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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또다른 이름, 가족] 베트남서 시집온 문지현씨2016-05-02

[사랑의 또다른 이름, 가족] 베트남서 시집온 문지현씨

 

서두마을 베트남댁 도티흐엉씨의 한국이름은 문지현이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요즘은 이 이름이 훨씬 자연스럽고 마을 어르신들 역시 지현이라고 부르거나 어미라고 부른다. 그녀는 이곳에서 시어머니를 모시며 남편, 초등학생 아들 둘과 함께 분주한 일상을 살고 있다.

 

여기가 생강마을이잖아요. 생강 심느라 정신이 없어요. 남편은 새벽 5시면 밭에 나갈 정도예요. 저도 아이들 챙기고 바로 밭에 나가서 일을 돕고 있어요. 생강 철이 끝나면 모내기 준비해야죠.”

 

2006년 딱 10년 전에 시집온 지현씨에게 이국의 낯선 환경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마는 그때마다 남편이 큰 힘이 되어주고 시어머니가 따뜻하게 감싸주어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처음 집 오는 길에 눈물이 났어요. 시골이라서 적응하기도 힘들었고요. 오랫동안 차를 타고 오기에 데리고 와서 어디 팔아넘기는 줄 알았어요.”

 

그녀는 문화차이가 크고 아직도 시어머니의 시골 사투리는 알아듣기 힘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좋다고 했다.

시집올 때 엄마가 눈물 많이 흘리며 걱정했는데 내가 원래 마음이 강한 편이어서 마음 굳게 먹고 왔어요.”

 

그래서일까. 마을에서 지현씨는 똑순이로 불린다. 마을일도 앞장서고 월남 쌈이나 생선찌개 등 웬만한 요리도 잘해 경로회관에서 어리신들 밥도 챙겨드리며 30여 가구 마을사람들과 한 식구처럼 잘 어울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두마을 박미선 사무장은 마을 어르신 저녁식사까지도 책임지는데 어르신들이 다른 어머니들이 한 반찬은 입에 맞지 않는다고 타박이신데 지현씨가 만든 반찬은 입맛에 딱딱 맞는다고 좋아 하신다고 말했다.

 

시어머니와 지현씨, 두 아들이 함께 텃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한글교실에 나가며 주경야독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시어머니는 그런 며느리를 보며 먼데서 시집와서 힘들 텐데 직장생활이나 힘든 농사일을 척척 해내는 게 대견스럽다우리 집 복덩이라고 자랑했다. 남편 김주완씨도 항상 고마운 사람이라며 많이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현씨는 처음에는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아이 낳고 살다보니 점점 행복해지는 것 같다지금은 어머니 건강해지고 우리말 잘 하는 게 가장 바라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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