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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동 사람들] 어르신 어렸을 때 몰래 술 먹던 아지트2015-10-06

[만수동 사람들] 어르신 어렸을 때 몰래 술 먹던 아지트

▲ 성재 정상에 남아있는 성터. 

 

 

어르신 어렸을 때 몰래 술 먹던 아지트

'성재'산 정상에 남아있는 무너진 성터

 

 

마을 사람들도 이름을 모른다. 언제부터 저 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만수동을 둘러싼 산, ‘성재라 불리는 그 산 정상에는 무너진 성터가 있다.

 

우거진 상수리 나무를 헤치고 제법 험한 산길을 올라 정상에 오르니 높이 2m가량, 너비 10m 가량의 돌로 쌓아올린 성터가 무너진 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성터 앞쪽으로는 가까이는 고산, 용진이 보이고, 멀리까지는 전주가 손에 잡힐 듯 하다. 뒤쪽으로는 기운 좋은 대둔산과 논산의 들녘까지 보인다. 굽이굽이 저 멀리 산들의 등선까지 보인다. 앞뒤로 모든 지역과 지형이 보이는 것으로 짐작컨대 이 곳은 과거 중요한 요새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 성터 앞쪽으로는 고산, 용진, 전주가 보이고 뒤쪽으로는 대둔산과 논산의 들녘까지 보인다. 

 

 

과거에는 산에서 나무를 해서 많은 이들이 땔감으로 썼다. 그래서 산이 민둥산이었고 오르기가 쉬웠다. 지금은 사람의 발길이 끊기면서 나무들이 틈 없이 자랐고, 이제는 사람이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다. 그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올라 놀던 곳이었다.

 

최병남(77) 할아버지는 17~18살 적 마을에 사는 또래 친구들 십 여 명이 술통 하나 들고 올라가 성터에 앉아서 놀고 그랬어. 그땐 벌목해서 나무도 없었고 젊었으니까 정상까지 올라가는데 20분 정도 밖에 안 걸렸던 거 같아라고 회상했다.

 

성터 안에는 지금이야 막 자란 나무와 풀로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예전에는 집을 지은 터가 남아있었다고 한다. 아마 과거 전쟁 때 군인들이 이 성터를 바람막이삼아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 과거에는 벌목으로 사람이 오가기 쉬웠지만 지금은 발길이 끊기면서 나무가 틈없이 자랐다.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성터에 얽힌 전설

 

한 마을에 홀어머니와 남매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들은 말을 타고 서울로 떠나고, 딸은 산 정상에 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 둘은 누가 더 빨리 도착하고 성을 쌓는지 경쟁을 하는데 , 진 사람은 죽어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치마폭으로 돌을 나르며 착실히 성을 쌓아온 딸은 성 완성 마지막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따라 자꾸만 어머니가 밥 먹으러 내려오라고 하는 것이었다.

딸은 어머니 성화에 밥을 먹었고, 그 와중에 서울에 갔던 아들이 돌아왔다. 아들을 살리려 딸이 성을 완성하는 것을 늦추려 했던 모진 모정을 느끼며 딸은 죽음을 맞이했다.

이것이 이 성터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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