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동 사람들] 만수동 사람들이 가을에 선풍기를 장만하는 이유 2015-10-06
- 첨부파일
- IMG_9642.jpg
▲ 지난해 감을 자연건조시켰던 김완태 어르신 덕장에도 선풍기가 놓였다.
만수동 사람들이 가을에 선풍기를 장만하는 이유
해가 짧아지고, 바람 끝이 차갑다. 논의 곡식은 노랗게 여물었고,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푸르다.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여며야 할 시기인 요즘, 만수동에는 오히려 집집마다 선풍기를 장만하고 있다. 바로 감을 말릴 감 덕장에 놓을 선풍기이다.
일반적으로 농촌의 농번기는 파종을 하는 5~6월인데, 만수동의 농번기는 그보다 한 계절이 늦다. 이유는 감나무 때문이다. 마을이 가장 바쁠 시기는 10~12월 초 즈음. 10월 중순께 감나무 수확에 들어가고, 11월 중순께까지 깎은 감을 매달아 말리는 작업을 한다. 45일 가량 말린 감은 이제 포장 작업에 들어간다. 이즈음이 되면 조용했던 마을은 활기를 띄고 소란스러워진다. 가족에 지인에 일꾼까지, 동원될 수 있는 모든 손은 이 마을로 모여든다.
강춘자(72.여) 어르신은 “다른 마을은 5월께가 바쁘지만, 우리 동네는 감철이 농번기라 그때가 되면 무지하게 바쁘다. 굴착기를 타고 올라가 감을 따고 그것을 씻고 다듬고 박스에 담고... 그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과 고생은 말로는 설명 못한다”고 말했다.
올해는 감 색깔이 다른 때보다 빨리 나왔다. 여름에 가물어서 감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탓. 다른 때보다 10일 가량 일정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좋은 곶감이 탄생되기 까지는 세심한 환경이 필요한데, 그 중 바람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라다.
한지석 이장은 “곶감은 민감해서 일기가 안 좋아 바람이 정체하면 탕이 생기게 된다. 최대한 좋은 질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최근 우리 마을 주민들은 감 덕장에 선풍기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