 엄마가 되기 위해선 큰 각오가 필요하다. 아들의 마음을 품을 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곳을, 부부를 스쳐지나간 아이들의 수는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사회에서 외면 받고, 가족으로부터 상처 받았던 어린 아이들은 이제는 사회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다. 그 중에는 아직도 어머니라 부르며 연락을 하고 곁에 있는 자식들도 있지만, 연락이 끊긴 자식들도 있다.

부녀씨는 어제 일은 어제 일이고, 오늘은 오늘이다. 저에게는 지금 제 눈앞에 있는 아이들이 제 삶의 포인트라며 제가 많은 아이들에게 엄마라고 불리기에 많이 부족하다. 고마운 것은 아이들 스스로가 삶의 방향에 대해 본인이 깨닫고 사회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유학센터 곳곳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많다. 임대기씨가 손수 하나하나 심고 가꾼 꽃과 나무들이다.

 

부녀씨의 딸 진희씨에게도 배 아파 낳은 딸 외 가슴으로 낳은 아들 한명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이곳에 온 아이다. 처음에는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아이였다. 그는 부모가 없다보니 사춘기 때 방황도 많이 하고, 아이가 불안했다. 하지만 제 어머니 영향으로 힘들어도 이겨내 보자는 마음으로 함께 하기로 했다. 아들이 지금 고3 이다. 성인이 되면 법적으로 저희 아들이 되는 것에 대해 선택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사단법인 열린마을청소년문화연구회로 농촌유학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도시의 아이들이 직접 농사도 체험해 보고, 자서전 쓰기도 해보며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방식이다.

 

진희씨는 현실을 보면 점점 이기적인 가족 형태가 되어가고 있다. 결손가정 아이들도 많다. 너무 라는 정의로 가족이란 개념을 구속하지 말고, 우리가 가슴으로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되어주면 된다. 가족의 개념은 굉장히 넓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이해해주고 서로의 가족이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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